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조청명 대표이사 “전남 감성? 그라운드 안에 녹여내겠다”


[스포츠니어스|조성룡 기자] 사실 단순한 호기심에서 시작됐다.

올 시즌 K리그2로 강등 당한 전남드래곤즈는 과거 많은 축구팬들의 ‘놀림감’이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전남 감성’이었다. 어설픈 사진 합성 실력과 예상치 못한 SNS 경기 결과 사진 등 일명 촌스러움의 대명사가 바로 전남이었다. 이를 본 축구팬들이 붙인 별명이 바로 ‘전남 감성’이었다. <스포츠니어스>도 과거 ‘전남 감성’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다. “이래서는 안된다”라고 주장했다.

K리그1에서 ‘전남 감성’을 한껏 표출했던 전남은 K리그2로 오자 꽤 많은 것이 바뀌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전남 감성’이다. 더 이상 전남의 SNS와 공식 자료에서는 ‘전남 감성’을 찾아볼 수 없다. 세련된 디자인과 유니폼 등으로 전남이 예전과 같지 않다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어떻게 이렇게 변했을까? 이럴 때는 최고 책임자를 찾아가서 물어보는 것이 가장 속 편하다. 그래서 <스포츠니어스>는 전남의 조청명 대표이사를 찾아갔다. 산전수전 다 겪은 한 기업의 CEO에게 ‘전남 감성’을 물어봐야 한다는 무거운 책임감 또한 함께 갖고.

반갑다. 어떻게 지내고 있는가?
아주 재미있게 지내고 있다. 나름대로 열심히 재미있고 보람찬 생활을 하고 있다. 활기차게 살고 있다.

원래부터 그런 마인드였는가.
그렇다. 그런데 일반 기업에서 경영을 하다 축구단에 오니 더 좋은 점이 있다. 주로 젊은 사람들과 많이 어울린다는 것이 제일 좋다. 얼마 전에 우리 코칭 스태프들과 백운산 등반도 한 번 했고 계속해서 선수들을 삼삼오오 집으로 부른다. 선수들이 오면 내가 직접 저녁을 준비해서 같이 먹는다. 물론 내가 음식을 잘 못한다. 그래서 밖에서 사다가 포장해온다. 하하. 그나마 밥은 내가 한다.

이렇게 저녁 차려서 같이 먹는 것이 참 재밌더라. 선수들 처럼 젊은 사람들과 밥 먹으면서 이야기하고 또 선수들의 이야기를 듣고 하는 것이 재미있다.

부장님 집 가는 것도 다리가 떨리는데 사장님 집이라니…
물론 선수들은 부담스러울 수 있다. 하하. 하지만 내가 선수들을 부를 때 원칙이 있다. 얼마 전에 김영욱, 이슬찬 등 다섯 명을 초대하면서 사전에 문자를 보냈다. ‘첫째, 아무것도 사들고 올 생각 하지 마라. 원칙은 빈손이다. 굳이 미안하면 너희 마실 음료와 과일만 사와라. 둘째, 집에 와서는 절대로 집안일 거들 생각 하지 마라. 내가 다 한다.’ 요즘 선수들은 우리 집에 오면 재밌어 한다. 하다보니 그렇게 어렵고 그런 분위기는 아니다.

같이 식사하면서 축구 얘기는 최대한 하지 않으려고 한다. 대표이사 집에서 또 일 얘기 하면 좀 그렇지 않는가. 그리고 선수들이 내 자식 뻘이다. 내가 딸이 둘 있다. 딸들을 키우면서 내 나름대로는 격의 없이 지내려고 노력하는 아빠였다. 그렇게 선수들을 대하고 있다. 친구 같이 편안하게 느끼도록 하려고 노력한다. 너무 어려운 얘기 하지 않고 여자친구 이야기나 결혼과 연애, 은퇴 이후 삶에 대한 이야기 주로 하려고 한다.

이제 김영욱이나 최효진 같이 나이가 좀 있는 선수들은 농담도 많이 하고 내게 질문도 많이 한다. 어떻게 인생을 준비했는지도 묻고 사회 생활에 대해서도 묻는다. 심지어는 “어떻게 사모님 만나셨어요?” 이런 질문도 한다. 하하. 축구 이야기보다는 이런 이야기를 많이 하려고 노력한다. 물론 아예 안할 수는 없고. 선수들이 집을 떠날 때 표정 보면 ‘재미있다’라고 생각하는 것 같더라. 물론 선수들 생각은 다를 수 있다. 나중에 한 번 물어봐달라. 하하.

