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니어스|춘천=임형철 기자] 베테랑 정조국이 들어오자 강원FC의 경기가 풀렸다.

강원은 23일 춘천 송암스포츠타운 주 경기장에서 열린 포항스틸러스와의 하나원큐 K리그1 2019 17라운드 경기에서 5-4로 승리했다. 후반 25분까지 4실점을 내주며 0-4로 끌려가던 강원은 이후 25분 동안 5골을 터트리며 기적을 연출했다. 정조국은 후반 45+6분 팀의 다섯번째 골을 터트리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경기가 바뀌기 시작한 첫 번째 상황은 정조국의 교체 투입이었다. 후반 12분 완델손에게 네 번째 실점을 허용하며 0-4로 끌려간 강원은 곧이어 제리치 대신 정조국을 투입하며 변화를 꾀했다. 정조국이 투입된 뒤 일방적으로 경기를 풀어간 강원은 흐름을 살려 득점 행진을 이어갈 수 있었다. 변화의 중심에 정조국이 있었던 셈이다.

경기 후 정조국은 교체 투입 당시의 상황을 소개했다. 정조국은 "실점이 연달아 나오니 선수들이 주눅 들어 있는 모습이 보였다. 투입된다면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이 뭔지 고민했다"며 "일단 많이 움직여서 숨통부터 트이게 하자고 다짐했다. 포항 선수들이 지쳐있는 것도 눈에 들어왔다. 일단 동생들을 독려하고 내가 누구보다 많이 뛰기 시작하면 희망이 있을 거라는 생각만 했다"고 설명했다.

약 40분가량 경기장 이곳저곳을 누비며 성실히 볼 간수, 연계를 도와준 정조국은 종료 직전인 후반 45+6분 기어코 골을 터트리는 데 성공했다. 이는 정조국의 이번 시즌 마수걸이 골이기도 했다. 정조국은 골이 터진 상황에 대해 "극장골이라는 느낌보다 '드디어 내가 잘하는 일, 내가 제일 좋아하는 일을 해내는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며 "이번 골을 계기로 앞으로 경기에 더 집중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정조국은 역전승의 공을 팀원 모두에게 돌렸다. "나의 활약이나 골에 집중할 필요 없다. 팀원 모두가 포기하지 않았다는 게 중요하다"고 입을 연 그는 "하지만 기뻐만 할 수는 없다. 이런 경기에서는 좋은 점, 아쉬운 점이 모두 드러나기 마련이다.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야 있지만 동시에 아쉬운 점을 보완하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 팬분들을 위해 더 강해진 모습을 보여드려야 한다"고 오늘 경기를 짚었다.

stron1934@sports-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