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의 월드컵은 사실상 막을 내렸다. ⓒ FIFA World Cup 페이스북

[스포츠니어스|이정원 인턴기자] 메시가 침묵했다.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우승컵을 들고 싶어하던 메시는 다시 한 번 좌절했다.

아르헨티나는 3일 오전 9시 30분(한국 시각) 브라질 벨루오리존치의 미네이랑 경기장에서 열린 코파 아메리카 2019 4강전에서 제수스와 피르미누에게 연속골을 내주며 브라질에 0-2로 패했다. 브라질은 칠레-페루의 승자와 코파아메리카 우승컵을 놓고 다툰다.

메시는 이번 대회가 특별했다. 그는 아직까지 월드컵은 물론 대륙권 대회인 코파아메리카에서도 우승컵을 들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는 2007년 대회를 시작으로 코파아메리카에 총 네 번 출전했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 결승전 스페인전 패배처럼 코파아메리카에서도 준우승만 3회였다.

메시만큼이나 아르헨티나도 우승컵이 간절했다. 아르헨티나는 1993년 코파아메리카 이후 단 한 번도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컵을 들지 못했다. 메시의 라이벌 호날두가 포르투갈을 메이저 대회 우승 두 번 시킨 것에 비하면 자존심이 상할 법 했다.

그렇다 보니 아르헨티나 리오넬 스칼로니 감독은 다수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메시 활약에 만족한다. 선수들도 메시를 너무 좋아해 '메시를 위해서라도 우승하고 싶다'라는 말을 종종 한다"라고 할 정도로 메시를 위해, 아르헨티나를 위해 우승컵을 들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4강전이 시작되자 아르헨티나는 브라질에 철저히 밀렸다. 전반 19분 만에 제주스에게 선제골을 허용했다. 메시는 2선뿐만 아니라 중원까지 내려가며 폭넓은 움직임을 보여줬지만 다른 선수들과의 호흡이 미흡했다.

아르헨티나는 후반 들어 앙헬 디마리아와 로 셀소까지 투입하며 공격의 힘을 줬지만 오히려 브라질의 역습 한 방에 다시 당했다. 후반 26분 재치 있는 드리블로 수비를 뚫고 페널티 지역 안쪽까지 들어간 제주스가 피르미누에게 완벽한 패스를 줬고 피르미누는 침착하게 넣었다.

아르헨티나는 그대로 무너졌다. 아르헨티나는 이후 만회골도 넣지 못했고 경기는 2-0 브라질의 승리로 끝났다. 경기 종료 후 메시는 한참 동안 경기장을 떠나지 못하고 결승 진출을 자축하는 브라질 선수들의 모습을 그저 멍하니 바라만 보고 있었다.

메시와 아르헨티나의 코파아메리카 여정은 이렇게 끝났다. 메시는 조별리그에서 페널티킥 한 골을 넣는 데 그쳤고 이후 토너먼트에서는 공격포인트를 올리지 못했다. 통산 15회 우승에 도전했던 아르헨티나와 메시는 언제쯤 코파아메리카 우승컵을 들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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