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비달 트위터

[스포츠니어스|전영민 인턴기자] 축구선수에게 부상은 치명적이다. 환상적인 모습을 보이며 최고의 실력을 자랑하던 선수들도 부상으로 인해 이전만 못한 모습을 보이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만큼 부상을 이겨내고 다시 그라운드에 나서기 위해서는 상상 이상의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뜻하지 않은 질병에 걸려 그라운드를 떠나는 이들도 많다. 하지만 이렇게 끔찍한 부상이나 질병을 이겨내고 다시 경기장에 선 선수들이 있다. 다음 소개하는 10명의 선수들은 치명적인 부상과 질병을 극복하고 그라운드에 선 인간 승리의 주인공들이다.

에릭 아비달 - 간암

지난 2011년 프랑스 국가대표팀과 FC바르셀로나의 핵심 수비수 에릭 아비달이 간암 투병에 들어갔다는 사실이 전해지자 축구계는 충격에 휩싸였다. 이후 아비달은 간암을 극복하기 위해 두 번의 수술 과정을 겪는다. 축구선수로서는 치명적인 질병이었기에 모두가 아비달의 현역 복귀는 불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비달은 피나는 재활 과정 끝에 결국 복귀에 성공한다.

아비달은 약 2년여의 재활을 거쳐 지난 2013년 4월 6일 마요르카전에 출전하며 그라운드에 복귀했다. 아비달의 인간 승리 드라마에 팬들은 눈물 섞인 기립박수로 화답했다. 이후에도 아비달의 도전은 계속됐다. 바르셀로나를 떠난 아비달은 AS모나코와 그리스 명문 올림피아코스를 거쳤고 2014년 12월 현역 은퇴를 선언했다.

ⓒ 아비달 트위터

프란체스코 아체르비 - 고환암

지난 2013년 7월 US 사수올로 칼초와 계약을 맺은 프란체스코 아체르비는 메디컬 테스트에서 고환암이 발견되는 불운에 휩싸인다. 이후 아체르비는 장기간의 암 투병 기간을 거쳤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아체르비는 고환암 판정 몇 달 후 암 치료를 위해 복용했던 약이 도핑으로 적발되는 불운까지 겪었다. 이에 이탈리아 축구협회는 아체르비에 대해 2년 출전 정지 처분을 검토했으나 아체르비는 의혹을 벗고 그라운드에 복귀할 수 있었다. 아체브리는 현재 이탈리아 명문 SS 라치오에서 활약 중이다.

레온 안드레아센 - 발목 부상

덴마크 국적의 레온 안드레아센은 지난 2001년 AGF 아루스에 입단하며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덴마크 무대를 평정한 안드레아센은 독일 분데스리가 베르더 브레멘, 마인츠05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풀럼 등을 거치며 그 실력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지난 2009년 풀럼에서 하노버96으로 임대 이적한 안드레아센은 이후 2년간 지속적인 부상에 시달리며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다. 그러나 안드레아센은 피나는 재활 과정 끝에 복귀에 성공했고 결국 2016시즌 은퇴 전까지 하노버 소속으로 75경기에 출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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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나스 구티에레스 - 고환암

1983년생 공격수 호나스 구티에레스는 지난 2008년 뉴캐슬 유나이티드에 입단하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구티에레스는 특유의 발기술과 개인 능력을 바탕으로 순식간에 EPL 정상급 윙어로 발돋움한다. 하지만 2014-2015시즌 도중 구티에레스가 고환암으로 아르헨티나에서 투병 중이라는 사실이 전해진다.

구티에레스는 이미 2012-2013시즌 최종전이었던 아스널과 경기에서 고환에 통증을 느꼈고 2013년 10월 자국에서 왼쪽 고환을 절제한 상태였다. 이후 항암 치료를 받은 구티에레스는 2015년 3월 5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경기에서 후반 19분 경기장을 밟으며 뉴캐슬 팬들로부터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하지만 구티에레스의 드라마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구티레에스는 2014-2015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마지막 라운드였던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와 경기에서 1골 1도움의 활약으로 소속팀 뉴캐슬의 잔류를 이끌었고 이로 인해 뉴캐슬 팬들로부터 큰 찬사를 받았다.

호나우두 - 무릎 부상

환상적인 골 결정력으로 한때 세계 최고 공격수 중 한 명으로 평가받았던 호나우두 역시 오랜 기간 부상으로 고통을 받은 선수다. 호나우두는 인터밀란 소속으로 활약하던 지난 1999년 큰 무릎 부상을 입었다. 당시 입은 부상으로 호나우두는 1년 5개월 동안 경기에 나서지 못한 채 재활 과정에 몰두해야 했다. 하지만 호나우두는 2002 FIFA 한일월드컵을 앞두고 극적으로 복귀에 성공했고 한일월드컵에서 8골을 기록하며 브라질을 대회 우승으로 이끌었다. 이후 호나우두는 스페인 명문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하며 베컴, 지단, 라울, 호베르토 카를로스 등과 함께 레알의 전성기를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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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거 바트슈투버 - 무릎 부상

한때 세계 최고의 유망주 중 한 명으로 평가받았던 홀거 바트슈투버 역시 부상으로 오랜 기간 고통을 받은 선수다. 지난 2009년 바이에른 뮌헨 1군 진입에 성공하며 프로 생활을 시작한 바트슈투버는 이후 2010 FIFA 남아프리카 공화국 월드컵에 독일 국가대표팀 주전 수비수로 활약하며 독일이 3위에 오르는데 기여했다. 당시 바트슈투버는 강력한 제공권과 날카로운 빌드업 능력을 바탕으로 독일 수비진을 이끌었다.

