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1 현장] ‘상남자’ 수원삼성 홍철, “노동건 세게 안 밀면 내가 밀려”

홍철-노동건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스포츠니어스|인천=명재영 기자] 홍철은 역시 상남자였다.

10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19 20라운드 인천유나이티드와 수원삼성의 경기가 수원의 3-2 승리로 끝났다. 수원은 타가트의 2골과 구대영의 1골 1도움 맹활약에 힘입어 후반전 구자룡의 퇴장으로 인한 수적 열세를 극복하고 두 골에 그친 인천을 제압하며 승점 3점을 따냈다.

수원의 왼쪽 수비수 자리는 홍철이 꽉 잡고 있다. 그동안 이렇다 할 대체 자원이 눈에 띄지 않아 홍철이 혹사에 가까운 일정을 소화했다. 지금까지는 잘 버텨왔지만 여름이 되면서 홍철에게도 한계가 왔다. 체력 소진과 부상이 겹친 것이다. 홍철은 이임생 감독에게 처음으로 휴식을 자진 요청했다. 이 자리에는 오른쪽 수비수로 분류되는 구대영이 대신 나섰다.

불가피한 상황에서 백업으로 나선 구대영이 1골 1도움 맹활약을 펼치면서 홍철은 완전한 휴식을 기대했지만 마음대로 되는 일은 없었다. 구대영이 하프타임에 허벅지 부상을 호소한 것이다. 결국 홍철은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교체로 경기에 투입됐다. 후반 16분 중앙 수비수 구자룡이 퇴장당하면서 인천의 총공세가 펼쳐졌지만 무난한 활약으로 승리를 지켜냈다.

이날 홍철은 경기력보다 선수들 간의 충돌 장면에서의 행동으로 큰 주목을 받았다. 후반 37분 수원 노동건 골키퍼와 인천 명준재가 충돌하는 상황이 펼쳐졌다. 순간적으로 크게 분노한 노동건은 명준재에게 전속력으로 달려가며 대형 사고가 터질 뻔했다. 소방수는 홍철이었다. 홍철은 달려가는 노동건을 몸으로 막아낸 뒤 목을 손으로 잡으며 노동건을 밀쳐냈다. 얼핏 보면 노동건과 홍철이 싸우는 것 같은 모양새였다.

결과적으로 홍철의 이 행동은 득점만큼이나 수원에 소중했다. 노동건이 명준재에게 물리적으로 큰 충격을 가했다면 퇴장까지도 나올 수 있었다. 한 명이 이미 퇴장당한 상황에서 교체 카드까지 모두 사용한 수원이 골키퍼까지 잃는다면 역전은 불 보듯 뻔한 일이었다.

홍철은 경기 후에 “(동건이가) 워낙 크기 때문에 그렇게밖에 말릴 수 없었다”며 “대충 막으려고 했으면 아마 내가 뒤로 밀려나서 넘어졌을 것”이라며 재치있게 상황을 설명했다. 홍철은 이어 “경기장에서 싸우는 걸 싫어한다. 많은 팬이 보고 있는데 선수들끼리 싸우면 안 된다. 같은 팀인데 세게 밀어서 미안하긴 하지만 선배로서 그런 행동을 제지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한편 홍철은 오는 26일에 펼쳐지는 팀 K리그와 유벤투스와의 친선경기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홍철은 “솔직히 말하면 쉬고 싶은 생각이 있다”며 체력 부담을 재차 호소했다. 그러나 역시 선수는 뛰고 싶은 법이다. 이미 본인에게 한 표를 행사한 홍철은 “지금 ‘슈퍼맨이 돌아왔다’의 박주호 아빠에게 밀려난 것을 알고 있다. 수원 팬들은 어서 저에게 표를 던져달라”며 웃었다. 홍철은 과연 호날두와 그라운드에서 마주칠 수 있을까. 선발 결과는 오는 16일에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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