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AG 金’ 유도 김성연 “지금은 재충전, 도쿄올림픽 도전할 것”

ⓒ김성연 제공


[스포츠니어스 l 안소윤 인턴기자] 대한민국 여자 유도 국가대표는 실력이 향상된 모습을 꾸준히 보였다.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김미정을 시작으로 많은 여자 유도 국가대표 선수들이 올림픽 무대에서 감동을 선사했다. 과거 ‘유도는 남자 선수에게 잘 맞는 종목’이라는 의견도 있었지만 선수들은 고생 끝에 편견을 깼다. 그 가운데 훌륭한 선배들을 뒤이을 김성연(29,광주도시철도공사)이 영광을 이어가고자 한다.

김성연은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서 70kg급 금메달과 여자 단체전 은메달을 목에 걸며 세상에 이름을 알렸다. 이후 많은 관심을 받은 김성연은 2016년 리우 올림픽에 출전했지만 경기는 마음처럼 풀리지 않았다. 오랜 시간 꿈이자 목표였던 리우 올림픽은 한순간에 아쉬움으로 가득 찼다.

하지만 좌절할 시간이 없었다. 2018년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이 코앞으로 다가와 준비에 나섰다. 2018년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김성연은 70kg 이하 급에서 은메달과 혼성 단체전 동메달을 차지했다. 국민들은 경기를 마친 김성연에게 뜨거운 박수와 응원을 보냈다. 이 응원에 힘입어 2020년 도쿄 올림픽에 도전하는 김성연을 <스포츠니어스>가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요즘 어떻게 지내고 있으신가요

고등학교 3학년 때부터 10년 동안 선수촌에서 훈련했었는데요. 올해 3월 국가대표 선발전을 부상때문에 출전하지 못해서 소속팀에서 부상 치료에 전념하고 있습니다.

대표팀이 아닌 소속팀에서 훈련을 하고 있는데 이전과 마음가짐이 다를 것 같아요.

태릉선수촌이나 진천선수촌에서 훈련할 땐 항상 발전해야만 하고 제 한계를 뛰어 넘어야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임했어요. 물론 지금도 훈련을 열심히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만 우선 몸 상태가 돌아와야 훈련을 시작할 수 있기 때문에 컨디션을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유도 종목도 효자 종목이잖아요. 이제 도쿄 올림픽도 다가오기 때문에 매 선발전이 정말 치열할 것 같아요.

원래 해마다 선발전이 세 번씩 진행됐어요. 그런데 작년부터 3차 선발전이 없어지고 1,2차 선발전을 집중적으로 준비하면 돼서 이전에 비해 조금 편해진 것 같아요. 선수들이 국제대회 못지않게 선수촌에서 국내대회 열심히 준비해요. 한 시즌에 국내대회 여섯 번에서 일곱 번 출전 하는데 잘하는 선수끼리 모였다 보니 이전 시합에서 만난 상대 선수랑 시합을 치룰 경우가 종종 생겨요. 그렇다보니 초반엔 실력차이가 났어도 점점 비슷해지다가 누가 더 연구하고 노력하는지에 따라 결과가 나와요. 저는 국내대회가 욕심이 많이 나고 승부욕이 생겨서 더 부담스럽게 느껴져요. 국가대표 선발전뿐만 아니라 모든 국내대회 출전 전에 긴장되는 것 같습니다.

그동안 많은 대회 출전을 했는데 국내대회와 국제대회 중 더 잘 맞는 대회가 있는지

제가 국내대회에서 항상 입상을 하던 선수여서 그런지 제 자리를 꼭 지키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어요. 반면에 국제대회에선 부족한 점이 많이 보여요. 마음은 잘하고 싶지만 몸이 잘 따라주지 않는 것 같아요.

SNS에 그동안의 경기 영상과 여러분 저 아직 은퇴 안 했어요라는 글을 게재했는데 문구가 이목을 끌었어요. 팬 분들에게 전하는 메시지인가요?

제가 선수촌에서 잠시 나가게 되면서 제 팀 동료가 그동안 고생했다고 만들어준 영상이에요. 저만 보기엔 너무 아까워서 SNS에 올렸는데 많은 분들이 은퇴하는 건지 물어봐주시더라고요. 그래서 오해 없길 바라는 마음에 공개했습니다. 부상 치료를 마치고 다시 국가대표 선발전에 꼭 출전할 예정이에요. 선수생활 하는 동안에 닿는 힘까지 후회 없도록 도전하고 싶어요.