축구계와 인연이 없었던 사람이 이렇게 빠르게 축구에 녹아들 줄은 몰랐다.
맞다. 하지만 내가 마냥 축구계와 인연이 없다고 말할 수는 없더라. 축구계에 들어오고 나서 곰곰이 생각해봤다. 나와 축구가 인연이 전혀 없던 건 아니더라. 내가 원래 안양에서 학교를 나왔다. 나 때는 안양중과 안양공고가 대한민국 축구 챔피언이었다. 정해원(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이 나와 동창이다. 물론 내 선배들도 국가대표에 많이 뽑히기도 했다.

자연스럽게 축구부가 같은 학교에 있으니 축구선수 친구도 어릴 적에 많았다. 안양중학교를 다니면서 효창운동장도 많이 갔다. 우리 학교가 결승전에 진출하니 학교에서 단체로 응원을 많이 갔다. 그렇게 어릴 적에는 축구를 자연스럽게 좋아하는 분위기 속에서 자랐다. 이후 사회 생활을 하면서 축구를 잊고 살았는데 이렇게 환갑이 될 때쯤 다시 축구와 인연을 맺게 되어 재밌다.

사실 전남 대표이사로 발령받았을 때 모기업 포스코 최정우 회장님께 한 번 물어본 적이 있었다. “아니 저는 축구를 별로 아는 편도 아닌데 왜 저를 축구팀으로 보냅니까?” 그러더니 최 회장님이 그러시더라. “젊을 때 공 잘 차던데? 그래서 축구 좋아하는 줄 알고 보냈지.” 사실 나는 신입사원 때 최 회장과 같은 부서에 있었다. 그 때 부서 대항 축구 같은 대회가 많았는데 거기서 내 축구 실력을 기억하고 전남에 보낸 것 같다. 하하.

설마 진짜 그것 때문에 전남 대표이사로 발령 받지는 않았을 것 같다.
그렇다. 젊었을 때 축구 잘해서 보냈다는 건 사실 농담이지. 하하. 사실 나도 정확히는 모른다. 발령낸 사람은 우리 최 회장님이니까 최 회장에게 물어봐야 한다. 굳이 내 나름대로 해석하자면 몇 가지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일단 전남이 많이 어려워졌다. 25년의 전통을 가지고 있고 FA컵 3회 우승에 K리그 준우승 2회를 한 것으로 기억한다. 하지만 계속 추락을 거듭하면서 K리그2 강등까지 당했다. 이런 상황에서 내게 여러가지 변화를 시켜달라는 의미라고 생각한다. 내가 포스코에 있으면서 주로 했던 일이 혁신과 변화였다. 경영 상으로 턴 어라운드(넓은 의미의 기업회생)라고 하지.

전남 또한 턴 어라운드가 필요한 상황인 것 같았다. 내가 전남의 대표이사를 맡게된 것은 전남 또한 내포되어 있는 구조적인 문제를 개선하고 과거 명문 구단이었던 그 위상을 부활시키라는 임무가 주어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이런 뜻으로 받아들이고 그 목표를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하긴 당신은 2015년 말 1,273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던 포스코플랜텍을 흑자로 전환시킨 이력이 있다. 처음 왔을 때 당신이 본 전남의 문제점은 무엇이었는가?
아무래도 그 당시에는 내부인의 시각이 아닌 외부인의 시각, 또는 팬의 시각으로 구단을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전남을 들여다보고 구단을 바꾸기 위한 개선의 방향으로 세 가지 키워드를 제시했다. 이를 경영 용어로 ‘핵심 가치’라고 한다. 전남의 세 가지 핵심 가치는 자립, 열정, 신뢰다.

자립은 포스코에만 의존하지 말고 우리 스스로 지속 가능한 구단을 만들자는 것이다. 우리는 지금까지 너무 의존적이었다. 달리 말하면 무사안일적인 분위기가 있었다고 느꼈다. 다음은 열정이다. 무사안일적인 분위기와 비슷하다. 그냥 포스코에서 주는 돈으로 먹고 사니까 굳이 돈을 벌어야겠다는 생각을 잘 하지 못했다. 자립을 하려면 돈을 벌어야 한다. 돈을 벌려면 팬을 만족시켜야 한다. 따라서 자립하기 위해 우리의 고객과 팬을 어떻게 하면 기쁘고 행복하게 만들어 드릴까에 대한 생각으로 항상 열정 넘치게 일하자는 뜻으로 열정을 제시했다.

마지막은 신뢰다. 프런트와 선수단, 팬 뿐 아니라 지역 사회까지 원 팀으로 서로 신뢰를 갖고 일해야 한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프런트와 선수단, 그리고 선수단도 그 내부에서 서로 깊게 신뢰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이제는 서로 신뢰하는 관계를 만들고 이를 넘어 지역 사회와도 신뢰해야 한다. 특히 광양, 여수, 순천으로 대표되는 광양만 지역은 이 구단의 모태라고 볼 수 있다. 이들이 있기에 우리 팀이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좀 동떨어져 있었다. 이는 나 만의 생각은 아니다. 여기에 와서 내부 구성원과 외부 지역사회 분들, 그리고 팬들과 대화 속에서 얻은 문제점과 개선 포인트 등이다.

