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 라이온즈 제공

[스포츠니어스│이정원 인턴기자] 베테랑은 죽지 않는다. 다만 나이가 들 뿐이다. 박한이를 두고 하는 말 같다. 박한이는 불혹을 넘겼음에도 그의 실력은 혀를 내두를 수 밖에 없다.

박한이가 뛰고 있는 삼성은 지난 26일 대구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키움히어로즈와의 주말 시리즈 마지막 경기에서 4대3 역전승을 거두고 올시즌 첫 2연속 위닝시리즈에 성공했다. 최근 삼성의 2연속 3연전 위닝 시리즈는 지난해 7.24일~29일 LG와 KIA전 이후 처음이다. 삼성은 한화이글스와 함께 공동 6위로 올라섰다.

이날 승리의 주역은 당연히 박한이다. 박한이는 3-2로 뒤진 9회말 대타로 등장했다. 당시 키움의 투수는 강속구 투수 조상우였다. 삼성은 최영진, 김헌곤의 안타로 분위기를 살려 나가고 있었다. 9회말 2사 주자 1,2루 안타 하나면 최소 동점이 될 수 있는 상황에서 삼성 김한수 감독은 박한이 카드를 꺼냈다. 사실 박한이는 요즘 컨디션이 안 좋았다. 공격에서 힘이 없었다. 득점권 타율이 0.182에 그쳤다. 박한이이라는 이름값을 생각하면 전혀 어울리지 않는 수준이다. 하지만 김한수 감독은 박한이를 믿었다.

박한이는 그런 감독의 믿음에 제대로 보답했다. 자신의 온 힘을 담아 조상우의 빠른 패스트볼 초구를 그대로 밀어쳤다. 공은 좌중간을 제대로 가르며 펜스를 때렸고, 루상에 있던 최영진과 김헌곤이 나란히 들어왔다. 경기가 끝나는 순간이었다. 리그 최고령 타자가 리그에서 가장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에 공을 치며 팀 승리를 가져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최근 주장 강민호가 부상으로 인해 결장하고 있다. 강민호가 있더라도 박한이는 최고참이지만 티를 내지 않는다. 자신도 어린 선수들처럼 경쟁을 하고, 경기에 출전하기 위해 저 멀리 덕아웃에서 몸을 풀고 있다. 한 타석, 한 타석을 그에게는 지금 소중하다. 박한이는 "선발에서 뛰지 않았지만 중반 교체로 들어갈 수 있을 거 같아 5회부터 준비했다"고 전했다.

삼성은 최근 지난 3년 간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 2011년부터 2014년까지 프로야구 통합우승을 차지했으나 이후에는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박한이는 팀의 우승과 순위 하락을 동시에 겪었다. 그렇기에 올 시즌은 중요하다. 올 시즌 팀에 플레이오프 진출을 위해 그 누구보다 헌신하는 박한이의 현재 모습은 플레이오프 진출을 꿈꾸는 젊은 선수들에게도 큰 힘이 될 전망이다. 박한이의 투혼에 힘입어 키움과의 시리즈에서 위닝 시리즈를 챙긴 삼성은 두산베어스와 만난다. 두산의 홈인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이번 주중 시리즈 첫 경기 선발은 삼성은 윤성환, 두산은 린드블럼을 내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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