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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안산=이정원 인턴기자] 안산이 길고 길었던 서울E전 무승 행진을 깼다.

안산그리너스는 29일 안산 와~스타디움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2 2019 17라운드 서울이랜드FC전에서 전반 7분 상대 수비수 이병욱의 자책골에 힘입어 1-0으로 승리했다. 안산은 창단 후 처음으로 서울E를 꺾었다. 이날 승리로 승점 24점을 기록한 안산은 한 경기를 더 치른 상황에서 FC안양(승점 22점)을 제치고 6위에서 5위로 올라섰다.

안산은 이날 승리로 최근 네 경기에서 3승 1무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이어가게 됐다. 사실 이날 안산 입장에서 서울E전은 중요했다. 그 이유는 안산은 서울E만 만나면 약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역대 전적 4무 5패로 창단 후 지금까지 서울E를 상대로 승리를 거둔 적이 없다. 심지어 올 시즌 첫 번째 맞대결에서도 0-1로 끌려가다 후반 51분 터진 최호주의 동점골로 겨우 무승부를 거둘 수 있었다.

반대로 서울E는 안산에 강한 모습을 보였다. 다른 팀에게는 약한 모습을 보여도 안산에는 천적의 모습을 보였다. 서울E가 현재 K리그2 팀 중에서 상대 전적 우위를 갖고 있는 팀은 안산과 더불어 부천FC1995(8승 3무 7패)밖에 없다. 서울E는 지난 부천전에서 2-3 패배를 기록하긴 했지만 막판 집중력을 발휘하며 끝까지 상대를 압박했다. 그만큼 서울E는 상대 전적 우위를 점한 팀에게는 밀리지 않은 모습을 매번 보였다.

이날 맞대결을 앞두고 만난 두 팀의 수장들도 상대전에 남다른 의미를 부여했다. 묘한 긴장감이 흘렀다. 안산은 최근 분위기를 이어가면서 상대전 첫 승리를, 서울E는 천적의 모습을 이어가면서 11경기 연속 무승(2무 9패) 행진을 끊기를 희망하고 있었다.

경기 전 안산 임완섭 감독은 "서울E전 징크스를 이제는 끊어야 되지 않을까. 징크스는 깨라고 있는 것이다”라며 “선수들도 마음속으로는 알고 있을 것이다. 필히 이겨야 하는 것을. 최근 잘 하고 있지만 이날은 방심 아닌 방심을 주의했으면 좋겠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서울E 우성용 감독대행도 "우리가 상대에게 강한 모습을 지금까지 보여왔다. 최근 분위기가 좋지 않지만 이날 좋은 경기를 펼쳐 안산에 대한 기분 좋은 징크스를 이어갔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막상막하가 될 줄 알았던 두 팀의 경기는 전반 초반부터 한 쪽으로 치우쳤다. 안산이 자신들의 페이스로 경기를 이어갔고 전반 7분 만에 선제골을 넣었다. 행운이 따른 골이었다. 박진섭이 올린 코너킥이 서울E 수비수 이병욱의 머리에 맞고 그대로 서울E 골문으로 들어갔다. 이후 안산은 경기 주도권을 잡았다. 김진욱과 빈치씽코, 마사의 연속 슈팅이 이어졌고 서울E의 수비진은 이를 막는 데 급급했다.

공격뿐 아니라 수비도 완벽했다. 전반 37분까지 서울E에 슈팅을 단 한 개도 허용하지 않았다. 폴란드에서 돌아온 황태현은 오른쪽 측면을 지배했으며 이인재-최명희의 중앙 수비 라인도 빈틈을 허용하지 않았다. 전반 38분 쿠티뉴의 헤딩슛이 유일한 서울E의 전반전 슈팅이었다. 그야말로 전반전을 완벽하게 주도했다.

안산은 후반전에도 경기의 분위기를 주도했다. 후반 시작과 함께 장혁진과 이인재가 연이어 슈팅을 시도하며 서울E를 압박했다. 교체 투입된 파우벨과 방찬준도 공격진에 힘을 보탰다. 수비는 견고했다. 서울E가 비집고 들어갈 틈을 전혀 주지 않았다.

후반 중반 김민균에게 연속 슈팅을 허용한 것을 제외하고는 철저하게 서울E의 공격을 방어했다. 경기는 1-0 안산의 승리로 끝났다. 12개라는 슈팅 수에 비해 득점이 터지지 않은 게 아쉬운 부분이지만어찌 됐든 서울E전 징크스를 털어내며 상위권 도약을 위한 계기를 마련했다.

서울E전 징크스를 깬 안산은 오는 7월 6일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광주FC와 경기를 갖는다. 광주는 K리그 통틀어 유일하게 무패를 달리고 있는 팀이다. 광주는 안산과 서울E전과 마찬가지로 동시간대 열린 대전시티즌과의 경기에서 펠리페의 결승골로 1-0으로 승리했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광주가 안산보다 앞서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안산이 '서울E 징크스'를 깬 좋은 분위기를 이어간다면 광주전 반전도 노릴만하다. 시즌 개막 전 "플레이오프 진출이 목표"라고 말하던 안산이 이번에는 광주의 무패 행진을 깰 수 있을까. 서울E전 마음가짐이라면 반전을 이뤄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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