개선해야 할 점이 하나 더 있기는 한데…
뭔가. 말해보라.

‘전남 감성’을 아는가.
들어 봤다. 한 마디로 촌스럽다는 뜻이라면서?

그렇다.
물론 바뀌어야 하는 부분은 있다. 지금 전남 지역은 마냥 농촌 도시가 아니다. 이제는 도농 복합 지역으로 바뀌고 있다. 그런 과정에서 젊은 세대가 늘어나고 있는 분위기다. 그들의 감성을 소화해야 하는 부분도 분명 있다. 특히 디자인이나 이미지 등은 그렇다. 그런 측면에서는 분명 보완이 필요하다.

하지만 ‘전남 감성’이 마냥 촌스럽다는 이야기라면 나는 ‘나쁘다’보다는 ‘다르다’라고 받아들이고 싶다. 우리가 촌스럽다면 적어도 촌놈 근성은 있어야 한다. 악착같이 덤벼 들어야 한다. 과거 이야기를 들어보면 아무리 잘 나가는 팀이라도 광양축구전용경기장에 오는 것이 부담스러웠다고 하더라. 뭔가 오면 주눅들고 경기도 편안하게 하지 못했다고 하더라. 그렇게 운동장에서는 ‘전남 감성’을 살려서 끈질기게 물고 늘어졌으면 좋겠다.

그리고 촌스럽다는 이미지에 내포되어 있는 긍정적인 부분은 꾸준히 가져가고 싶다. 촌스럽다는 것이 마냥 나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정답고 편안하고 가족의 느낌이 나는 구단이 되고 싶다. 팬들에게 격의 없이 다가갈 수 있는 팀이 되어야 한다. 젊은 팬들과 새로 유입되는 팬들에게는 세련된 이미지를 주는 것이 맞지만 올드 팬들에게는 촌스럽게 정다운 구단이 되려고 한다. 어떤가 내 해석이?

와… 꿈보다 해몽이다.
물론 앞서 말한 것처럼 촌스러움이 느껴지는 이미지는 바꾸려고 노력한다. 일부에서 긍정적인 얘기를 해주시는 것은 감사할 따름이다.

부임 당시 외부에서는 어떤 조언을 많이 들었는가.
부임하기 전에 포항스틸러스와 전남의 경영 책임을 맡았던 선배들을 거의 다 만나거나 전화 통화로 조언을 구했다. 그 분들의 조언 중에 가장 와닿았던 것은 “지역민들과 함께 지역 속으로 들어가라, 지역과의 유대 관계를 끈끈히 하라”는 이야기였다.

그 다음으로 기억나는 것은 “서두르지 마라”는 이야기였다. “솔직히 K리그2 강등 당한 이후 1년 만에 재승격한 팀이 없다.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장기적으로 팀을 재건하라”라고 하더라. 의미 있는 조언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K리그2에서 현재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으니 더더욱 그런 이야기들이 다 이유가 있었다는 생각이 많이 들고 있다.

동시에 그런 이야기도 해주셨다. “야, 그래도 가면 정말 재밌다. 재밌게 일할 수 있으니까 즐겨라”고 하더라. 지금 와서 해보니 그런 이야기가 공감된다. 회사 규모를 떠나서 재밌다. 그리고 여기서 보람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축구단이라는 회사가 일반적인 회사는 다르기 때문에 그렇다. 우리 직원들에게도 이야기 했다. “우리 회사는 이익을 남기는 것이 목표가 아니다”라고.

ⓒ 전남드래곤즈 제공

일반 기업은 이익을 남겨서 주주들에게 배당하고 성실하게 세금 내는 것이 목표다. 배당을 위해 이익을 내는 것이다. 하지만 축구단에서는 주주들이 배당 주지 않는다고 뭐라고 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렇다고 돈을 많이 벌 필요가 없다는 것이 아니다. 많이 벌어서 많이 쓰자는 것이다. 많이 벌어서 좋은 구단 만들기 위해 열심히 쓰면 된다. 좋은 선수 데려오고 팬 서비스 많이 하고 지역과 협력하고 선수들 잘하면 보너스도 주면 된다.

우리의 목표는 많이 벌어서 많이 쓰는 것이다. 그게 팬들도 좋아하고 모기업인 포스코와 주주들도 좋아하는 일이다. 물론 많이 벌기 위해서는 경기 내용도 좋고 팬 서비스도 좋아야 한다.

