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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안양=조성룡 기자] FC안양 정민기 골키퍼의 눈물은 기쁨이었다.

13일 안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2 2019 FC안양과 아산무궁화의 경기에서 안양은 김상원의 두 골과 조규성, 팔라시오스의 추가골을 묶어 주세종의 프리킥 골에 그친 아산을 4-1로 제압하고 승점 3점을 획득했다. 4년 만에 4연승을 거둔 안양은 4위 아산과의 중요한 일전에서 승리하며 3위 자리를 굳혔다.

이날 안양의 골키퍼 정민기는 펄펄 날았다. 안양의 선제골 이후 아산 고무열이 날카로운 슈팅으로 안양의 골문을 노렸지만 정민기의 환상적인 선방에 막혔다. 이후 아산의 공세가 이어졌지만 정민기를 쉽게 뚫지 못했다. 물론 아산은 딱 한 번 정민기를 공략했다. 후반 11분 아산 주세종의 재치 있는 프리킥 슈팅이 안양의 골망을 갈랐다. 하지만 그것이 전부였다.

경기 후 안양 정민기는 그라운드를 돌며 팬들에게 인사를 했다. 그 와중에 정민기의 눈시울은 붉어져 있었다. 눈물도 조금씩 흘러 내렸다. 눈물의 의미는 대충 짐작할 수 있었다. 2018년 안양에 입단해 프로에 입문한 정민기는 이날 경기까지 2년 동안 딱 네 경기에 출전했다. 이번 아산전은 그의 올 시즌 첫 번째 경기였다. 지난해에는 세 경기에 출전했다. 마지막 경기는 2018년 5월 20일 광주FC와의 경기였다. 이 때 안양은 3-2로 승리했다.

<스포츠니어스>와 만난 안양 정민기 또한 비슷한 이야기를 했다. 그는 눈물에 대해 "정말 경기를 뛰고 싶었는데 그동안 뛰지 못했다"면서 "내가 약 1년 만에 뛰었다. 정말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열심히 준비했다. 그리고 경기가 잘 끝났다. 대승으로 마무리됐다. 너무나도 기쁠 수 밖에 없었다. 내가 뛰고 팀이 이겼으니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그래서 기쁨의 눈물이 나도 모르게 나오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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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민기는 한 가지 아쉬움을 가지고 있었다. 실점이었다. 그는 "수비수 형들이 워낙 잘해줘서 공이 내게 잘 오지 않았다"라고 하면서도 "하지만 후반전에 프리킥 실점 상황은 나의 집중력이 떨어져서 발생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 자신을 평가 한다면 10점 만점에 7점 정도 주고 싶다"라고 밝혔다.

1년 넘게 기다린 끝에 선 그라운드는 정민기에게 감동이었다. 그는 "기회를 주신 감독님과 코칭스태프에게 감사할 수 밖에 없다"면서 "나는 (양)동원이 형 뒤에서 받치는 두 번째 골키퍼다. 나는 정말 뛰고 싶지만 동원이 형이 워낙 잘하지 않는가. 기다리면서 준비 열심히 해 기회가 왔을 때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는 수 밖에 없다. 이번 경기에서 그랬던 것 같다"라고 회상했다.

정민기의 복귀를 팀 동료들이 축하하는 것일까. 이날 안양은 무려 네 골을 터뜨리며 K리그2의 강호 아산을 4-1로 대파했다. 정민기 역시 "복귀전에서 대승을 거두게 해준 선수들에게 감사하다"면서 "같이 뛰어준 형들과 (조)규성이를 비롯한 동생들에게 너무나도 고맙다. 그리고 동원이 형에게도 고맙다. 정말 배울 점이 많은 형이다. 언젠가는 동원이 형 같은 골키퍼가 되고 싶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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