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팬들에게 불어닥친 ‘염기훈 토마토’ 열풍을 아시나요?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스포츠니어스|조성룡 기자] “도대체 염기훈 토마토가 뭐야?”

갑자기 수원에 ‘토마토’ 열풍이 불었다. 수원삼성 염기훈 때문이다. 최근 수원 팬들은 너도나도 토마토를 사먹고 있다. 이 쯤 되면 한국토마토생산자협회에서 공로패라도 하나 줘야 할 지경이다. 토마토를 평소에 먹지 않던 사람들도 토마토를 찾기 시작했다. 수원에서 토마토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상한 일이다. 염기훈 때문에 토마토를 먹다니.

열풍의 시작은 염기훈의 인스타그램에서 시작됐다. 염기훈 계정 인스타그램 속 영상에서 염기훈은 아내가 건넨 토마토를 한 입 베어물었다. 그러더니 크게 놀랐다. “이거 뭐야?”라는 말과 함께 “맛있다”를 연발했다. 그 와중에 과일가게 업체 이름 또한 언급됐다. 많은 사람들은 “고도의 바이럴 마케팅이다” 또는 “우리가 알던 토마토인데 괜히 연기한 것 아닌가”라는 반응으로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다. ‘주작’ 가능성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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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울한 염기훈은 아예 후배 선수를 데려왔다. 바로 한석희였다. 또 다른 영상에서 염기훈은 한석희를 앉혀놓고 해당 토마토를 줬다. 한석희 또한 한 입 베어물더니 당황한 듯 “이거 뭐야?”를 연발했다. 그러더니 “토마토에 설탕을 주입한 것 같다”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그만큼 토마토가 달다는 이야기다. 사실 토마토는 ‘달다’라는 말에 어울리는 식품은 아니다. 그래서 더욱 놀랍다. 이 두 개의 영상 때문에 토마토는 갑자기 많은 관심을 받았다.

“염기훈 토마토요? 이미 다 팔렸습니다”
<스포츠니어스>는 탐문 끝에 경기도 화성시 동탄에 위치한 과일가게와 연락이 닿았다. 염기훈이 영상에서 언급한 ‘그 과일가게’다. 약 서너 번의 통화 시도 끝에 과일가게 주인과 대화를 할 수 있었다. 그는 ‘염기훈 토마토’라고 하자 곧바로 무엇인지 알아듣더니 한 마디 했다. “이미 다 팔리고 없습니다.” 당황해서 자세히 물어보니 그는 좀 더 자세히 설명했다. “지금 토마토가 빠르게 다 팔립니다. 방금 전에도 축구팬들이 오셔서 몇 박스 사가셨어요.”

과일가게 사장이 말한 토마토의 가격은 한 박스에 45,000원이다. 저렴하지는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염기훈 토마토’는 날개 돋힌 듯 팔리고 있다. 조심스럽게 언제 다시 살 수 있는지 물어봤다. 그러자 과일가게 주인은 무심하게 한 마디 덧붙였다. “제가 새벽마다 도매상에 가서 토마토를 30박스 가져옵니다. 가게가 오전 10시에 여니 그 때 오시면 살 수 있을 겁니다.”

주인의 목소리는 피곤해 보였다. 염기훈 덕분에 한 과일가게가 ‘대박’이 난 셈이었다. 그렇다면 자연스럽게 많은 팬들이 말한 ‘바이럴 마케팅’을 의심할 수 밖에 없었다. 어차피 주인에게 바이럴 마케팅을 물어봤자 정확한 답변을 듣기는 어려울 가능성이 높았다. 그렇다면 염기훈 본인에게 직접 물어보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었다. 살다 살다 염기훈에게 토마토를 물어보게 될 줄이야.

