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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수원=임형철 기자] 수원이 홈 성남전 징크스 때문에 골치를 앓고 있다.

수원삼성블루윙즈는 21일 수원월드컵경기장(빅버드)에서 열린 성남FC와의 하나원큐 K리그1 2019 22라운드 경기에서 1-2로 패했다. 수원은 후반 28분 타가트의 동점골로 균형을 맞췄지만 종료 시각을 얼마 남기지 않은 후반 39분에 공민현에게 실점을 허용하며 무릎을 꿇었다. 수원은 이날 패배로 3연승 행진을 마쳤다.

수원은 유독 성남을 만날 때마다 어려움에 봉착하고 있다. 이번 시즌 두 번의 맞대결에서는 같은 점수로 패했다. 수원은 지난 3월 16일 성남종합운동장에서 가진 K리그1 3라운드 경기에서 추가 시간에 조성준에게 실점을 허용하며 1-2 역전패를 당했다. 이번 성남전에서는 민상기의 이른 시간 퇴장으로 어려운 경기를 풀다 1-2로 무너졌다. 최근 3연승을 달리며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던 수원은 다시 성남의 장벽을 넘지 못하며 위기에 빠졌다.

특이할 것은 수원이 유독 빅버드에서 갖는 성남전에서 약한 면모를 보인다는 점이다. 수원은 이날 패배로 최근 빅버드에서 가진 9번의 성남전에서 1승 5무 3패를 기록했다. 시간상 따졌을 때 수원이 6년 동안 홈에서 성남에 거둔 승리는 1승에 불과하다. 그동안 리그와 FA컵에서 홈 성남전을 치를 시 늘 고배를 마셨다.

수원의 이러한 잔혹사는 홈 성남전 3연승을 달리던 2013년 8월 17일부터 시작된다. 당시 경기는 빅버드에서 펼쳐진 성남일화천마와의 마지막 '마계 대전'이기도 하다. 수원은 조동건의 두 골로 2-1 리드를 잡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성남에 주도권을 내줬다. 특히 후반 29분 성남이 기가를 투입한 뒤로 경기 분위기가 바뀌면서 전세가 기울었다. 결국 후반 38분에 김성준이 동점 골을 기록하며 두 팀의 경기는 2-2로 종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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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2014년 8월 24일에 펼쳐진 맞대결에서도 두 팀은 무승부에 그쳤다. 당시 수원은 박진포를 수비형 미드필더로 기용한 성남 이상윤 감독대행의 전략을 공략하지 못해 1-1 무승부에 만족했다. 뒤이어 치러진 10월 19일 경기에서는 의외의 명장면이 연출됐다. 수원이 종료 직전까지 2-1로 승리할 듯했으나 종료 직전 정성룡 골키퍼와 수비진이 소통 실수로 처리하지 못한 공을 제파로프가 가볍게 밀어 넣으며 2-2 무승부를 연출했다.

2015년에 치른 두 번의 홈 맞대결 결과는 1무 1패로 끝났다. 6월에 가진 첫 경기에서는 정대세가 선제골을 넣었는데도 8분 뒤 수원 출신 김두현에게 실점을 허용해 1-1 무승부에 머물렀다. 두 달 뒤 8월에 치른 경기에서는 남준재에게 결승 골을 실점한 탓에 0-1로 무릎을 꿇었다.

2016년 7월에 치러진 FA컵 8강전 경기는 명승부로 회자한다. 수원이 승부차기까지 가는 혈투 끝에 양형모 골키퍼의 선방에 힘입어 승리를 거둔 것이다. 이 경기는 체력이 다한 곽희주가 경기 중 피를 뽑아가며 헌신할 만큼 혈투가 펼쳐진 것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공식 기록상 이날 수원은 정규 시간까지의 결과에 따라 성남과 1-1로 비긴 것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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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부터 4일 뒤 치른 경기에서는 성남 김현이 67m 거리에서 찬 장거리 슛으로 골을 기록하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불과 4일 전 수원의 수호신으로 불리며 FA컵 영웅으로 떠올랐던 양형모는 이날 굴욕적인 실점을 허용한 탓에 고개를 숙여야 했다. 하지만 뒤이어 2016년 10월에 치른 맞대결에서는 수원이 2-0으로 승리했다. 당시 성남은 후반기 극심한 부진을 극복하지 못해 결국 K리그 챌린지로 강등되는 수모를 겪어야 했던 때였다. 이날 승리는 수원이 최근 6년 동안 홈에서 성남에 이긴 유일한 경기로 남아있다.

이후 2년 반 만에 성사된 두 팀의 빅버드 맞대결에서 수원은 다시 성남의 장벽을 넘지 못했다. 최근 9번의 홈 성남전에서 1승을 거두는 데 그치며 다시 성남의 장벽이 높다는 것을 체감했다. 두 팀이 붙을 때마다 피어오른 남다른 기류는 6년째 이어지고 있다. 수원은 이 기류에 늘 고전을 면치 못했다. 홈 성남전에서 수원은 왜 유독 어려움을 겪을까? 이제는 진지한 고민이 필요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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