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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조성룡 기자] "아니 갑자기 쟤는 왜 저래?"

25일 안양종합운동장, 이곳에서는 하나원큐 K리그2 2019 FC안양과 서울이랜드의 경기가 열렸다. 이날 경기는 안양이 오랜만에 마음껏 웃었다. 상대 김영광의 자책골과 조규성의 페널티킥 역전골을 묶어 서울이랜드를 2-1로 꺾고 올 시즌 홈 첫 승을 거뒀기 때문이다. 안양의 분위기는 좋을 수 밖에 없었다. 최대호 구단주를 비롯한 안양의 팬들은 마음껏 승리를 자축했다.

경기가 끝나고 안양은 훈훈한 장면도 연출했다. 서울이랜드의 김민균, 알렉스 등이 북측 홈 팀 응원석으로 찾아왔다. 이들은 과거 안양에서 뛰었던 선수들이다. 경기가 끝나고 친정팀 팬들에게 인사를 하기 위해 찾아온 것이다. 안양의 팬들은 박수로 맞았다. 하지만 그들은 곧이어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쟤는 왜 왔어?" 알고보니 친정팀을 찾은 선수들 옆에는 서울이랜드 두아르테가 옆에서 함께 인사를 하고 있었다.

브라질 선수 두아르테는 올해가 K리그 2년차다. 지난 2018 시즌에는 광주FC에서 뛰었고 올해는 서울이랜드로 팀을 옮겼다. 안양과는 적으로 만났을 뿐 인연이 없다는 뜻이다. 그런데 두아르테가 굳이 안양의 서포터스를 찾아 인사를 했다. 팬들은 의견이 분분할 수 밖에 없었다. 벌써 한국의 예절을 과하게 익혀서 그런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고 두아르테가 조만간 안양에 이적하는 것 아니냐는 제법 진지한(?) 추론도 있었다.

물론 두아르테는 인사성이 밝다. 그와 마주치는 모든 사람에게 유쾌하게 인사를 건넨다. 그라운드 밖에서 두아르테의 미소 짓는 얼굴을 쉽게 볼 수 있다. 하지만 굳이 안양에 찾아가 인사한 것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두아르테가 다른 경기에서 상대팀 팬들에게 인사한 적은 거의 없었다. 게다가 상대는 안양이다. 서울이랜드 선수들 사이에서 '무섭다'고 정평이 난 서포터스다. 그런데 두아르테는 태연히 와서 인사를 했다. 모두가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알고보니 두아르테는 얼떨결에 간 것이었다. 경기 종료 후 두아르테는 자신과 가장 친한 알렉스와 함께 있었다. 때마침 알렉스는 친정팀 안양의 팬들에게 인사를 하러 가고 있었다. 자세한 내막을 모르는 두아르테는 알렉스를 따라갔다. 알렉스가 인사를 하고 박수를 받으니 자신도 인사를 한 것이었다. 두아르테가 한 작은 행동은 삽시간에 꽤 많은 사람들에게 혼란을 불러 일으켰다. 그리고 두아르테는 그저 해맑게 퇴근했다.

서울이랜드 관계자에게 두아르테에 대해 묻자 그는 "참 재밌는 선수다"라며 웃음을 터뜨렸다. 아마 두아르테는 자신의 인사 한 번이 이렇게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줄 모를 것이다. 그래서 더욱 흥미롭다. 90분 동안 서로 으르렁댔던 사이에게 아무렇지 않게 인사를 하고 가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 일을 두아르테는 했다. 그가 참 독특한 캐릭터라는 것이 이번 일을 통해 다시 한 번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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