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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전영민 인턴기자]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지로나의 미드필더 백승호가 환상적인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은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이란과의 A매치 친선전에서 1-1 무승부를 거뒀다. 이로써 대표팀은 지난 2011년 이후 이어진 이란전 무승행진을 이번에도 끊지 못했다. 하지만 수확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대표팀은 백승호라는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했다.

벤투 감독은 이날 이란전을 맞아 4-1-3-2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특히 눈에 띄었던 점은 백승호의 선발 기용이었다. 백승호는 본래 공격형 미드필더와 윙어 포지션을 주로 소화하는 공격적인 스타일의 선수다. 하지만 벤투 감독은 이란전을 맞아 백승호를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에 기용하며 새로운 실험을 했다.

라이벌 이란과 경기일뿐더러 6만여 명의 관중이 찾은 경기였기에 백승호에겐 큰 부담감이 작용할 수 있었다. 하지만 경기장에 나선 백승호는 A매치 데뷔전을 치르는 선수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침착한 모습을 보였다. 백승호의 패스는 정확했고 날카로웠다. 또한 백승호는 여유있는 탈압박으로 대표팀의 빌드업 상황 시 시발점 역할을 했다.

수비적인 부분 역시 훌륭했다. 백승호는 수비형 미드필더 본연의 임무인 상대 공격 차단과 위치 선정에서 능숙한 모습을 보였으며 위기 시에는 적절한 태클과 투지있는 모습으로 이란 공격진을 제압했다. 아시아의 강호 이란을 상대로 홀로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에 선 백승호였지만 그의 플레이는 너무나도 능숙했고 여유로웠다.

기성용이 지난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을 끝으로 국가대표팀 은퇴를 선언한 이후 파울루 벤투 감독의 가장 큰 고민은 바로 '기성용 대체자' 찾기였다. 벤투 감독은 기성용의 자리에 정우영, 주세종 등 기존 자원들과 황인범 등 새로운 얼굴들을 기용하며 다양한 실험을 했으나 이들 모두 기성용의 빈자리를 메우는 데는 실패했다. 이들은 각자의 장점을 바탕으로 적지 않은 출전 기회를 부여받았으나 2%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란전 백승호의 활약으로 벤투 감독은 '기성용 대체자'에 대한 고민을 어느 정도 덜 수 있게 되었다. 물론 아직 한 경기만을 치렀기에 섣부른 판단은 이르다. 하지만 아시아의 최강자 이란을 상대로 A매치 데뷔전을 치른 선수가 이 정도 모습을 보였다는 것은 대표팀에 긍정적인 소식임이 분명하다.

대표팀은 오는 9월부터 2022 FIFA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에 돌입한다. 그간 벤투 감독은 선수단 기용 문제에 있어서 '지나치게 보수적이다', '실험을 하지 않는다' 등 많은 비판에 직면했다. 하지만 이날 백승호의 활약으로 벤투 감독은 그간의 비판에서 어느 정도 벗어남과 동시에 대표팀 3선에 대한 고민을 더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게 되었다. 과연 백승호는 대표팀 중원의 새로운 희망이 될 수 있을까. 축구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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