앞서 말한 것처럼 전남이라는 구단은 일반적인 기업과 다르다. 이윤 추구가 목적이 아니니까. 하지만 성장을 추구하는 것은 똑같다. 성장해서 얻은 과실을 일반적인 기업은 주주들이 배당으로 가져가지만 여기는 이 과실을 팬들이 가져야 한다. 어찌보면 경영자의 입장에서는 이것이 더욱 행복한 경영이다. 나는 성장을 추구하면서 조직 내부를 효율적으로 개선하고 직원들이 더욱 신바람 나게 일하기 위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바꾸고 있는가?
일단 모든 구단의 직원들에게 ‘우리가 왜 존재하는가. 무엇을 해야하고 어떻게 해야하는가’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한다. 존재의 목적인 비전과 어떤 모습이 될 것인지에 대한 미션, 그리고 어떤 생각을 가지고 구단을 운영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핵심 가치를 나름대로 만들었다. 물론 내가 일방적으로 한 것은 아니고 같이 참여해서 토론하면서 만들었다. 이제 공식적인 회의에서는 모두가 함께 우리의 존재 목적과 핵심 가치 등을 낭독하고 있다. 이것을 ‘드래고니즘’이라고 부른다.

기본적으로 아까 말한 자립과 열정, 신뢰도 계속해서 강조하고 있다. 그리고 우리의 모든 구성원들이 같은 생각을 공유하도록 노력한다. 이런 것들이 조직의 운영 방식에 반영되도록 노력하고 있다. 그동안 없었던 정기적인 전 직원 월례회의나 드래고니즘 낭독, 그리고 토론 등을 적극적으로 활성화 시키려고 한다.

그리고 금전적인 부분에서도 변화가 있다. 이미 알려진 대로 선수들에게 주는 경기 수당 지급 방식에 변화를 줬다. 또한 구단 모든 직원들에게 영업 활동을 열심히 하자는 의미로 영업장려금을 지급하고 있다. 영업을 해서 만들어낸 매출액의 10% 또는 20%를 성과금 형태로 지급한다. 이는 구단의 매출도 높이고 개인적으로도 동기부여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제도들을 만드는 것은 결국 모든 직원들이 생각하면서 일을 하자는 것이다. 스스로 생각을 만들고 우리가 공유하고 있는 핵심 가치의 방향대로 움직일 수 있어야 한다. 그렇게 하도록 제도와 업무 프로세스, 문화 등을 나름대로 손대고 있는 것이다. 결국은 다 변화를 위한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직원들에게 자신이 일을 열심히 하면 무언가 좋은 부분이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려고 한다.

나는 젊었을 때부터 조직 변화에 대한 업무를 많이 해왔다. 어떤 조직의 변화라는 것은 굉장히 힘들다. 6개월 만에 일부에서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면 내 입장에서는 정말 다행스럽고 감사한 일이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더 해야한다.

맞다. 경기 수당 지급 방식이 변했다고 들었다. 어떻게 바뀌었는가?
팬들의 시각에서 생각하면 내가 너무 과한 아이디어를 냈다고 생각할 수 있다. 보편적으로 수당이라고 하면 승리 수당을 의미한다. 이것은 많이 이기라는 뜻이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이런 생각을 했다. 경기를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근본적으로 이기려고 하는 것일까 아니면 팬들을 재미있게 해주기 위한 것일까? 나는 후자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팬들에게 재미 있었는지 직접 물어보기로 한 것이다.

물론 팬들은 일반적으로 이기는 것을 좋아할 것이다. 하지만 이기더라도 치사하게 이기면 별로 좋아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지더라도 멋지게 지면 좋아할 것이라 생각했다. 지난 번에 아산무궁화와의 경기에서 두 명이 퇴장 당했는데 1-1로 비겼다. 이런 경기는 팬들이 좋아할 만한 경기 아닌가. 이기지는 못했지만 정말 최선을 다해서 투혼을 발휘했으니까. 그래서 이런 것들을 팬들에게 물어봐야겠다고 생각한 것이 기본 콘셉트였다.

이왕 물어볼 거 100% 팬들의 의견을 반영하자는 생각도 들었지만 아직 초기 단계에서 급진적으로 하기는 어려웠다. 그래서 1/3은 팬들의 의견을 듣고 1/3은 승패나 골득실도 따졌다. 나머지 1/3은 팬들이 좋아하는 축구를 하고 우리 팀이 경기력 측면에서 발전하고 있는지 판단할 수 있는 실제 플레이 시간과 감독과 프런트가 평가하는 내용 등을 반영했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사실 우리가 초반에 많이 지지 않았는가. 아예 주지 않았어도 될 수당을 지는데도 조금씩 줬다. 그게 선수들에게는 ‘어라? 져도 주네?’라는 식으로 좀 안이하게 생각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선수들이 그렇다고 생각하고 싶지 않다. 선수들도 ‘좋은 축구를 해야겠다’라는 다짐을 하게 됐으리라 생각한다. 물론 경기를 이겨도 경기 질이 높지 않으면 조금 밖에 받지 못했다.