하지만 2012-2013시즌 도르트문트와의 분데스리가 경기 도중 입은 십자인대 부상이 악몽의 시작이었다. 이후 재활 과정을 거친 바트슈투버는 다시 한 번 십자인대 부상을 입으며 고통받았다. 바트슈투버는 2014년 7월 FC메밍엔과의 친선전에서 복귀하며 부활을 알리는 듯 했다. 하지만 2014-2015 분데스리가 리그 3라운드 슈투트가르트전에서 전반 43분만에 대퇴부 부상을 입으며 다시 한 번 쓰러졌다. 이후에도 바트슈투버는 발목 골절, 허벅지 부상 등으로 고통받았다. 현재 바트슈투버는 바이에른 뮌헨을 떠나 슈투트가르트에서 활약 중이다.

에두아르도 다실바 - 발목 부상

브라질 출신 크로아티아 국가대표팀 공격수 에두아르도 역시 부상으로 장기간 고통을 받은 선수다. 크로아티아 명문 디나모 자그레브에서의 환상적인 활약을 바탕으로 에두아르도는 지난 2007년 잉글랜드 명문 아스널로 이적하게 된다. 하지만 이후 끔찍한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2008년 2월 버밍엄 시티와의 경기에 출전한 에두아르도는 경기 시작 3분만에 버밍엄 마틴 테일러의 태클에 의해 왼쪽 발목이 90도로 돌아가는 사고를 당했다.

상황은 매우 심각했다. 당시 에두아르도는 부러진 종아리 뼈가 피부를 뚫고 나오는 개방성 골절 사고를 당했고 곧바로 산소 호흡기를 착용한 채 병원으로 긴급 후송되어 수술을 받았다. 이후 에두아르도는 끝내 아스널에서 부활에 실패하며 2010시즌 우크라이나 명문 샤흐타르 도네츠크로 이적했다.

오마르 토프락 - 화상

과거 바이엘 04 레버쿠젠에서 손흥민과 한솥밥을 먹기도 했던 오마르 토프락 역시 끔찍한 부상을 겪었던 선수다. 토프락은 프라이부르크 소속으로 활약하던 지난 2009년 큰 사고를 당했다. 당시 토프락은 타고있던 차량이 폭발하며 전신이 화염에 휩싸이는 큰 사고를 당했다. 이후 병원에서 특수 치료를 받은 토프락은 2010년 1월 엘체와의 친선 경기에서 그라운드에 복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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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리르 아제미 - 교통사고

코소보 국가대표팀 공격수 일리르 아제미 역시 인간 승리를 보여준 대표적인 선수다. 고향 코소보에서 일어난 유고 내전을 피해 어린 시절 독일로 이주한 아제미는 지난 2011년 그로이터 퓌르트에 입단하며 프로 생활을 시작한다. 하지만 2014년 8월 아제미는 끔찍한 자동차 사고를 당하며 고통을 겪는다. 아제미에게 내려진 진단은 골반 손상. 선수로서 복귀를 장담할 수 없는 심각한 부상이었지만 아제미는 긴 재활 과정을 거쳐 그라운드에 복귀한다. 이후 홀슈타인 킬로 이적한 아제미는 지난해부터는 노르트하우젠에서 활약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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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레아스 시커 - 양손 절단

오스트리아 국적의 수비수 안드레아스 시커 역시 역경을 이겨내고 그라운드에 복귀한 대표적인 선수다. 시커는 SV호른 소속으로 활약하던 지난 2014년 11월 불꽃이 폭발하는 사고를 당했다. 이 불의의 사고로 시커는 두 손을 절단하게 되었다. 하지만 시커는 포기하지 않았다. 이후 SV호른과 계약 만료로 팀을 떠난 시커는 친정팀 SC 비너노이슈타트로 적을 옮기며 의수로 뛰는 세계 최초의 프로 선수가 되었다.

이들은 하나 같이 그라운드에 복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주변의 평가를 이겨내고 경기장으로 돌아왔다. 뜻하지 않은 부상과 질병으로 꿈을 접을 위기에 놓인 이들에게 이들이 주는 메시지는 희망이 될 수 있지 않을까. 불굴의 투지와 집념으로 그라운드에 돌아온 이들의 모습은 큰 감동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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