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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안양=조성룡 기자] FC안양 김형열 감독은 이적시장에 큰 욕심을 내지 않고 있었다.

13일 안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2 2019 FC안양과 아산무궁화의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난 안양 김형열 감독은 요즘 '선수 탓'을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경기에 승리할 때마다 항상 전술에 대한 이야기보다 선수들의 투지와 헌신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한다. 패할 때는 정반대다. "자신의 전술이 잘못됐다"라고 선수들에 대한 이야기 대신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한다.

김 감독에게 이에 대한 이야기를 하니 그는 "농담이 아니라 진짜다. 나는 마음에서 우러나와서 그런 말을 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김 감독은 "고참들이 정말 잘해준다. 먼저 나서서 훈련 분위기를 이끈다. 요즘 시대가 바뀌어서 나이의 많고 적음이 중요하지 않다지만 한국은 여전히 고참이 분위기를 이끄는 것에 영향을 받는다. 고참이 흔들리면 팀이 흔들릴 수 있다. 그런데 우리 팀 고참들은 훌륭하다"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 세웠다.

아산전을 앞두고 안양은 3위를 달리고 있다. 항상 약팀으로 평가 받았던 안양의 입장에서는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는 말이 딱 어울린다. 김 감독은 상승세의 비결로 분위기를 꼽았다. "요즘 안양의 분위기가 좋다"라는 덕담을 건네니 그는 "훈련장에 한 번 와보라"면서 "훈련장에서의 분위기가 더 좋다. 한 번 보면 실감할 것이다"라고 웃었다.

가장 대표적으로 훈련장의 분위기를 체감하고 있는 사람은 바로 인천유나이티드에서 임대 온 이정빈이다. 김 감독은 "사실 (이)정빈이가 대학 때부터 내성적인 성격이었다"면서 "그런데 안양에서 정말 많이 밝아졌다. 한 번은 '훈련 할 만해?'라고 물어보니 '감독님, 정말 좋아요'라고 웃으면서 말하더라. 정빈이가 안양에서 즐겁게 생활하며 많은 경험을 쌓으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그래서 김 감독은 여름 이적시장이 한창임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신중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꼭 필요한 영입만 하고 있다. 현재 좋은 분위기의 팀을 굳이 건드릴 필요 없다는 판단이다. 물론 여름으로 접어들면서 노장 선수들의 체력 안배 등은 김 감독의 고민거리로 남아 있지만 그의 이야기를 통해 안양이 남은 여름 이적시장 기간 동안 다른 팀들에 비해 활발히 움직이지 않을 수 있다는 해석을 가능하게 한다.

물론 그렇다고 안양이 이적시장에서 철수하는 것은 아니다. 김 감독은 영입을 위해 요즘 선수의 실력 뿐 아니라 인성까지도 면밀하게 확인하고 있다. 김 감독은 "실력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팀에 잘 녹아들 수 있는 인성이 더 중요하다"면서 "현재 안양의 선수들은 정말 훌륭한 인성을 갖추고 좋은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 굳이 무리해서 팀의 분위기를 해치는 새로운 선수를 데려오는 것보다 현재의 분위기를 꾸준히 잘 이어가는데 중점을 두겠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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