전체적으로 상반기를 돌아보면 성적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구단 입장에서는 조금 더 손해를 보고 선수들은 좀 더 많이 받아갔을 것이다. 수당 측면만 봤을 때는 그렇다. 하지만 축구의 근본적인 목적이 무엇인가. 팬들을 즐겁게 해줘야 한다. 전남은 어쨌든 한 경기에 일희일비하는 것이 아니라 팬들에게 지속적으로 사랑 받는 축구, 기쁨을 주는 축구를 추구해야 한다. 인내심 있게 끌고 가려고 한다.

당신은 외부 활동도 많이 한다. 특히 팬들과의 스킨십이 늘었다.
많은 팬들을 만나뵙고 많은 이야기를 들었다. 그 중 제일 많은 이야기를 들었던 것은… 아, 이거 민감한데.

괜찮다. 허심탄회하게 말해달라.
“파비아노 감독 이대로 그냥 놔둘 건가”라는 이야기가 제일 많았다. 그 다음으로는 “왜 좋은 선수 다 팔아먹었는가”라는 말도 많았다. 사실 좋은 선수들 나간 것은 내가 부임하기 전이라 어쩔 수 없지만. “좋은 선수좀 데려와달라”는 이야기도 많았다. 전남 구단이 좋은 성적 내기를 바라는 안타까운 마음에서 해주시는 말씀 아니겠는가. 물론 “사장님 애쓰십니다” 이런 이야기도 많이 듣는다. 격려가 되고 감사한 마음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전남이 현재 성적이 좋지 않아 죄송한 마음 뿐이다.

전남의 성적은 걱정이 많을 수 밖에 없다.
당연하다. 성적에 대한 걱정이 많다. 선배들이 “욕심내지 말라”는 조언을 했다고 아까 말하지 않았는가. 솔직히 나는 처음에 무슨 뜻인지 몰랐다. 그래도 작년까지 K리그1에 있었던 팀인데 K리그2에 와서 어느 정도 이상은 할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초반에 최하위도 하고 9위도 하고 이제 8위다. ‘이게 이렇게 힘든 건가’라는 생각이 들더라.

‘우리가 왜 이렇게 좋은 성적이 나오지 않을까’라고 짧게 생각도 해봤다. 개인적인 생각이다. 기본적으로 선수들이 먼저 당황했다고 본다. K리그2의 분위기나 경기 패턴 등에 적응하지 못했던 것 같다. 사실 생각해보면 우리 스쿼드가 크게 나빠지거나 그런 것은 아니었다. 또 다르게 생각하면 K리그2를 조금 쉽게 봤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두 번째로는 감독과 코칭스태프의 적응이다. 특히 우리는 감독을 외국에서 모셔왔다. 아무래도 적응 기간이 필요했을 것 같다. 파비아노 감독 역시 우리 선수들에 대한 파악, 상대방에 대한 파악, 그리고 한국 축구 전반에 대한 파악이 부족했다. 이것은 능력의 문제가 아니라 학습 기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다행히 요즘에는 승수를 좀 쌓고 있다. 파비아노 감독도 어느 정도 적응을 마쳤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긍정적인 것은 선수단이 부진을 겪는 시기에 와해되거나 분위기가 나빠지지는 않았다. 오히려 선수들이 먼저 ‘우리 팀에 문제가 있다. 다 같이 잘해보자’라고 하면서 뭉치더라. 원 팀으로 점점 결속력이 강해지는 것이라고 판단한다. 조심스러운 예측이지만 계속해서 이렇게 허덕일 전남은 결코 아니다. 이제부터 시작이다.

당신도 충격 좀 받았을 것 같다.
개막전에 아산을 상대로 0-3으로 패하니 당연히 충격 받았다. 하하. 하지만 충격보다는 정말 놀랐다. ‘아산이 이렇게 잘하는 팀이었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못한다는 생각보다 아산의 실력에 놀랐다. 이후 아산 팀의 면면을 찾아보니 국가대표급 선수도 있고 지난 시즌 K리그2 우승팀이었다. 그래서 지는 건 물론 아쉽지만 ‘0-3으로 질 수도 있겠구나’라는 판단이 들었다. 그리고 나서 또 안산그리너스에 1-3으로 졌다. 하하. 충격의 연속이었다.

