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니어스|부천=조성룡 기자] 부산아이파크 박준강은 도움 두 개를 기록했지만 겸손했다.

20일 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2 2019 부천FC1995와 부산아이파크의 경기에서 부산이 이정협의 두 골을 묶어 부천을 3-1로 격파하고 승점 3점을 획득, 네 경기 연속 무패행진을 기록했다. 승점 획득에 실패한 부천은 5월 들어 2무 2패를 기록하며 승리를 맛보지 못했다.

이날 경기 전 부산 조덕제 감독은 딱 한 가지를 걱정했다. 바로 박준강이었다. 조 감독은 "박준강이 올 시즌 처음으로 출전한다"면서 "굳이 걱정거리를 꼽자면 박준강이다. 부천 공격수들을 상대로 잘 해주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박준강은 펄펄 날았다. 도움도 두 개 기록했다. 후반 12분 이정협의 골과 후반 39분 김진규의 골을 도운 박준강은 후반 40분 이종민과 교체됐다.

경기 전 걱정하던 조 감독의 평가도 90분 뒤에는 달라져 있었다. 기자회견에서 조 감독은 박준강에 대해 "수비력은 좋은데 공격적인 부분이 아쉬운 선수였다. 하지만 이 한 경기로 모든 평가를 바꿔놨다. 팀도 도움되고 본인의 경기력도 발전할 것이다"라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이제 조 감독은 김문환과 박준강 두 개의 카드를 놓고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 이른 것이다.

경기 후 <스포츠니어스>와 만난 박준강은 "오랜만에 출전했는데 이겨서 기쁘다"면서 "도움을 두 개 기록했지만 내가 잘해서 한 것은 아니다. 다른 동료 선수들이 그만큼 열심히 뛰어줬고 나를 도와줬기 때문에 좋은 기회를 만들 수 있었다. 물론 내게는 오랜만에 경기에 뛸 수 있다는 것이 가장 좋았다"라고 경기 후 소감을 밝혔다.

그가 말한 대로 박준강은 정말 오랜만에 출전했다. 이번 경기가 올 시즌 그의 첫 경기였다. "시즌 초반에 부상을 당해서 고생했다"라고 입을 연 박준강은 "그래도 열심히 준비했다. 경기에 나가지 않아도 준비했고 아내 또한 힘껏 응원해주면서 기다렸다. 이번 경기에 내가 출전하니까 아내가 무엇보다 기뻐했다. 그저 '편하게 하자'라는 마음으로 나섰는데 좋은 결과를 얻었다"라고 밝혔다.

사실 박준강은 도움 두 개까지 기대하지 않았다. 조 감독이 말한 것처럼 공격보다는 수비에 강점이 있는 선수였기 때문이다. 그는 "경기 시작한 이후 수비적으로 움직이면서 템포를 찾으려고 노력했다"면서 "이후에 조금씩 공격적으로 경기했다. 그러다가 좋은 기회가 왔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박준강은 "아무래도 골을 넣은 이정협과 김진규 두 선수 모두에게 밥을 사야할 것 같다. 내가 도움을 기록한 것은 두 선수가 골을 넣었기 때문이다"라고 활짝 웃었다.

하지만 박준강의 시즌은 마냥 쉽지는 않다. 바로 김문환이라는 강력한 경쟁자가 있기 때문이다. 박준강 역시 "그것 또한 맞다"면서 "지금 많은 선수들이 경기에 뛰기 위해 열심히 땀을 흘리고 있다. 나도 물론 그렇다"면서 "김문환에게 배울 것은 배우고 내가 가지고 있는 장점은 또 잘 발휘해야 한다. 어차피 출전 선수 선택은 감독님이 하시기 때문에 나는 최선을 다할 뿐이다"라고 말했다.

이제 박준강의 2019 시즌은 시작됐다. 비록 첫 경기에서 도움 두 개를 기록하며 펄펄 날았지만 박준강의 꿈은 여전히 다른 선수에 비해 소박해 보인다. 그는 "내게는 그저 팀이 승리하는 것과 부산이 무조건 승격하는 것 밖에 바랄 것이 없다"면서 "내가 경기에 뛰게 된다면 최선을 다하고 경기에 뛰지 않는다면 동료 선수들을 누구보다 힘껏 도우면서 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라는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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