그동안 선수 생활하면서 가장 힘이 되어주는 분이 있다면?

저희 소속팀 최원 감독님께서 시합을 잘 못할 때나 잘할 때 늘 잘했다고 격려해주세요. 제가 한 선택에 대해 항상 응원해주셔서 꼭 감사하다고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정보경 선수하고 훈련을 오랜시간 함께 해왔는데 저에게 동기부여를 주는 선수에요. 각자 위치에서 힘들 때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기도 하고요. 그 친구가 한 발 앞서면 저도 더 잘하고 싶다는 마음이 생겨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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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70kg)은메달, 그리고 혼성종목에서 동메달을 획득하셨어요. 국민들은 정말 잘했다고 응원했지만 본인은 그동안 훈련을 열심히 해왔기에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작년 아시안게임 끝나고 도쿄올림픽에 대한 방향성에 대해 고민을 해보셨나요?

아시안게임 직후 인터뷰했을 때는 게임에서 최선을 다했으니 후회 없다고 이야기 했는데 지나고나니 어쩔수 없이 후회가 남더라고요 ‘조금만 더 잘해볼걸, 그 기술을 걸어서 되치기를 당하지 않을 걸’ 등등 많은 생각을 했지만 이젠 시간이 많이 지났잖아요. 이미 되돌릴 수 없는 시간이니 좋게 생각하자고 마음을 단단히 먹었어요. 이 계기로 성적에 대한 부담감은 잠시 내려놓고 지금부터 차근차근 도쿄 올림픽을 준비하고 싶습니다.

아시안게임 준비하면서 기억에 남는 일 혹은 자카르타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는 지

저는 워낙 움직이는 걸 안 좋아해요. 온전히 훈련시간에 제 에너지를 쏟다보니 운동 외 시간에는 무조건 휴식을 취하는 걸 좋아해요. 자카르타 아시안게임에서 숙소를 두 방으로 나눠서 썼는데 저녁마다 선수들끼리 한 방에 모여서 이야기하고 놀았어요. (정)보경선수가 금메달 따고 숙소에 돌아오자마자 축하해주고 울면서 껴안았어요. 그 금메달을 한 명씩 돌아가면서 목에 걸어보고 장난으로 “내 거다”이러면서 얼굴에 대봤어요. 그리고 저와 김잔디 선수, 정혜진 선수가 한 숙소를 썼는데 막내인 (정)혜진 선수가 저희와 함께 지내서 고생을 많이 했어요. 너무 고맙고 수고했다고 전하고 싶어요.

유도가 체급대로 경기가 치러지다보니 체중조절도 굉장히 중요할 것 같아요. 평소에 관리는 어떻게 하는 편인지

저는 중량급 선수다보니 매일 조절하진 않고 시합 3-4일 전에 몰아서 다이어트를 해요. 그리고 평소 훈련 때는 먹고 싶은 거 다 먹는 편이에요.

경기 전에 그렇게 못 먹으면 힘이 빠지지 않나요?

보통 경기 전날에 체중을 재는데 그때까지 목표로 바짝 감량하고 다시 먹고 싶은 만큼 먹어요. 그럼 제 원래 컨디션 상태로 경기 출전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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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아역 CF를 찍었다고 잘 알려지셔서 부모님께서 다른 길을 걷길 바라셨을 줄 알았어요. 그런데 오히려 부모님께서 지원해주셨다니 신기합니다.

제가 태권도를 했었는데 초등학교 2학년 때 순천으로 이사 가면서 전학을 갔어요. 새로 전학 간 학교에 유도 팀이 창단한다는 거에요. 어머니께서 학교에 서류 제출할 게 있으셔서 같이 학교에 갔는데 제가 옆에서 태권도 동작하고 있으니까 교감, 교장선생님께서 유도를 한번 시켜보라고 어머니께 말씀하시더라고요. 제가 어렸을 때부터 활동량이 많다보니 부모님께서도 유도 하는 것을 좋아하셨어요. 정말 선견지명이 대단하셨던 것 같아요. 예전부터 변함없이 유도가 재밌어서 아무리 힘들어도 포기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유도가 부상위험이 있는 종목인데, 내색은 안하시더라도 부모님께서 걱정 많이 하셨을 것 같아요. 대회 때마다 응원 오시나요?

