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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성남=김현회 기자] 1983년 멕시코 청소년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인 경남FC 김종부 감독은 이제 자신들이 받았던 오랜 스포트라이트가 정정용호의 어린 선수들에게 돌아가길 바랐다.

15일 성남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19 성남FC와 경남FC의 경기를 앞두고 만난 김종부 감독은 정정용호에 관한 이야기를 꺼냈다. 정정용 감독이 이끄는 U-20 대표팀은 현재 폴란드에서 열리고 있는 2019 U-20 청소년 월드컵에서 기적과도 같은 성과를 내고 있다. 파죽지세로 결승에 진출하며 내일(16일) 우크라이나와 결승에서 격돌한다.

김종부 감독의 감회는 남다르다. 1983년 멕시코 청소년 월드컵 4강을 이끌었던 그는 어린 후배들이 일궈낸 성과가 누구보다도 흐뭇하다. 김종부 감독은 “A매치 휴식기 동안 P급 지도자 교육을 받는 상황이어서 경기를 다 챙겨보지는 못했다”면서 “네게바가 7개월의 재활이 필요한 부상을 당하는 등 경남 감독을 맡은 이후 가장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어 정신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일본전 전반전을 봤고 에콰도르와의 4강전을 쭉 지켜봤다”면서 “우리 때는 체력과 정신력만을 강조하며 4강에 올랐다. 하지만 이번 정정용호 선수들은 다르다. 기술적으로도 세계 수준에서 경쟁할 만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36년 동안 참 많은 게 변했다”고 덧붙였다. 김종부 감독은 “요새 한국의 어린 선수들은 투지뿐 아니라 경기력에서도 돋보이는 결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결승을 앞둔 후배들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김종부 감독은 “우리는 4강에 진출한 뒤 알게 모르게 4강에 만족하는 분위기였다. 선수들도 그랬고 코치진도 마찬가지였다”면서 “결승 진출에 만족하지 말고 자신감 있는 경기를 펼쳤으면 좋겠다. 우승해도 된다”고 웃었다. 정정용호가 우승을 차지하면 국제축구연맹(FIFA)이 주관하는 남자 대회에서 한국 축구 역사상 첫 우승을 차지하게 된다.

그는 “정정용호가 선전하면서 나한테 취재 요청이 많이 왔는데 최대한 응하지 않으려고 했다”면서 “36년 전 우리보다 지금 대회에 나간 선수들에 관한 기사가 더 많이 나왔으면 하는 마음에서 그랬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기자 분들에게 연락이 많이 왔는데 일일이 다 답하지 못해 미안하다”고 전했다.

김종부 감독은 “이제 36년 전 우리는 잊혀져도 된다”며 “2019년 정정용호가 더 많은 이들에게 오래 기억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 성남전이 끝나고 씻고 밥 먹고 창원으로 내려 가야해 아마 버스에서 우크라이나전을 볼 것 같다. 버스에서 열심히 응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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