ⓒ스포츠니어스

[스포츠니어스 | 광양=김현회 기자] 서울이랜드 원기종이 K리그 데뷔골을 기록하며 팀을 위기에서 구해냈다.

28일 광종전용구장에서 벌어진 하나원큐 K리그2 2019 전남드래곤즈와 서울이랜드의 경기에서 원기종은 전반 30분 귀중한 결승골을 기록하며 팀의 9연패를 끊었다. 서울이랜드는 이날 경기에서 패할 경우 1994년 전북버팔로가 기록한 프로축구 최다 연패(10연패)와 타이 기록을 쓸 뻔했다.

경기 후 만난 원기종은 “나에게는 최고의 날이다. 데뷔골을 기록하며 팀의 9연패를 끊는 결승골을 넣었다. 1승이 이렇게 어렵다는 걸 뼈저리게 느꼈다”고 환하게 웃었다. 지난 해 서울이랜드에 입단한 원기종은 두 시즌, 정확히 18경기 만에 데뷔골을 기록하게 됐다. 공격수로 지난 시즌 6경기에 출장한 그는 올 시즌 전남전 이전까지 11경기에 출장해 단 한 골은 물론이고 도움도 기록하지 못한 상황이었다.

원기종은 대학 무대에서도 골잡이로 통했다. 건국대 재학 시절 덴소컵(한일 대학축구정기전) 한국대학선발 대표팀에 발탁돼 결승골도 넣었고 U리그에서는 7경기에서 6골을 넣으며 팀의 해결사 역할을 했다. 지난 4월 광주 호남대학교경기장에서 열린 호남대와의 2019 KEB하나은행 FA컵 32강에서도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투입 돼 페널티킥을 성공시키며 팀의 1-0 승리를 이끈 바 있다. 허지만 유독 정규리그에서는 공격 포인트와 거리가 멀었다.

원기종에게는 잊을 수 없는 경기가 됐다. 그는 “경기 전 (김)민균이 형이 그라운드에 들어갈 때 ‘오늘 네가 한 건 할 것 같다’고 했는데 그게 현실이 됐다”면서 “늘 간절하게 경기를 준비하지만 오늘 경기는 더더욱 그랬다. 정말 상상을 초월하는 훈련량을 소화했다. 심리 치료도 해보고 할 수 있는 건 다 해봤다”고 9연패 동안의 힘들었던 기억을 더듬었다. 이 말을 하는 운기종의 눈가는 촉촉해졌다.

그는 전반 30분 상대 골키퍼 박준혁에게서 흐른 공을 차 넣으며 골망을 갈랐다. 원기종은 “골키퍼를 맞고 흐르는 걸 봤다. 그래서 그냥 강하게 때려넣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지금까지 공격 포인트가 없어 마음고생이 심했는데 오늘 내가 원한 모든 게 이뤄졌다. 너무나도 감사한 날이다. 내 포지션상 외국인 선수들과 경쟁하는데 앞으로도 좋은 경쟁을 이뤄나가고 싶다”고 덧붙였다.

원기종은 후반 26분 알렉스와 교체됐다. 하지만 그라운드를 떠난 그는 벤치에서 경기 종료 때까지 동료들을 열심히 응원했다. 원기종은 “벤치에서 형들의 모습을 보는데 눈물이 날 뻔했다. 정말 간절하게 뛰더라.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뛰어준 형들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서울이랜드 선수들은 경기 종료 후 다같이 그라운드에 쓰러질 정도로 모든 힘을 이 경기에 쏟았다.

원기종은 “이런 날씨에 경기하는 건 정말 힘들다. 숨이 목까지 차오르는데 그 순간 멈추고 싶지만 치고 나가야 공을 따낼 수 있다. 그 상황에서 수비도 가담해야 한다”고 한 여름 치르는 경기에 대한 소감을 전했다. 그러면서 “이제 우리가 잠실로 돌아가 홈에서 다섯 경기를 치른다. 이제 연패를 끊었으니 홈에서 5연승을 하고 싶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footballavenue@sports-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