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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서울월드컵경기장=홍인택 기자] 순한 외모와는 다르게 사냥꾼의 기질이 담겨있다. 김지현은 사냥꾼의 모습을 보이며 이날도 두 골을 기록했다.

강원FC는 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19 19라운드 FC서울과의 경기에서 2-2 무승부를 거뒀다. 이날 경기에서 강원은 서울 박동진에게 선제골을 실점했으나 김지현이 연달아 두 골을 터뜨리면서 역전에도 성공했다. 강원은 조영욱에게 후반 동점골을 내주며 아쉽게 무승부를 거뒀다.

김지현은 지난 5월 29일 열렸던 전북현대와의 경기에서 선발로 뛴 이후 네 경기 연속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전북을 침몰시키고 서울과 제주를 상대로 뽑아냈던 득점 흐름도 지난 5월 19일 성남전이 마지막이었다.

김지현은 이날 오랜만에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정조국과 함께 전방에서 호흡을 맞췄다. 끊임없이 상대 수비가 커버하지 못하는 공간을 찾아 들어가며 득점 기회를 노렸다. 그리고 결국 본인이 팀의 두 골을 해결하며 이번 시즌 처음으로 두 골을 기록했다.

경기를 마친 김지현은 "이길 수 있었던 상황이었는데 못 이겨서 너무 아쉽다. 서울이 운이 좀 더 좋았던 거 같다"라면서도 "그래도 비겨서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최근 선발로 나서지 못했는데 선발이든 후반 교체로 들어가든 내 임무를 충실히 하면 좋은 상황이 올 거라고 생각했다. 오랜만에 선발로 들어갔는데 두 골이나 넣어서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아쉬운 결과 속 밝은 면을 이야기했다.

그동안 선발로 나서지 못했던 점에 대해서는 "오랜만에 선발로 뛰어서 긴장도 되고 부담감이 있었는데 빨리 잊으려고 했다. 훈련하면서 집중했던 것 같다"라며 "정조국과 제리치, 제가 각자 잘하는 게 있다. 서로 장점이 다르다. 같은 포지션이긴 하지만 항상 첫 번째로 우선시 되는 건 팀이다. 두 선수와 경쟁한다는 건 제 생각에는 거리가 조금 있는 것 같다"라고 전하며 팀에 녹아드는 모습을 보였다.

최근 강원은 김병수 감독의 전술 이야기로 뜨겁다. 김지현은 일명 '병수볼'로 불리는 김병수 감독의 전술 형태에 마무리를 지어줄 수 있는 선수로 꼽혔다. 김병수 감독의 선수들은 모두 "축구를 다시 배우고 있다"라며 비슷한 말을 한다. 김지현도 마찬가지다. 그는 "저는 아직 멀었다고 생각한다. 새롭기도 하고 재밌기도 하다. 어렵기도 하다. 감독님께서 추구하는 축구를 이해는 하고 있는데 이해한다고 잘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라면서도 "그래도 조금씩 계속 하다 보면 적응도 되고 적응 과정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상황이 나온다. 하다 보면 더 잘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김지현은 특히 기회에 강하다. 이날도 오랜만에 잡은 선발 기회를 살리면서 두 골에 성공했다. 김지현의 득점 장면도 마찬가지다. 앞에서 열심히 뛰면서도 결정적인 득점 순간에는 귀신같이 사라졌다가 귀신같이 나타나 골을 기록하곤 한다. 김지현은 "공간으로 들어가는 움직임은 자신 있다. 매 순간 기회를 노리는 것 같다. 부지런히 뛴다면 분명 좋은 기회가 올 거라는 생각이다. 오늘도 그렇게 뛰어서 좋은 결과가 있었던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오늘도 감독님께서 딱히 주문하시는 내용은 없었다. 그래도 항상 하시는 말씀이 있다. 첫 번째 기회에서 슈팅하라는 이야기를 가장 많이 듣는다. 그 다음은 마음 편하게 하라는 이야기를 많이 듣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김지현은 "팀이 계속 좋은 위치에 있다고 생각한다. 경기를 치를 때마다 잘하고 있는 것 같다"라면서 "더 높이 올라가는 게 제 목표다. 지금 위치가 좋고 경기를 잘하고 있다고 해도 안주하지 않을 생각이다. 더 높이 올라가는 게 목표다"라며 당찬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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