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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서울월드컵경기장=홍인택 기자] 이정협은 1년 반 만에 가슴에 대한축구협회의 앰블럼을 달았다. 이정협의 긴장을 풀어준 건 '벤투호'를 먼저 경험한 부산아이파크 동료 김문환이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남자축구 대표팀은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이란과 KEB하나은행 초청 축구국가대표팀 친선경기에서 황의조의 선제골에도 곧바로 실점하면서 1-1 무승부를 거뒀다.

이정협은 1년 반 만에 대표팀에 합류했다. 2017년 12월 동아시안컵 이후 처음으로 대표팀의 부름을 받았다. 지난 7일 열렸던 호주전에서는 출전하지 못했으나 이날 경기에서는 후반 38분 황의조 대신 투입되며 의욕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비록 결정적인 기회를 잡지는 못했지만 상대 박스 안에서 공을 살리려는 투지를 보여주며 자신의 역할을 다했다.

이정협으로서는 짧은 출전 시간이 아쉬웠을 수 있다. 황의조 대신 들어간 이정협은 전방에서 의욕이 넘치는 플레이를 펼쳤다. 이정협은 "박스 안에서 한 번 제가 공을 잡았을 때 한 템포 빠르게 슈팅했거나 살짝 걸렸을 때 넘어졌다면 페널티킥을 얻을 수 있는 상황이 있었다. 그 점을 못 살린 게 아쉽다"라며 자신의 플레이에 대한 아쉬움을 함께 전했다.

이정협은 이어 "대표팀에 소집된 것만으로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출전 기회를 주신 감독님께 감사하다. 경기장에서 많이 도와준 동료들에게도 감사하다"라면서 이날 경기 소감을 전했다.

이정협은 오랜만에 대표팀에 합류해 세계적인 공격수들과 함께 발을 맞췄다. 또한 출전 경쟁을 펼친 느낌에 대해서도 "황의조는 워낙 좋은 선수다. 슈팅이나 골 넣는 훈련할 때 확실히 저와는 다른 좋은 장점을 갖고 있었다. 그런 부분을 배우려고 노력했다"라고 밝히면서 주변 동료들의 장점을 흡수하려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1년 반 만에 돌아온 대표팀에서 출전 기회를 얻을 수 있을 지는 미지수였다. 하필이면 파울루 벤투 감독은 이날 경기가 열리기 전날이었던 어제(10일) "대표팀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는 곳이 아니다"라고 발언했다. 그러나 벤투 감독은 이란을 상대하며 후반 막판 이정협을 불렀다. 이정협은 오랜만에 대표팀 경기 출전에 긴장한 모습이었다.

그랬던 이정협의 긴장을 풀어준 건 같은 소속팀 동료 김문환이었다. 김문환은 이정협보다 한참 어리지만 이미 벤투 감독 체제에서 여러 번 출전 기회를 잡았던 선수다. 이정협은 "교체로 들어가려고 준비할 때 (김)문환이가 절 보고 많이 웃더라. 제 표정이 많이 긴장하는 모습이었나보다. 문환이가 웃는 걸 보고 그래도 긴장을 풀 수 있었다"라면서 1년 반 만의 대표팀 출전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벤투 감독을 먼저 체험한 김문환의 조언이 있었느냐는 질문에는 "문환이는 벤투 감독님 스타일을 잘 모르는 거 같더라. 워낙 주어진 상황에 열심히 하는 선수다"라며 일축했다.

이정협은 "제가 대표팀에 다시 올 수 있었던 것도 부산아이파크 동료들 덕이다. 가서 팀에서 열심히 준비해서 다음 경기부터 팀이 승격할 수 있게 준비하겠다.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라며 승격에 대한 각오를 보였다.

오랜만에 돌아온 대표팀에서 약간의 아쉬움을 안고 돌아가는 이정협의 대표팀을 향한 열망은 여전하다. 이정협은 "아무래도 은퇴할 때까지는 당연히 대표팀이란 곳에 올 수 있게 팀에서도 열심히 하고 도전하고 싶다"라면서 다음 소집을 기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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