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니어스|춘천=조성룡 기자] 강원FC 골키퍼 이광연에게는 많은 것을 배운 시간이었다.

23일 춘천 송암스포츠타운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19 강원FC와 포항스틸러스의 경기에서 강원은 전반전 2실점을 비롯해 후반에 두 골을 추가로 내주며 0-4로 끌려갔지만 이후 후반 25분부터 시작된 조재완의 골을 시작으로 후반 추가시간 정조국의 골까지 무려 다섯 골을 몰아 넣으며 5-4 대역전극을 완성했다. 믿을 수 없는 경기가 벌어졌다.

이날 강원 이광연은 정말 잊을 수 없는 데뷔전을 가졌다. 경기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강원 이광연은 "일단 돌아오자마자 바로 선발 기회를 얻었는데 내게는 정말 독이 되고 약이 된 경기였다"면서 "성장하는데 있어 첫 경기에서 이렇게 경기를 했다는 것은 내게 굉장히 큰 성장 기회를 얻었다고 생각한다"라고 경기 후 소감을 밝혔다.

전반전 45분이 끝났을 때 이광연은 이미 2실점을 기록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에게는 45분이 더 남아 있었다. 그는 당시를 회상하며 "추가 실점을 하지 않으려고 계속 노력했다"면서 "어떻게 골을 먹더라도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하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내가 무너지면 수비수들이 흔들릴 수 있기 때문에 안정감이 있어야 더 뛰어주니까 끝까지 무너지지 않으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라고 회상했다.

이광연을 가장 괴롭혔던 존재는 포항 완델손이었다. 이날 경기에서 완델손은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펄펄 날았다. U-20 월드컵 상대와 비교하는 질문에 이광연은 "U-20 월드컵은 우리 또래 선수들 밖에 없다"면서 "완델손은 경험 많은 선수다. 프로 경기도 많이 뛰었다. 어려운 부분은 당연히 있을 수 밖에 없다. 실제로 완델손의 슈팅은 어려웠던 것 같다"라고 평가했다.

경기 후 강원 김병수 감독은 웃으면서 이광연에 대해 "약간 쫄았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 이야기를 전하자 이광연 또한 웃으면서 "경기 초반에는 긴장해서 약간 그랬던 것 같다"라고 말하며 "후반전에 돌입하면서 '프로는 내가 생각했던 것과 다를 게 없다'라고 생각했다. 실제로 그랬다. 훈련장에서 더 운동하고 고쳐야 할 부분을 고친다면 더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광연은 웃었지만 사실 경기 때는 눈물도 살짝 흘렸다. 그는 "끝나기 전에 눈물이 났다"면서 "일단 모든 실점은 내 잘못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마지막에는 내 책임이기 때문이다. 골키퍼 때문에 많은 실점을 한 상황에서 형들이 한 발짝이 아니라 두세 발짝을 더 뛰어서 경기를 뒤집었다. 정말 고마웠고 뒤에서 지켜보면서 미안했다"라고 토로했다.

이제 강원 이광연은 험난한 프로 경쟁을 헤쳐나가야 한다. 팀 내 경쟁 상대는 무려 열여섯 살이 더 많은 김호준이다. 마지막으로 "이렇게 많이 실점한 만큼 배운 것이 많다. 내가 하지 말아야 할 것도 알았고 훈련장에서 어떤 훈련을 더 해야 할지 알았다"라고 말한 이광연은 "(김)호준이 형과는 재미있게 훈련하고 있다. 하지만 훈련은 훈련이고 경쟁은 경쟁이다. 선택은 감독님이 하지만 내가 보여줄 수 있는 것은 최대한 보여주도록 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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