나 뿐 아니라 우리 팀 파비아노 감독도 깜짝 놀랐을 것 같다. ‘한국의 2부리그가 이 정도로 강한가?’라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물론 마냥 나쁜 것은 아니다. 처음에 세게 맞는 것이 정신 바짝 차리기에는 좋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우리 전남 조금씩 계속 나아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팬들이 물어봤다니 나도 한 번 물어보겠다. 파비아노 감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일부에서는 파비아노 감독에 대한 불만 또한 많다. 하지만 당신은 계속해서 믿음을 보내고 있다.
내가 그를 믿는 것은 두 가지 측면으로 바라보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파비아노 감독이 선수들로부터 존경을 받고 선수들이 따를 만한 인품이 있는 지도자라고 믿는다. 이것이 가장 큰 요인이기도 하다. 선수들이 따르고 있고 인격적으로 파비아노 감독을 존중한다고 하면 그래도 발전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두 번째는 선수 선발에 대한 공정성이다. 파비아노 감독은 국내에 어떠한 연고도 없다. 그렇기에 전력 강화를 위한 선수 선발에서 가장 공정하게 판단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지금 파비아노 감독은 한계를 느낄 것이다. 어려운 점이 많다. 일단 현재 선수단과 코칭스태프 구성을 완전히 자기 의지대로 한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그에게 시간을 줘야 한다. 물론 올해 성적은 대단히 중요하다. 시간을 줘야 한다고 내가 이번 시즌 성적이 중요하지 않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전남의 궁극적인 목표는 올해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이 아니다.

전남의 궁극적인 목표는 다시 팀을 일으켜 어떠한 경우에도 국내 4강 안에 들 정도로 명문이 되는 것이다. K리그1 포함해서다. 그런 구단의 위상을 다시 만들려면 올해 안에는 어렵다. 적어도 2~3년의 긴 안목을 가지고 재건해야 한다. 길게 보고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 차근차근 뿌리를 단단히 다지면서 가야한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나부터 감독에 대한 인내심을 더욱 많이 갖고 유지하려고 한다.

그 뿌리에는 유소년에 대한 투자도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100% 동의한다. 아니 120% 동의한다. 과거 전남과 포항이 유소년 육성을 선도적으로 잘 해왔다. 특히 전남의 경우 지동원과 윤석영 등 좋은 선수들이 유소년을 통해 발굴되어 활약했다. 우리 팀 또한 K리그 구단 중에서 유스 출신 비율이 가장 높은 팀 중 하나였다. 이른바 유소년의 명문이었다.

하지만 최근 K리그1의 좋은 팀들이 유소년을 적극적으로 육성하면서 우리 팀의 유소년이 약해지는 측면도 보인다. 어쨌든 전남이 명문이 되기 위해서는 유소년을 잘 육성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한 일이다. 유소년 인원의 확대와 코칭스태프의 보강을 포함해 해외 구단과의 협력 제휴로 전지훈련, 파견, 연수 등도 활성화 시켜야 한다. 추가적으로 새로운 방안도 찾고 있다. 투자도 많이 하려고 한다. 적어도 우리 전체 운영 예산의 10% 이상은 쓰려고 한다. 유소년에 대한 노력과 투자는 좀 더 집중적으로 하려고 생각한다. 올해 안에 그런 계획들은 구체화 시키려고 한다.

이제 주제를 바꿔보자. 외부에서 온 경영자 입장에서 바라보는 K리그는 어떤가?
일단 나는 축구인 출신이 아니다. 다른 곳에서 비즈니스를 하다가 온 입장이다. 나 같은 사람도 K리그와 한국축구 발전에 뭔가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는 역할을 하게 된다면 참 보람이 있을 것이다. 하하. 요즘은 두 가지에 많은 관심이 있다. 그래서 K리그 사장단 모임 등이 있을 때 가서 조심스럽게 질문도 하고 의견도 나누고 있다.

첫 번째는 K리그 구단들의 지배구조 문제다. 누가 구단을 소유하고 있는가, 주주가 누구인가, 그리고 누가 경영자를 뽑아서 제대로 구단을 이끌도록 하고 견제도 할 것인가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기업구단과 시민구단으로 분류하지 않는가. 시민구단은 지자체의 장, 시장님이나 도지사님이 경영자 임명을 하고 기업구단은 한 기업의 오너가 임명한다.

기업구단의 경영자들은 그래도 오너가 바뀔 일은 거의 없기 때문에 비교적 오래 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특히 재벌 구조에서는 더욱 그렇다. 하지만 시민구단은 그렇지 못하다. 시장의 당적에 따라 바뀌기도 하고 시장이 그대로 있어도 정치적인 판단으로 인해 교체되는 경우도 있다. 시민구단의 경우 경영자가 지속적으로 경영을 하기 어렵다는 측면이 있다. 적어도 경영자들이 가급적 일정 기간 동안 안정적으로 책임감과 전문적인 역량을 갖고 구단 운영을 해야 구단도 발전하고 K리그도 발전한다는 생각을 한다.