아니요. 부모님께서 오시면 긴장 될까봐 오지 마시라고 말씀드려요. 초등학교 때는 이길 수 있는 선수한테 져서 속상한 마음에 집에 오자마자 도복 던지면서 “나 유도 안 해” 라고 소리쳤어요. 당시에 부모님께서 저를 달래주지 않으시고 “그래 힘들면 하지 마. 안하면 되지”라고 아무렇지 않게 말씀 하셨는데 저도 모르게 바로 “아니야 나 유도 할래”라는 말이 저절로 나왔어요. 그 뒤로 유도 안한다는 말 절대 안 해요.

리우 올림픽 출전 전에 예능프로그램(KBS2TV 우리 동네 예체능)에 출연해 유도를 많이 알리셨어요. 만약 선수로서 본인이 이루고 싶은 바를 다 이뤘을 때 은퇴 후에도 대한민국 유도의 발전을 위해서 일을 하실 예정인지 아니면 다른 분야의 일을 하고 싶은지 궁금해요.

남은 선수생활 최선을 다하고 은퇴를 하게 되면 지도자의 길을 걷고 싶습니다. 어린 시절 저와 같은 꿈을 꾸고 있는 후배들을 돕고 싶어요. 선수 생활과 공부를 하면서 겪은 제 경험 들을 바탕으로 가르쳐 주고 싶어요. 엄격한 지도를 해주기보단 옆에서 따뜻하게 조언을 해주는 지도자가 되는 것이 제 목표입니다.

지금도 팀에서 후배들에게 조언을 많이 해주시는 지 궁금해요.

네, 광주 팀에서 저 포함 3명의 선수가 있는데 저와 함께 매일 지옥의 훈련을 하고 있습니다.

모든 운동선수가 매번 좋은 성적만 낼 수 없다고 생각해요. 힘들 때 빨리 털고 일어나는 김성연 선수의 비법이 있는지.

아마도 제 생각엔 경험에서 우러나온 게 아닌가 싶어요. 리우 올림픽 때 운동하면서 그동안 훈련 중에 가장 열심히 했고 정말 시합 때 잘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4분 30초 만에 시합이 끝난 거에요. 허탈함과 속상한 마음에 한국에 돌아와서 유도 훈련을 몇 개월간 하지 않았어요. 그 후 시합에 나갔는데 결국 상대선수한테 지고 말았어요. 그 때 ‘나는 아직도 리우 올림픽에 있었고 다른 선수들은 앞서 가고 있었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 뒤로 지나간 일들은 빨리 잊어버리려고 해요.

내년 여름 도쿄올림픽에서 만나기 전까지 목표가 있다면.

많은 분들께선 보통 국내대회에서만 1등하면 무조건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다고 알고 계시는 것 같아요. 우리나라 국가대표 선발 되는 거뿐만 아니라 외국 대회 나가서 랭킹 16위-18위 안에 들어야 올림픽 출전권을 딸 수 있어요. 이 점이 생각보다 쉽지 않더라고요. 하지만 제가 이겨내야 할 숙제라고 생각합니다.

항상 목표를 ‘올림픽 금메달’만 보고 운동을 해왔는데 제가 부상을 당하고 치료 중에 있으니 어느 순간부터 은퇴라는 단어가 멀리 있다고 느껴지지 않더라고요. 당장 앞을 내다봤을 때 사람 일은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잖아요. 경기 규모와 상관없이 출전하는 국내외 대회에서 즐기고 최선을 다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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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늘 하는 말이지만 잘하거나 못할 때나 응원해주셔서 감사드린다는 말 꼭 전하고 싶었습니다. 많은 분들께서 응원해주셨기 때문에 그동안 잘해왔다고 생각해요. 한 가지 더 이야기 하고 싶은 건 유명한 유도 선수들 뿐만 아니라 지금 이 시간에도 뒤에서 열심히 훈련하고 있는 선수들이 있다는 걸 기억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김성연은 유도 국가대표로서 항상 잘해왔지만 더욱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자 노력해온 선수이다. 2020년 도쿄올림픽을 준비하는 김성연의 표정은 다시 새로운 목표를 찾은 것처럼 설렘에 가득 찬 모습이었다. 4년 전 리우 올림픽에선 그의 새로움이 국민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면 내년 여름 도쿄 올림픽에서는 그의 노련함이 더욱 빛을 발할 것이다. 선수 은퇴 후, 김성연은 유도 국가대표를 꿈꾸는 선수들 을 돕는 지도자가 되고 싶다는 소망을 전했다. 이 소식에 김성연을 보고 유도 국가대표를 꿈꿔온 꿈나무 선수들은 가장 큰 원동력을 얻을 것이다. 그가 내민 도움의 손길이 우리나라 유도에 큰 발전으로 이어지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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