염기훈에게 직접 물어본 ‘바이럴 마케팅’ 의혹
15일 광주FC와의 FA컵 16강전이 끝나고 경기장을 빠져 나가던 염기훈을 붙잡았다. 그에게 “토마토”라는 한 마디를 건네자 염기훈은 웃음을 터뜨렸다. 염기훈은 영상에 대해서 먼저 이야기했다. “정말 저도 처음 먹어본 맛이어서 그런 반응이 나올 수 밖에 없었어요. 그 영상을 보고 ‘거짓말’이라고 하던 선수들도 다 먹여보니까 저와 똑같은 반응을 보이더라고요. 궁금하시면 한 번 드셔보세요. 말로 표현할 수 없습니다.”

이어 그는 “벌써부터 많은 팬들이 그 과일가게에 찾아가신 것 같아요. 오전에 토마토가 다 팔린다네요. 저도 다섯 박스 주문해서 15일 오전에 선수들과 식당 이모님들 드렸어요. 다들 처음 먹어보는 맛이라네요”라면서 “그냥 아내가 찍은 영상이 재밌어서 ‘같이 토마토 먹어보면 좋겠다’는 생각에 올린 건데 이렇게 팬들께서 정말 좋아하실 줄은 몰랐어요”라고 놀라움을 표했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염기훈에게 단도직입적으로 ‘바이럴 마케팅’을 물었다. 그러자 그는 또다시 웃었다. “절대 아닙니다. 유착 관계 없어요. 그 과일가게는 저희 집과 가까워서 매일 사다먹는 곳입니다. 과일 품질이 좋기도 해요. 그래서 ‘거기서 샀느냐’라고 물어본 겁니다. 그 가게가 ‘대박’ 나도 제게는 연락 안와요. 오히려 아내에게 고맙다고 연락이 왔다고 하더라고요. 아마 토마토 철이 끝나지 않는 이상 계속해서 그 토마토가 잘 팔리지 않을까요?”

염기훈은 내내 싱글벙글한 표정이었지만 본의 아니게 한 가지 걱정이 생겼다. “제가 토마토를 원래 좋아해요. 게다가 아들 선우도 방울토마토를 굉장히 좋아해서 토마토를 자주 사다 먹어요. 그런데 팬들도 그렇게 많이 사가시고 심지어 선수들도 사먹겠다면서 위치를 물어봤어요. 갑자기 제가 토마토 사먹기 힘들어지는 것 아닌가 걱정되네요.” ‘나만 알고 싶은 맛집’을 함부로 유출한 선의의 피해자가 여기 있었다.

염기훈 토마토는 다른 곳에서도 살 수 있을까?
염기훈에게 직접 들어본 결과 바이럴 마케팅은 아니었다. 그저 한 토마토 광팬의 생생한 반응이 SNS를 타고 빠르게 전파된 것이었다. 계속해서 염기훈은 <스포츠니어스>에 강조했다. “직접 사서 드셔보셔야 해요. 이거는 어떻게 맛을 말로 표현할 수가 없습니다. 처음 먹어보는 맛이라서 설명하기가 힘드네요.” 염기훈은 마치 ‘토마토교’를 전도하는 신자와도 같았다.

사실 염기훈이 먹고 깜짝 놀란 토마토는 그 과일가게가 아닌 다른 곳에서도 구매가 가능하다. 청과 유통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이 토마토는 스테비아 토마토일 가능성이 높다. 스테비아 토마토는 달콤한 맛이 특징으로 ‘토망고’라고 불린다. 스테비아는 허브과의 천연 당분으로 설탕보다 300배 이상의 단맛을 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관계자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아는 토마토 중에는 ‘달다’라는 감탄사가 나올 만한 토마토가 없다”면서 “스테비아 토마토일 가능성이 높다”라고 밝혔다.

해당 관계자에 따르면 스테비아 토마토는 최근 들어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출하되기 시작했다. 이 관계자는 “스테비아 토마토는 엄밀히 말하자면 생 토마토는 아니다. 한 번 가공 작업을 거친 토마토라고 볼 수 있다”면서 “스테비아 토마토가 시장성만 검증 된다면 일년 내내 맛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파는 곳은 그리 많지 않으니 마트 등을 방문하기 전 반드시 확인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수원에선 ‘통곡의 벽’ 마토만 유명했지만 이제 이 아성을 ‘토마토’가 넘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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