물론 기업구단도 고민할 부분이 있다. 사실 기업구단의 사장 자리는 썩 좋은 자리가 아니었다. 축구와 전혀 관계 없는 사람이 파견되는 경우도 많았다. 그리고 짧은 기간 동안 그룹의 인사 차원에서 낙하산으로 몇 년 동안 자리 차지하다가 은퇴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야말로 집에 가기 전에 거쳐가는 자리였다. 축구는 우리 국민들이 정말로 좋아하는 스포츠다. 그런데 이렇게 하면 K리그와 각 구단이 국민들에게 기쁨을 주면서 하나의 산업으로 발전하기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는 지배구조 문제를 좀 깊게 고민할 때가 됐다. 전문가들이 안정적으로 경영을 이끌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지자체 시장님들이나 그룹 회장님들이 들으시면 불편한 얘기일 수 있다. 나도 이런 말을 하면 오해 받을 수 있다. ‘오래 하고 싶어서 그런다’라는 이야기 들을 수 있다. 나는 딱히 오래 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하지만 K리그의 발전을 위해서라면 능력 있는 훌륭한 사람들이 책임감을 갖고 오래 구단을 발전 시킬 환경을 만들어야 하지 않겠는가. 그런 생각을 한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다음으로는 비즈니스 측면에서 생각하고 있다. 어떤 비즈니스여도 돈이 모여야 비즈니스가 커진다. 일반적으로 비즈니스에서 내 돈만 가지고 사업하는 사람은 없다. 자기 돈 일부에다가 남의 돈을 빌려서 한다. 이걸 경영 용어로 ‘레버리지’라고 한다. 과연 K리그에서는 자기 돈이 얼마나 될까?

자기 돈이라는 것은 오래 쓸 수 있는 돈을 말한다. 운영비가 아니다. 투자할 수 있는 돈이어야 한다. 투자라고 하는 것은 당장 효과가 나오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꽤 들인 다음에 효과를 얻는 것이다. 축구에서 투자는 선수다. 자기 돈이 있어야 투자해서 선수들을 키우고 나중에 팔아 투자 비용을 회수할 수 있다. 이른바 페이백이 필요하다는 거다. 투자 기간 동안 인내할 수 있는 자기 자본과 장기 타인 자본이 현재 K리그에는 필요하다.

K리그가 비즈니스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으로 투자해 선수들을 키우고 사고 파는 과정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K리그에는 그런 자본이 없다. 단지 한 해 먹고 살 정도의 자금만 기업구단 오너의 주머니나 시민구단 지자체의 세금으로 대주는 것이다. 현재 이런 식으로는 투자가 이루어질 수 없다. 적어도 선수를 사서 팔거나 키워서 파는 등의 비즈니스를 하려면 3~5년의 시간이 필요하다. 그 기간 동안 유지할 종잣돈이 있어야 한다. 자본 형성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이를 위해서는 여러 결단이 필요하다. 구단주들도 자신의 목돈을 좀 내놓아야 하고 금융 기관들도 적극적으로 투자해야 한다. 향후 비즈니스의 기회는 스포츠와 같이 이런 재밌는 것에 더 많아진다. 소위 말해 4차 산업 혁명에는 인간의 창의성, 놀이, 여흥 등이 산업적으로 성장 가치가 있을 것이라 판단하고 있다. 그런 쪽에 재무적으로도 흐름이 생기도록 구조가 형성되어야 한다.

돈이 모일 때 K리그가 투자가 되고 활성화가 된다. 그러면 국민들도 더 좋은 축구를 볼 수 있다. K리그는 산업적으로 고민해야 한다. 하지만 현재 K리그는 스포츠 그 자체의 승부에만 몰입되어 있는 것 같다. 성적이 1등인지 2등인지만 중요한 것 같다. 외부에서 온 내가 봤을 때 K리그는 아직 산업의 측면에서 어떻게 키울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아직 진지하게 많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 같다고 생각한다.

당신은 전남에서 어떤 목표를 이루어야 ‘잘했다’라고 자평할 수 있을까?
여러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성적이다. 성적이 중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팬들이 경기력을 원하는 만큼 신경써야 한다. 여기에 얼마나 좋은 선수를 많이 육성시키고 있는지도 평가해야 한다. 유소년에서 성적은 중요하지 않다. 좋은 선수를 많이 만들어내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이것은 경기 측면에서 구단이 해야 할 퍼포먼스라고 볼 수 있다. 궁극적으로는 3년 내에 AFC 챔피언스리그(ACL) 갈 수준은 만들고 싶다. 국내 4강 수준은 만들어야 한다.

고객과 팬 측면에서의 퍼포먼스 또한 중요하다. 먼저 유료 관중의 수다. 그리고 전남이 새로 도입한 것 중 하나가 바로 멤버십 제도다. 이들이 얼마나 늘어났는지 고객 성과로 평가해야 한다. 3년 내에 평균 1만 관중을 달성하고 싶다. 일단 올해는 5천명을 목표로 잡고 있다. 상반기에 2,500명을 기록했으니 하반기에 7,500명을 기록해야 한다. 엄청난 도전이지만 그나마 팬들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는 것은 고무적이다. 최근에는 3천명 수준까지 달성했다.

