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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서울월드컵경기장=이정원 인턴기자] 지난 5월 5일 있었던 올 시즌 리그 첫 번째 맞대결도 흥미로웠지만 이번 맞대결도 긴장감이 넘치는 승부였다. 그 이유는 양팀 합쳐 무려 6골이 터졌기 때문이다.

1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지는 하나원큐 K리그1 2019 16라운드 FC서울과 수원삼성의 경기. K리그 최고의 라이벌전이자 FIFA 선정 ‘세계 7대 더비’에도 뽑힌 바 있는 서울과 수원의 슈퍼매치는 항상 많은 팬들이 운집한다.

또한 경기장을 찾은 팬들의 응원은 선수들에게 큰 힘이 된다. 그만큼 선수들의 집중력도 높아진다. 지난 첫 번째 맞대결을 보면 알 수 있다. 지난 5월 5일 어린이날에 펼쳐졌던 두 팀의 올 시즌 첫 번째 슈퍼매치는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졌다. 당시 경기장에는 유료 관중 24,019명이 입장해 두 팀의 경기를 관전했다.

경기도 그야말로 흥미 그 자체였다. 당시 수원은 데얀의 선제골로 경기의 주도권을 잡았다. 수원의 승리로 경기는 끝날 것 같았다. 하지만 서울에게도 기회가 있었다. 후반 44분 김종우의 태클이 VAR 판독 끝에 파울로 선언되었고 심판은 곧바로 서울의 페널티킥은 선언했다. 하지만 키커로 나선 박주영의 슈팅이 막히며 서울 팬들은 좌절을, 수원 팬들을 환호성을 내질렀다.

그러나 이대로 끝나면 슈퍼매치는 재미없는 법이다. 후반 추가시간 고요한이 노동건의 발에 걸려 넘어지면서 서울이 다시 한 번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이번에도 키커는 박주영이었고 두 번째는 깔끔하게 성공 시켰다. 심판은 페널티킥 이후 경기 종료 휩슬을 불었고 모든 체력을 다 쏟은 양 팀 선수들은 바로 경기장에 누웠다. 쓰러진 선수들을 보고 양팀팬들은 박수로 화답했다.

경기 종료 직전까지 숨 막혔던 첫 번째 맞대결처럼 이번에도 서울월드컵경기장에 많은 팬들이 들어왔다. 갓난 아기부터 시작해 부모님과 함께 입장한 초등학생, 연인, 노부부까지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많은 축구팬들이 두 팀에 경기를 보기 위해 왔다.

슈퍼매치 현장에서 외국인 보는 것은 이제 흔한 일이 되었다. 자신이 서울팬이라고 밝힌 네덜란드 출신의 마믹스(31)씨는 “판타스틱 선수인 박주영의 팬인데 서울이 3-2로 오늘 승리를 거둘 것이다”라고 말하며 슈퍼매치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경기 3일 전부터 예매 티켓이 1만 장을 돌파했으며, VIP 테이블석, 패밀리 테이블석, 스카이라운지 등 고가의 좌석도 이미 매진됐다.

과거 많은 팬들로부터 ‘수비 축구를 한다’, ‘한 골 넣고 잠근다’ 등 비판을 들었던 예년 시즌들에 비하면 올 시즌에는 많은 팬들이 슈퍼매치의 재미를 함께 하고 있는 것이다. 그야말로 과거 ‘슈퍼매치’ 명성을 찾은 것이다.

경기도 화끈했다. 일찌감치 골이 터졌다. 서울이 전반 10분 오스마르의 프리킥을 통해 선제골을 넣었다. 그러자 수원도 5분 뒤인 전반 15분 사리치의 패스를 받은 한의권이 오른발로 방향만 바꾸는 절묘한 슈팅을 날리며 동점골을 넣었다.

전반 초반부터 양 팀의 득점이 터지자 경기장은 후끈 달아올랐다. 패스 미스 하나, 실책 하나에 양팀팬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특히 전반 18분 최성근이 페시치에게 거친 파울, 전반 25분에는 박주영이 양상민에게 위험한 플레이를 범하면서 경고를 받자 경기장의 데시벨은 크게 올라갔으며 후반 4분 데얀의 슈팅이 골대를 맞고 나왔을 때는 모든 팬들이 탄성을 내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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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팬들은 후반전 경기가 자신의 분위기로 이어지자 수원의 공식 응원가인 ‘Despacito’를 열창했다. 이에 뒤질세라 서울의 서포터즈도 자신들의 응원가인 ‘우리에게 승리를’ 부르며 맞대응했다.

그리고 후반 16분 페시치가 득점에 성공하자 모든 서울팬들은 기립해 그의 득점에 박수를 보냈다. 반면, 수원팬들은 침묵했다. 연속해서 서울의 유효 슈팅이 이어지자 서울팬들의 목소리는 더욱 높아졌다. 또한 서울에서 뛰다가 지난해 수원으로 옮긴 데얀이 교체 아웃 될 때는 야유를 쏟아내며 라이벌전의 재미를 배로 증가시켰다.

이후 서울은 오스마르와 페시치의 연속 득점으로 4-1로 달아났다. 서울 최용수 감독은 만세를 불렀고 수원 이임생 감독은 조용히 벤치로 들어갔다. 전반전과는 달리 지친 모습을 보인 수원은 이렇다 할 공격을 펼치지 못했다.

후반 추가 시간 타가트의 만회골이 터졌지만 이미 늦은 시점이었다. 그렇게 경기는 4-2 서울의 승리로 끝이 났다. 서울팬들은 경기 종료 후에도 경기장을 나가지 않았다. 그들은 선수들의 이름을 연호하며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서울 선수들도 홈 팬들에게 다가와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날 경기 유료 관중 총 32,057명이 서울의 승리를 지켜봤다. 이승우도 경기장을 깜짝 방문해 슈퍼매치를 지켜봤다. 양팀 선수들은 이날 여섯 골을 터트리며 U-20 월드컵과 함께 높아진 축구팬들의 눈높이를 맞췄다. 그렇기에 네 골을 넣으며 슈퍼매치 대승을 챙긴 서울 선수들이나 두 골을 넣었음에도 패배를 기록한 수원 선수들도 박수를 받아야 할 경기이다.

승리를 거둔 서울 최용수 감독도 "양팀 다 템포가 좋았다. 이런 경기를 보고 팬들도 즐거움을 가지고집으로 돌아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양팀 선수들을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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