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AR 판정 오심 논란, 그 다음 단계 또한 공정해야 한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스포츠니어스|조성룡 기자] 이번에도 오심이 등장했다.

지난 3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19 18라운드 FC서울과 울산현대의 경기에서 후반 32분 페널티박스 안에 있던 서울 수비수 김원식의 손에 공이 맞았다. 울산 선수들은 파울이라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VAR 판독에서도 파울이 아니라는 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한국프로축구연맹(이하 연맹)은 2일 주간 브리핑을 통해 이 부분이 오심이었다고 인정했다.

축구에서 심판의 오심은 드문 일이 아니다. 심판도 사람이기 때문이다. 언제나 늘 정확하게 판정할 수 없다. 그래서 월드컵 등 굵직한 국제 메이저 대회에서도 오심 논란이 일어난다. 오심을 줄여보자고 그 보수적인 축구계는 VAR이라는 전자기기를 들여오기도 했다. 축구는 스포츠다. 스포츠에는 심판이 있다. 그리고 심판이 사람인 이상 오심은 필연적으로 따라온다.

오심 논란의 핵심은 공정성에 대한 문제다. 그래서 표현의 자세한 내용을 떠나 연맹이 발빠르게 오심을 인정한 것은 다행스러운 부분이다. 적어도 잘못한 부분에 대해서 인정한다는 것은 공정성이 조금이나마 덜 훼손될 수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팬들의 의구심을 갖게 되고 심판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지는 것은 무엇으로도 막을 수 없다. 오심으로 인해 ‘피해’가 생기기 때문이다.

취재를 다니면서 수많은 축구 관계자들에게 판정에 관한 하소연을 듣는다. 그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은 비슷하다. “심판의 자질이 부족해 ‘못’보는 것이면 이해할 수 있다. 바라는 것은 잘 봐달라는 것이 아니라 공정하게 판정해달라는 것이다.” 맞는 말이다. 아마도 전부는 아니지만 상당수의 사람들이 이와 같은 생각을 할 것이다. 결국 판정의 핵심은 신뢰에 기초한 공정성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신뢰도 하락 등을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물리적으로 승점을 보상하는 등의 뜬구름 잡는 이야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물론 지금도 오심을 범한 심판에 대해서는 배정정지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 오심에 대해서는 심판이 가해자가 되고 경기장 안의 구성원들이 피해자가 되는 프레임이 구성된다. 그리고 연맹은 가해자에게 조치를 취한다.

현재의 상황을 보면 여기에서 문제가 생긴다. 피해자가 느끼기에는 가해자에 대한 합당한 처벌이 내려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 감독은 사석에서 이렇게 말하기도 했다. “심판들은 오심을 저지르면 배정정지가 되거나 하부리그 등으로 내려간다. 그리고 다시 올라오면 끝이다. 하지만 감독이나 선수, 구단은 그 한 경기에 생계가 위협받을 수 있다. 솔직히 이것은 불공평하다.” 가해자에게는 감봉 수준의 징계지만 피해자는 오히려 해고를 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팬들의 심리적 박탈감 등으로 K리그에 전체적인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물론이다.

이번에도 비슷한 분위기는 형성되고 있다. 연맹은 해당 심판을 배정정지 등의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정확한 대처 내용은 아직 미정이라고 말을 아꼈다. 여기서 다시 한 번 오심을 저지른 심판에 대한 대처에 공정성 논란이 일고 있다. 제 식구 감싸기 또는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이는 곧 판정의 신뢰도가 떨어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앞으로도 오심은 계속해서 발생할 것이다. 우리는 지금 첨단 기술인 VAR을 도입하고도 오심이 생기는 상황을 목격하고 있다. 오심을 줄일 수는 있지만 완벽히 차단할 수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있다. 그렇다고 오심으로 인해 발생하는 피해들을 마냥 손 놓고 바라볼 수는 없다. 피해가 생기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피해를 최소화 시킬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그리고 피해로 인한 심리적 박탈감을 줄여야 한다. 그래야 K리그가 건강하게 움직인다.

일종의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서로가 이해할 수 있는 조치와 보완책이 나와야 한다. 심판의 자질 향상을 위한 노력 또한 계속해서 이어져야 한다. 원론적인 이야기지만 할 수 있는 이야기는 이것 밖에 없다. 최근 대한축구협회가 심판과의 토크 콘서트를 개최했고 한국프로축구연맹이 꾸준히 심판 간담회를 열며 심판계와 외부 구성원의 소통에 나서고 있다. 이는 바람직하다. 하지만 더 개방되고 더 솔직해야 한다. 그리고 더 엄격해야 한다.

계속해서 말하지만 스포츠의 핵심 가치는 공정성이다. 공정한 룰 속에서 공정한 경쟁을 하는 것이 스포츠가 존재하는 이유다. 하지만 오심 이후에 대한 대처 또한 공정했는지 고민해야 한다. 마케팅과 홍보, 다 좋다. 하지만 근본적인 가치인 공정성이 흔들리면 스포츠는 위기가 찾아올 수 밖에 없다. 판정도 공정해야 하지만 그 다음 또한 공정해야 한다.

wisdragon@sports-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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