그 다음으로 재무적인 측면에서는 매출 규모를 따져야 한다. 앞서 말한 것처럼 우리는 이익을 많이 남겨야 하는 회사가 아니다. 돈을 많이 벌어서 많이 쓰는 구단이 되어야 한다. 이익은 적자가 나지 않는 수준이면 충분하다. 그렇기 때문에 매출 규모를 따져야 한다. 여기서 모기업의 단순 지원금은 빼야한다. 매출 규모에서 포스코의 지원금과 광고선전비 등을 제외하면 자체적인 살림이 현재 5~60억원 대다. 이를 130억원대까지 3년 내에 늘리는 것이 목표다.

물론 포스코에 돈을 더 달라고 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지자체 지원도 받고 광고 스폰서도 더 많이 유치하겠다. 소액 광고도 활성화 시키고 티켓도 더 많이 팔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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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지 조심스러운 생각이 있다. 티켓 가격이다. 지역 사회 분들을 만나면 티켓 가격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는 편이다. 사실 홈 경기를 20회 한다고 가정할 경우 한 경기 당 6억원 정도의 예산이 소요된다. 일단 우리는 홈 경기에서만 돈을 버니까 이렇게 가정하는 것이다. 그럴 경우 티켓 가격 만으로 계산한다면 5천명 관중일 경우 12만원을 받아야 하고 만명 관중이면 6만원을 받아야 한다. 현재 전남의 티켓 가격은 만원이다.

물론 축구단이 티켓만 팔아서 먹고 사는 것은 아니다. 광고도 유치하고 여러가지 수입이 있다. 일부 유럽 구단의 사례를 살펴보니 입장권 수입이 전체 수입의 1/3 정도는 되는 것 같더라. 그렇다 하더라도 한 경기당 6억원의 원가라고 한다면 2억원을 티켓 판매로 벌어야 한다. 이럴 경우 만명이면 2만원이고 5천명이면 4만원이다. 물론 팬들의 주머니 사정이 있기 때문에 굉장히 조심스러운 이야기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K리그의 티켓 가격이 올라야 한다는 생각은 가지고 있다.

마지막 질문이다. 궁극적으로 전남은 어떤 팀이 되어야 하는가?
계속 말한 것들을 요약하자면 지역민들과 팬들에게 사랑 받는 국내 4강 팀이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바람이 있다면 우리 전남 구단이 전남 지역의 문화적 통합을 주도하는 역할을 했으면 한다. 여수, 광양, 순천으로 나뉘어 있는 광양만 지역은 예전부터 최근까지 지자체 통합 논의가 계속되어 온 것이다. 물론 여러가지 이해 관계가 있어 쉽지는 않지만 그만큼 물리적으로 정서적으로 가깝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무리하게 통합을 추진하기 전에 조금이라도 남아있는 서로의 벽을 허무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나는 지역 분들께 그런 말을 많이 한다. “우리 전남이 문화적 통합의 역할을 하겠다”라고 말한다. 우리 입장에서도 광양만 지역이 더 가까워지고 하나가 된다면 더욱 좋다. 약 100만명의 인구가 잠재적인 우리의 고객이다. 서로 살고 있는 도시는 다르지만 전남을 통해 마음이 하나가 됐으면 한다.

그리고 전남은 과거 명문 구단의 위상을 재건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전남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모기업 포스코의 관심도 꼭 당부하고 싶다. 사실 전남의 추락은 우리 모두의 책임이다. 그렇다면 추락하게 된 원인에 대해서는 분명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 하지만 이와 함께 과거를 되찾는 것도 모두가 해야 할 일이다. 개인적으로 같은 포스코의 지원을 받고 있지만 포항 팬들은 K리그1을 보고 우리 전남 팬들은 K리그2를 보고 있다는 사실은 너무나도 안타깝다. 전남이 환골탈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만큼 모기업에서도 많은 관심을 기울여줬으면 좋겠다.

이 인터뷰는 전남 팬들의 성명서가 발표되기 전 진행됐다. 하지만 그 때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는 것은 있다. 조 대표이사는 소통과 팬을 굉장히 중요시 하고 있었다. 소통의 과정에서는 오해도 생기고 의견 충돌도 있는 법이다. 조 대표이사는 몸소 나서 그 모든 과정을 겪고 있다. 과연 조 대표이사는 지금의 상황을 어떻게 풀어나갈 수 있을까. 그와의 이야기를 곱씹어보면 잘 해결될 가능성은 결코 적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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