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 제공

[스포츠니어스 | 홍성빈 인턴기자] KIA 타이거즈에서 방출된 임창용이 김기태 전 감독의 자진사퇴에 그동안 쌓아둔 자신의 속내를 털어놨다.

임창용은 21일 한 언론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김기태 전 감독의 사퇴가 좀 안타까웠다"라며 "내가 머물렀던 팀이고 내 고향 팀이지 않나. 감독님께서 자존심이 강하셔서 스스로 물러나신 것 같다"라고 전했다.

임창용은 지난 2016년 두산과의 경기에서 주자로 나가 있던 오재원에게 위협적인 견제구를 던져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이른바 '오재원 저격 사건'에 대해 입을 연 임창용은 "무관심 도루를 하면 견제를 하는 척 선수를 맞추라는 구단의 룰이 있었다"라며 "정해진 룰을 고참인 내가 따르지 않으면 그건 감독, 코치님 및 팀에 대한 항명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다음날 삭발을 하고 오신 감독님께서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라고 말씀하셨다"라고 덧붙였다.

이어서 KIA를 떠나게 된 배경에 대해서도 털어놨다. 임창용은 자신이 스스로 떠난 게 아니라고 단호히 말했다. 그는 "내가 그 상황에서 왜 풀어달라고 했겠는가. 나는 아직 공을 던질 수 있고 몸이 허락할 때까지 던지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방출 과정에 대해 그는 "시즌이 끝났고 FA를 행사하지 않고 남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라며 "구단이 나를 부르기에 당연히 재계약이겠구나 싶었다. 하지막 막상 가보니 방출 통보 자리였다"라고 밝혔다. 당시 "야구를 더 하겠느냐?"는 조계현 단장의 물음에 임창용은 "그렇다"라고 답을 했다. 그러자 조 단장은 "그렇다면 우리랑 인연은 다 된 것 같다. 현장과 협의해 결정난 상황이니 방출하겠다"라는 통보를 했다는 것이다.

방출로 이어진 핵심적인 계기는 지난해 6월 벌어진 '항명 사태'로 꼽히고 있다. 당시 김기태 감독은 KT전 세이브 상황에서 마무리 투수였던 임창용 대신 김윤동을 마운드에 올렸다. 이에 임창용은 "왜 이런식으로 운영을 할까 화나 났다. 나에게 미리 얘기를 해줬으면 화가 안 났을 것"이라는 말을 남겼다. 이후 김기태 감독과 임창용 사이에 불화설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 사건과 관련해 임창용은 "아무런 말도 없고 아무런 준비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통보를 하니 혼란스러웠다"라며 "이렇게 가면 안 되겠다 싶어서 딱 한 번 얘기를 한 건데 이렇게 될 줄은 몰랐다"라고 밝혔다. 또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켰던 김기태 감독과의 면담에 대해 그는 "감독님이 ‘나랑 해보자는 거냐’라고 하셨다. 나는 시키는 대로 하겠다. 다만 아무 때나 나가라고 하면 어떻게 장단을 맞추냐라고 했다”며 “그걸 감독님께서 받아들이시지 못한 것 같았다. ‘방출시켜줄까? 트레이드 시켜줄까?’라고 말씀하셨고 나는 2군으로 내려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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