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1 현장] 수원삼성 이임생의 고민 ‘염기훈 의존’ 줄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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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수원=전영민 인턴기자]  K리그에는 각 팀을 얘기할 때 떠오르는 베테랑 선수들이 있다. 전북현대는 이동국, FC서울은 박주영, 인천유나이티드는 남준재의 이름이 떠오른다. 수원삼성 역시 마찬가지다. 수원에는 지난 2010년부터 9년째 활약 중인 ‘수원의 사나이’ 염기훈이 있다.

1983년생인 염기훈은 올 시즌 37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한결같은 모습으로 수원의 공격을 이끌고 있다. 염기훈은 올 시즌 수원이 치른 리그 14경기에 모두 출전해 4골 2도움을 기록하고 있다. 염기훈은 지난달 7일 열린 강원과의 6라운드 경기에서는 후반 종료 직전 왼발 프리킥 골을 기록하며 K리그 통산 70골 70도움의 대기록을 달성하기도 했다.

2010년 수원에 입단하며 수원 생활을 시작한 염기훈은 그간 수원에서 차범근, 윤성효, 서정원 감독과과 함께했다. 올 시즌에는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이임생 감독과 함께하는 중이다. 그간 이임생 감독은 여러 차례 인터뷰를 통해 염기훈이 팀의 중심이라는 사실을 강조했다. ‘염기훈 예찬론’을 펼치는 이임생 감독은 올 시즌 염기훈을 측면 윙어, 공격형 미드필더, 중앙 미드필더, 최전방 공격수 등 다양한 포지션에서 활용 중이다. 하지만 수원과 이임생 감독은 한가지 문제점을 안고 있다. 바로 아직까지 염기훈의 대체자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수원이 모기업의 지속적인 운영비 감축 속에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과거 수원은 ‘레알 수원’이라는 타이틀을 얻으며 국가대표 선수들과 최고의 외국인 선수들을 보유했었다. 하지만 현재는 상황이 다르다. 수원의 현 스쿼드 중 현역 국가대표는 홍철, 타가트, 사리치 등 세 명에 불과하다. 또한 수원의 주전급 선수들은 K리그에서도 정상급 자원들로 평가받는 선수들이지만 수원의 벤치에는 갓 프로 무대를 밟은 어린 선수들이 대거 포진해있다.

수원이 그간 ‘염기훈 의존증’을 줄이기 위해 노력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지난 시즌 수원은 바그닝요, 임상협, 한의권 등 2부리그 정상급 선수들을 영입했고 그간 전세진, 유주안 등 매탄고 출신 선수들에게 기회를 부여하며 다양한 실험을 했다. 하지만 이들 모두 염기훈의 벽을 넘지는 못했다. 기록을 통해서도 수원의 ‘염기훈 의존증’은 나타난다. 염기훈은 올 시즌 수원이 치른 리그 14경기에 모두 출전해 4골 2도움을 기록하며 타가트(5골 1도움)와 더불어 팀 내 공격포인트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현재까지는 큰 문제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수원은 이미 지난해 ‘염기훈 의존증’으로 문제를 겪은 바 있다. 지난 시즌 염기훈은 서정원 감독의 전폭적인 지지하에 리그 34경기(6골 4도움)에 출전했다. 그러나 시즌 막판으로 갈수록 노장인 염기훈의 체력 문제가 불거졌다. 그럼에도 서정원 감독은 염기훈에 대한 믿음을 저버리지 않았고 결국 염기훈의 2% 아쉬운 경기력 속에 지난해 수원은 시즌 막판 리그(6위), FA컵(4강), 아시아챔피언스리그(4강)등 모든 대회에서 아쉬운 성적을 거뒀다.

이임생 감독 역시 해당 문제에 대해 인식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임생 감독은 ‘노빠꾸 축구’ 컨셉으로 경기에 나섰던 시즌 초반 세 경기에서 신인 선수들을 대거 기용하며 새 얼굴 찾기에 나섰다. 이후에도 이임생 감독은 한석희, 유주안, 전세진 등 20대 초반의 선수들에게 출전 기회를 부여하며 다양한 실험을 하는 중이다. 시즌 초반처럼 파격적인 실험들은 아니지만 현실적인 상황을 인지하고 해결책 마련에 분주히 노력하는 모습이다. 이임생 감독의 이 같은 고민은 포항과 경기를 앞둔 29일 사전 기자회견 자리에서도 드러났다.

이날 취재진과 마주한 이임생 감독은 “과거 수원과 현재 수원은 많은 차이가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과거와는 다른 현재 상황에 대해 불평을 하기보다는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해 수원 팬들에게 기쁨을 주는 것이 목표”라는 의견을 전했다. 많은 돈을 사용할 수 없는 현실을 인정하면서 동시에 현재 있는 선수들과 함께 새로운 방법을 찾겠다는 것이다.

이임생 감독의 고민은 경기 후에도 드러났다. 경기 종료 후 공식 기자회견 자리에 나선 이임생 감독은 염기훈에 대해 “체력적인 안배를 위해 그간 때로는 염기훈을 교체하고 싶은 마음이 있기도 했다. 하지만 염기훈이 있고 없고가 우리 팀에 큰 차이를 가져온다”고 염기훈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이유에 대해 전했다. 과연 이임생 감독은 수원의 영원한 숙제 염기훈 의존 줄이기에 성공할 수 있을까. 염기훈을 둘러싼 이임생 감독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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