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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천안=김현회 기자] 제대하면 끝이라지만 아산무궁화 고무열은 제대 후 남아 있을 동료들에 대한 생각이 깊었다.

2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하나원큐 K리그2 2019 서울이랜드와 아산무궁화의 경기에서 고무열은 두 개의 도움을 기록하며 팀의 2-0 승리를 이끌었다. 이로써 고무열은 올 시즌 7득점 2도움이라는 놀라운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게 됐다. 특히나 고무열은 1-0으로 앞선 경기 종료 직전 빠르게 상대 진영을 돌파해 김영광과 일대일로 마주한 상황에서 송환영에게 어시스트하며 완벽한 팀 플레이를 선보였다.

특히나 이 골은 송환영의 데뷔골이었다. 후반 교체 투입돼 데뷔전을 치른 송환영은 고무열의 완벽한 어시스트를 받아 골을 기록하는 활약을 펼쳤다. 이 장면은 의경과 일반인이 섞여 있는 아산무궁화가 얼마나 잘 조화를 이루고 있는지 보여주는 골이었다. 8월 제대를 앞두고 있는 수경 고무열과 1999년생으로 이제 막 대학교를 마치고 프로에 입성한 송환영의 합작 플레이는 인상적이었다. 공격수로서 골 욕심을 낼 수도 있었던 고무열이 이토록 완벽한 상황에서 팀 동료에게 기회를 내준 이유는 무엇일까.

경기 후 만난 고무열은 “지난 안양전에서 기회가 왔는데 내가 그걸 못 넣었다. 옆으로 내줬어도 되는 상황이었지만 골 욕심을 내다가 기회를 날렸다”면서 “그때 동료 몇 명이서 나한테 막 뭐라고 하더라. ‘나를 못 믿냐’, ‘왜 신뢰를 못하냐’고 했다”고 웃었다. “누가 그런 소리를 했느냐”고 묻자 고무열은 “임창균과 주세종이 그랬냐”고 콕 집어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오늘 첫 번째 어시스트는 내주는 게 맞았다. 하지만 두 번째 송환영의 골 어시스트 상황에서는 내가 욕심을 낼 수도 있었지만 창균이와 세종이 말이 떠올라 패스했다”고 덧붙였다.

우스갯소리지만 사실 고무열은 팀 동료들과 함께 어린 선수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고무열은 “경기하기 전부터 ‘우리가 좋은 상황을 만들어서 신인 선수를 한 명이라도 데뷔할 수 있게 해주자’는 이야기를 했다”면서 “우리는 제대하면 그만이지만 어린 선수들은 이 팀을 이끌어 가야 한다. 우리가 기회를 줘야한다. 부상 선수가 많은 지금이 어린 선수들에게는 딱 좋은 기회다”라고 말했다. 8월에 제대하는 고무열을 비롯해 의경 선수들은 곧 팀을 떠날 예정이지만 아산에 온 일반인 선수들을 위해 자꾸 좋은 기회를 만들어주려고 노력 중이다.

그러면서 고무열은 지금 U-20 청소년 월드컵에 참가 중인 오세훈을 언급했다. 오세훈은 올 시즌 울산현대에서 아산무궁화로 임대를 와 꾸준히 출장하며 실력을 키우고 있다. 최근 치러진 U-20 청소년 월드컵 아르헨티나와의 경기에서는 헤딩골을 넣으며 팀을 16강으로 이끌기도 했다. 고무열은 “(오)세훈이 경기를 지켜봤는데 너무 잘하고 있더라. 아마 대회를 마치고 오면 한 단계 더 성장해 있을 것”이라면서 “이런 선수들이 아산을 이끌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의경과 일반인 선수들이 따로 생활하고 있어 소통은 다소 부족하지만 잘 지내고 있다”면서 “어린 선수들이 우리를 잘 따라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고무열은 올 시즌 벌써 7골을 기록 중이다. 하지만 박동혁 감독은 고무열을 향해 더 많은 골을 넣어달라고 농담 삼아 말하기도 했다. 고무열은 “시즌 초반에 골을 넣다가 잠시 주춤할 때 감독님께서 ‘무열아 네가 넣을 거 다 넣었으면 우리가 1위다. 너는 득점 선두였다’고 농담 삼아 말씀하시기도 했다”면서 “맞는 말이다. 내가 넣을 걸 다 넣었으면 우리 순위도 더 높았을 것”이라고 쿨한 반응을 보였다. 그는 “더 많은 골을 넣을 수 있었는데 내가 못 넣어 팀 순위가 낮은 것 같아 미안하다”고 덧붙였다.

이제 고무열은 두 달 뒤 전역한다. 그가 복귀하는 팀은 K리그에서 가장 선수층이 두텁다는 전북현대다. 경쟁은 피할 수 없다. 하지만 그는 덤덤했다. 고무열은 “전북이 아니더라도 선수 생활을 하는 내내 경쟁은 피할 수 없다”면서 “작년에도 경쟁했고 지금도 경쟁하고 있다. 경쟁을 통해 선수는 발전한다. 제대 후에도 전북에서 경쟁을 통해 성장하고 싶다”고 말했다. 곧 전역하는 고무열은 자신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물론 이 팀에 남아야 할 선수들을 위해서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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