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니어스 | 성남=임형철 기자] 대구FC의 주장 한희훈이 성남과의 경기 전 선수단에 건넨 말을 소개했다.

한희훈이 선발로 나선 대구FC는 14일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성남FC와의 하나원큐 K리그1 2019 21라운드 경기에서 1-0으로 승리했다. 대구는 후반 3분에 터진 세징야의 결승골을 앞세워 리그 5경기 무승 행진을 깨트렸다. 이 승리로 대구는 4위 강원FC와의 승점 차를 1점 차로 좁혔다.

한희훈은 이날 경기에서도 중앙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했다. 최근 한희훈은 미드필더 선수단이 얇은 대구의 약점을 최소화하기 위해 본 포지션인 중앙 수비수가 아닌 중앙 미드필더로 꾸준히 경기에 나서고 있다. 그러면서도 그는 팀의 주장으로서 선수들을 독려하는 정신적 지주 역할도 해내고 있다. 책임감이 강한 주장 한희훈에게 최근 대구의 잇따른 부진은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었다.

경기 후 만난 한희훈은 오랜만에 거둔 승리가 매우 반가운 듯한 모습이었다. 한희훈은 "솔직히 그동안 팀이 많이 위축됐다. 특히 주위에서 '부상 선수들이 빠져 대구가 힘을 잃었다'라고 바라보는 시선이 우리를 많이 괴롭혔다"라며 "경기를 준비하면서 주장인 내가 최선을 다해 팀 분위기를 끌어올리려 노력했다. 애써 건넨 말이 긍정적인 효과를 거둔 거 같아 기쁘다"라고 말했다.

한희훈이 선수단에 건넨 말은 무엇이었을까? 한희훈은 "나간 선수들만 찾는 주위의 시선이 반갑지는 않았다. 그래서 선수들에게 '우리가 이겨내야 한다. 지금 이탈한 선수들을 돋보이게 해서는 안 된다. 우리가 주목받자'라며 얘기했다"라고 밝혔다. 주장 한희훈의 말을 들은 대구 선수들은 곧이어 의지를 불태웠다. 그 덕에 성남전에서는 주중 전북전보다 떨어져 있는 집중력을 끌어올릴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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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한희훈은 주중 전북전에서 팀이 1-4로 패하는 동안 느낀 게 많았다는 점도 언급했다. 한희훈은 "상대가 더 적극적이어서 깜짝 놀랐다. 전북은 리그 1위 팀이고 나와 같은 포지션의 신형민도 이미 대단한 위치에 선 베테랑 아닌가. 하지만 그들은 여전히 절박하게 뛴다"라며 "반면 전북보다 위축된 모습을 보이다 허무하게 진 우리 팀이 사실 실망스러웠다"라고 짚었다.

그래서 한희훈은 성남전을 앞두고 선수들과 만나 또 하나의 준비한 말을 꺼냈다. 그는 "야. 성남전에는 다들 경고 한 장씩은 받고 오자. 한 번 강하게 부딪히고 오자"라고 소리쳤다. 주중 경기에서 위축된 팀을 다시 살리기 위한 의도였다. 실제로 한희훈은 이날 전반 44분 만에 경고를 받아 자신의 말을 그대로 실천했다. 이른 경고에 위기감을 느낄 법도 했지만 그는 "의도했던 부분이니 괜찮다. 오히려 주장으로서 앞장설 수 있어 기뻤다"라며 미소를 띠는 여유를 보였다.

마지막으로 한희훈은 달라진 포지션에서 공격포인트 욕심이 생긴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포인트를 쌓을 수 없는 현실이 그를 가로막고 있었다. 한희훈은 "나도 올라가서 골도 넣고 도움도 기록하고 싶다"라면서도 "하지만 내가 올라갈 때마다 옆에서 (황)순민이가 '내려와'라고 소리치는 게 선명하게 들린다. 뒤에 선수들이 자꾸 말린다. 내가 올라가면 위험해진다는 뜻이니 결국 내 위치를 지키는 게 맞는 거 같다"라고 말하며 쓴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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