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니어스

[스포츠니어스 | 안양=김현회 기자] FC안양 이정빈이 오랜 고민 끝에 안양 임대를 택한 이유에 대해 공개했다.

FC안양은 20일 안양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광주FC와의 하나원큐 K리그2 2019 홈 경기에서 7-1 대승을 거뒀다. 이로써 광주의 19경기 연속 무패 행진에 제동을 걸었고 창단 이후 5연승의 최다승 역사도 썼다. 이정빈은 전반 17분 팀의 두 번째 골을 뽑아내며 안양 유니폼을 입고 데뷔골을 기록했다.

이정빈은 2017년 인천에서 데뷔해 세 시즌 동안 29경기에 출장해 1골을 넣은 뒤 이번 여름 이적시장을 맞아 임대로 안양 유니폼을 입게 됐다. 이정빈은 안양으로 옮긴 뒤 펄펄 날고 있다. 이전 세 경기에 출장해 하나의 도움을 기록했던 그는 이날 자신의 안양 데뷔골을 뽑아내며 맹활약했다. 이정빈의 골은 안양에 큰 힘이 됐다.

경기 후 골 상황에 대해 그는 “하늘이 도왔다”면서 “상대 수비에 맞지 않았으면 들어가지 않을 골이었다”고 웃었다. 이정빈은 이날 활약에 대해 “우리가 꼭 광주를 잡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광주 박진섭 감독이 무패 행진으로 계속 같은 옷을 입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오늘은 꼭 박진섭 감독 옷을 벗기자’고 선수들끼리 이야기했다. 우리 팀 분위기가 너무 좋다. 그 어떤 팀을 상대로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고 말을 덧붙였다.

이정빈은 안양에 오자마자 많은 팬들을 거느리고 있다. 구단 관계자도 “이정빈 영입 이후 여성팬들이 많이 늘어났다. 이정빈이 데리고(?) 온 팬들이 많다”고 덧붙였다. 이 사실을 이정빈에게 전하자 “안양의 경기를 좋아해 찾아오는 분들이시지 나 때문에 팬들이 늘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나 말고도 인기 많은 선수들이 많다”고 전했다.

이어 “구체적으로 어떤 선수가 인기가 많냐”고 묻자 바로 앞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던 조규성과 눈이 마주친 그는 “규성이, 그리고 규성이, 아 그리고 또 규성이”라고 뚜렷한 답을 내놓지 못했다. 인터뷰 도중에도 이정빈과 사진 촬영을 하기 위해 많은 팬들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정빈은 안양에서 딱 네 경기에 출장한 게 전부지만 확실한 스타로 자리매김했다.

이정빈은 인천에서 세 시즌 동안 활약한 선수다. 비록 많은 경기에 나서지는 못했지만 가능성을 인정받은 선수였다. 아직도 그에게는 안양보다는 인천이 익숙한 모양이다. 이정빈은 “우리 인천이, 아니 안양이 최근 들어 분위기가 좋다. 이 흐름을 그대로 이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아직까지도 이정빈에게는 ‘우리 안양’보다는 ‘우리 인천’이 입에 더 붙는다. 하지만 그는 안양에서 자신의 가치를 보여주고 싶다는 의지가 강하다.

이정빈은 “임대 제안을 받고 처음에는 많이 고민했다”면서 “인생에 있어 이렇게 진지한 고민을 해본 적이 별로 없었다. 가족들과도 임대 문제를 두고 많은 대화를 했다. 그런데 선수는 결국 경기장에 많이 나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어렵게 임대를 결정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그에게 있어 지금까지의 임대 생활을 성공적이다.

이정빈은 “6개월의 짧은 임대 기간이지만 여기에서 보여줄 수 있는 걸 모두 보여주고 싶다”면서 “안양에서 좋은 활약을 하는 게 인천 팬들에게도 예의라고 생각한다. 6개월 동안 안양에서 모든 걸 쏟아붓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인터뷰가 마무리되자 그를 기다리고 있던 팬들은 그에게 사진 촬영을 요구했다. 그는 확실한 안양의 스타였다.

footballavenue@sports-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