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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천안=김현회 기자] 광주FC 윌리안이 “박진섭 감독이 겨울 양복을 여름 내내 입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광주FC는 14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서울이랜드와의 하나원큐 K리그2 2019 원정경기에서 윌리안과 김정환의 연속골에 힘입어 2-0 완승을 거뒀다. 이 경기에서 승리를 거둔 광주는 올 시즌 개막 이후 13승 6무의 무패 행진을 이어나갔다. 광주는 이로써 2017년 경남FC가 기록한 K리그2 최다 무패(18경기) 기록을 깼다.

특히나 이날 경기에서는 윌리안의 대활약이 돋보였다. 윌리안은 이전 경기까지 12경기에 출장해 2골을 넣는데 그쳤다. 펠리페가 올 시즌 14경기에서 13골 2도움을 기록하는 동안 다소 주목받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펠리페는 이날 경기에서 1골 1도움을 뽑아내며 펄펄 날았고 팀 승리를 이끌었다. 펠리페는 전반 23분 개인기를 통해 수비수 두 명을 따돌린 뒤 환상적인 골을 뽑아냈고 후반 16분에도 날카로운 측면 돌파로 김정환의 골을 도왔다.

윌리안은 2014~2015시즌 포르투갈 나시오날에서 한국 국가대표 출신 석현준과 6개월간 한솥밥을 먹기도 했다. 이탈리아 세리에 A 토리노FC 유스 출신인 윌리안은 비토리아 세투발(포르투갈), 파나이톨리코스(그리스 1부) 등 선수생활 대부분을 유럽 1부리그에서 활약하며 통산 기록은 138경기 15골을 기록했다. 170㎝ 62㎏의 날렵한 체격으로 스피드와 돌파가 돋보인다.

경기 후 만난 윌리안은 “오늘 힘든 경기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고 실제로도 정말 힘든 경기를 치렀다”면서 “너무나도 이기고 싶은 경기였는데 승리라는 결과를 얻게 돼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첫 번째 골 장면을 떠올렸다. 그는 “내 강점이 스피드”라면서 “그런 일대일 상황에서 슈팅 연습을 많이 했다. 오늘 컨디션이 좋아서 마무리가 좋았다. 하나님이 하늘에서 도와주셨다”고 웃었다.

그는 이어 박진섭 감독에 대한 말을 전했다. 박진섭 감독은 이날도 겨울 양복을 입고 벤치를 지켰다. 올 시즌 19경기 무패 행진을 이어가면서 계속 똑같은 옷을 입고 경기에 임한다. 한 겨울 입었던 양복을 7월의 무더위에도 입고 있다. 이에 대해 그는 “나는 더워도 상관없다. 우리가 이길 수만 있다면 언제든 이 옷을 입고 있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늘 상대팀 감독은 경기 전 박진섭 감독을 향해 “오늘은 꼭 저 옷을 벗기겠다”고 했지만 그 누구도 목표를 이루지는 못했다.

모든 감독이 “박진섭 감독의 겨울 양복을 벗기겠다”고 했지만 윌리안은 그의 겨울 양복을 사수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그는 “나는 미신은 별로 믿지 않는다. 누구보다도 팀원들을 믿는다. 하지만 감독님이 올 겨울까지 쭉 그 양복을 입게 해주겠다”면서 “다음 경기가 끝난 뒤에도 박진섭 감독은 그 양복을 입고 있을 것이다. 우리는 계속 지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계속 더 잘할 테니 감독님은 날이 추워질 때까지 그 옷을 입고 계셔야 할 것 같다”고 웃었다.

광주FC는 올 시즌 펠리페가 최전방에서 펄펄 날고 있다. 그에 비해 윌리안에 대한 주목은 부족했다. 하지만 윌리안은 이런 펠리페에 대한 관심에도 묵묵히 자신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펠리페가 골을 넣건 내가 넣건 다른 선수가 넣건 상관없다”면서 “중요한 건 팀 승리다. 팀원으로서 우리가 이길 수 있다는 게 행복하다. 개인적인 목표도 없다. 팀이 이기고 승격할 수 있다면 내가 골을 넣거나 어시스트를 하지 않아도 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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