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니어스|안양=전영민 인턴기자] 이흥실 감독을 선임하며 체질 개선에 나선 대전이 첫 경기를 마무리했다.

대전시티즌은 8일 안양종합운동장에서 FC안양과 하나원큐 K리그2 2019 18라운드 원정 경기를 치렀다. 이날 경기는 대전에 특별했다. 바로 팀에 새롭게 부임한 이흥실 감독이 대전에서 치르는 첫 경기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날 대전은 안양에게 1-2로 패배하며 시즌 네 번째 승리 기회를 다음으로 미루게 되었다.

올 시즌 대전은 극심한 부진에 빠져있다. 리그 18경기를 치른 현재 대전(승점 13점)은 3승 4무 11패의 기록으로 꼴찌 서울 이랜드(승점 8점)에 승점 5점 앞선 9위에 위치해있다. 특히 공격력이 심각하다. 대전은 이번 시즌 18경기에서 단 12골만을 득점하며 K리그2 최소 득점 팀에 자리잡고 있다. 최하위 서울 이랜드도 대전보다 5골 많은 17득점을 기록하고 있을 정도다.

그간 대전은 K리그에서 가장 많은 문제를 일으킨 팀 중 하나였다. 그야말로 대전에는 바람 잘 날이 없었다. 과거 수많은 구설에 휩싸였던 대전은 올 시즌에는 신인 선수 공개테스트에서 점수표가 조작되었다는 의혹에 휩싸이며 또다시 팬들을 실망시켰다. 이 사건으로 인해 김종천 대전시의장이 경찰에 입건됐고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된 고종수 감독이 전격 경질됐다.

끝없는 구설과 방황에 팬들도 떠났다. 과거 대전은 '축구특별시'라는 별칭을 갖고 있을 정도로 축구 열기가 대단한 도시였다. 대전의 서포터즈 퍼플크루는 매 경기마다 대전월드컵경기장 골대 뒷편을 가득 채웠다. 팬들의 응원을 힘에 업은 대전은 지난 2014시즌에는 K리그2 우승을 차지하며 K리그1 승격을 확정짓기도 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수많은 잡음들이 계속됐고 대전은 많은 팬들에게 'K리그의 문제아'로 낙인찍혔다. 이후 한없이 추락을 거듭한 대전은 결국 이제는 많은 사람들의 관심에서 벗어난 '그들만의 팀'이 되어버렸다. 대전시티즌은 분명 축구 팀이지만 축구가 중심이 아니었다. 구단 내의 이권을 둘러싼 정체 모를 사람들의 싸움만이 이어졌다. 매년 60억원에서 70억원에 가까운 세금이 대전 구단에 쓰였기에 대전은 '세금 낭비의 주범'이라는 비난 역시 피할 수 없게 되었다.

대전에 새롭게 부임이 한 이흥실 감독 역시 이 같은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8일 안양과 경기 전 만난 이흥실 감독은 "과거 이관우와 김은중이 있던 시절 대전은 잘 나가던 팀이었다. 그 시절 모습을 다시 한 번 재현하기 위해서는 모두가 노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전이 팬들에게 사랑받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 그간 구단을 둘러싼 잡음이 많았는데 구단 구성원들 모두가 노력을 해야 한다고 본다"며 부임 후 느낀 대전에 대한 생각을 전했다.

이날 대전의 원정석에는 약 20명 가량의 원정 팬들이 자리했다. 하지만 눈에 띈 것은 열정적인 대전 서포터들의 모습이 아닌 그들이 내건 걸개였다. '시민에 의한, 시민을 위한, 시민의 구단 대전시티즌'이라는 팬들의 걸개는 많은 것을 의미하는 듯 했다. 과연 매년 148만 대전 시민의 혈세로 운영되고 있는 대전 구단은 단 한 번이라도 '시민'이라는 의미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해본 적이 있을까.

대전 공식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인상적인 문구를 볼 수 있다. 대전 구단은 팀 앰블럼에 들어간 세 가지 색깔을 소개하며 보라색은 '150만 대전 시민의 심장 박동이 함께 함을 의미한다', 또한 노란색은 '축구와 함께 밝고 건강하게 자랄 대전의 어린이들과 대전의 밝은 미래를 상징한다'며 구단을 소개하고 있다. 과연 대전은 이번에는 정말로 '시민에 의한, 시민을 위한, 시민의 구단'이 될 수 있을까. 이흥실 감독 선임과 함께 변화를 맞이한 대전을 향해 축구 팬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henry412@sports-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