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니어스 | 수원=임형철 기자] 제주유나이티드 아길라르가 팀이 위기에 놓인 상황에서 매 경기 갖게 되는 부담을 언급했다.

제주유나이티드는 7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19 19라운드 경기에서 수원삼성블루윙즈에 0-2로 패했다. 제주는 코스타리카 대표팀의 일원으로 2019년 CONCACAF 골드컵 일정을 마친 뒤 돌아온 아길라르를 선발로 투입하는 강수를 뒀지만 수원의 골문을 여는 데 실패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제주는 수원전 패배로 리그 무승 행진을 6경기째로 늘렸다.

아길라르는 경기 후 가진 인터뷰에서 "현재 팀 전체가 상황이 좋지 않다. 매 경기가 쉽지 않게 느껴진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특히 골드컵을 위해 대표팀에 차출된 동안 제주의 분위기가 좋지 않았던 것이 마음의 짐이 됐다. 아길라르는 "골드컵 대회에 임하는 동안에도 제주 소식을 놓치지 않았다. 맨날 네이버에 들어가 팀을 응원했다"며 "늘 좋지 않은 소식이 들려와 마음속 아쉬움이 컸다"고 전했다.

아길라르의 코스타리카는 골드컵 8강전에서 멕시코와 만나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아쉽게 패했다. 당시 두 팀은 120분 동안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지만 코스타리카 6번째 키커 케이셔 풀러의 실축으로 승부차기에서 5-4로 승부가 갈렸다. 코스타리카를 꺾은 멕시코는 4강에서 아이티를 물리친 뒤 미국과의 결승전을 앞둔 상태다.

코스타리카도 멕시코만 잡았다면 충분히 결승까지 내다볼 수 있었기에 아쉬움이 클 법했다. 당시 두 번째 키커로 나서 킥을 성공한 아길라르는 "7만 5천 명 멕시코 팬들에게 둘러싸여 있었다. 상상이나 가는가? 부담감이 상당했다"며 "우리 팀 선수들 모두가 부담감을 강하게 느꼈다. 거기서 승부가 갈렸다고 본다"고 패인을 짚었다.

하지만 아길라르는 제주에서 느끼는 부담감도 골드컵 8강전 승부차기에서의 느낌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물론 두 상황에서 느껴지는 부담감의 종류는 다르다"고 말하면서도 "제주에서의 책임감도 이와 다르지 않다. 팀이 위기에 놓여 있고 내가 잠시 자리를 비운 적이 있어 더 그런 거 같다. 훈련에 최대한 집중해 동료들과 힘을 합쳐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힘쓰겠다"고 다짐했다.

아길라르가 제주에서 효과적인 활약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최윤겸 감독이 언급한 마그노와의 동선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급선무다. 최윤겸 감독은 경기 후 가진 인터뷰에서 "아길라르와 마그노의 공존이 숙제다. 오늘 모처럼 시도했는데 아직 완전해보이지는 않는다"며 "팀이 좀 더 균형을 맞추려면 분명 공존을 해야한다. 마그노의 위치를 측면으로 세우던지 해서 두 선수의 효과적인 공존을 이룩하기 위한 방법을 물색해야 한다"고 문제를 짚었다.

아길라르도 이에 공감하는 반응을 보였다. "사실 나는 마그노와 호흡이 괜찮다고 생각한다. 마그노는 경험도 많고 좋은 선수다. 같이 뛰는 게 즐겁다"라고 말한 그는 "이 문제 때문에 잠시 선발로 뛰지 못했다는 것도 알고 있다. 감독님께서 내가 이해할 수 있도록 최대한 배려해주셨다. 우리 사이에서 최고의 성과가 나올 수 있도록 팀으로서 더 힘 써보겠다"고 생각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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