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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곽힘찬 기자] 축구 경기에 있어서 심판은 반드시 필요하다. 심판이 없다면 공식적인 축구 경기는 진행될 수 없다. 특히 주심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이들은 경기의 결과를 판가름 할 정도로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주심은 국제축구평의회가 승인하고 국제축구연맹(FIFA)이 인정한 경기규칙에 근거해 모든 판정을 집행한다.

축구 경기가 진행되는 도중 선수들 간 다툼이나 비신사적인 반칙 등 폭력적인 행위가 발생하는 것을 막고 경기를 매끄럽게 진행하는 주심은 축구의 본질이 흐려지지 않도록 예방하는 역할을 맡기도 한다.

주심은 경기 운영의 관한 모든 권한과 권위를 부여받은 존재다. 상황에 따라 득점을 취소할 수도 있으며 경기를 중단시킬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권한을 받은 만큼 막중한 책임이 뒤따른다. 다시 말해 심판은 책임감을 가지고 공정한 판정을 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사람은 누구나 실수할 수 있는 법이다. 가끔씩 나오는 오심이 그렇다. 심판 역시 사람이기에 모든 상황을 완벽하게 판정할 수는 없다. 그래서 나온 것이 VAR(비디오 판독 시스템)이다. VAR은 비디오 판독 전담 부심이 모니터를 통해 영상을 보면서 주심의 판정을 돕는 시스템이다.

다양한 각도에서 경기 과정을 녹화하는 VAR은 주심이 직접 요청하거나 부심이 주심에게 VAR을 보도록 요청하는 경우에만 VAR 과정을 거칠 수 있다. 이렇게 과학적인 시스템은 축구의 공정한 판정이 행해질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이제 지난 2010 남아공 월드컵 독일-잉글랜드의 경기에서 발생했던 프랭크 램파드의 득점 무효와 같은 상황이 발생하는 것을 막을 수 있게 됐다.

이렇듯 ‘인간’의 심판과 ‘과학’의 VAR이 함께 존재하게 되면 판정 논란은 없을 것으로 기대됐으며 축구의 흥미 또한 더욱 증가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최근 K리그 경기에서 오히려 판정에 대한 불만이 증가하고 있다.

지난 하나원큐 K리그1 2019 7라운드 강원FC와 FC서울의 경기 당시 오프사이드 오심으로 페시치에 실점한 강원은 서울에 1-2로 패배했고 이에 많은 강원 서포터즈들이 불만을 표시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리고 전남 드래곤즈 파비아노 감독은 지난 1일 K리그2 안산 그리너스 원정에서 0-3 완패를 당한 이후 빈치씽코의 퇴장판정 번복에 공개적으로 의문을 제기하며 제재금 500만원의 징계를 받았다.

뿐만 아니라 지난 11일 FC서울과 대구FC의 경기에서 1-2로 서울에 패배한 안드레 감독이 경기 후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심판에 대해 말하고 싶지 않다”고 언급하면서도 “어떻게 전반에 경고가 4개 나왔는지 궁금하다. 정태욱이 코뼈가 부러졌는데 어떻게 파울도 불지 않았는지 확인해봐야겠다. 그 상황은 비디오를 돌려볼 필요가 있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렇게 유독 올 시즌 판정에 대한 뒷이야기가 계속 나오고 있다. 물론 해당 판정들에 대해 잘못됐다고 단정 짓는 것은 아니다. 해당 판정 역시 경기의 일부 중 하나며 보는 시각에 따라 다를 수 있다. 다만 확실한 장면에서 확실한 판정이 나오지 않는 부분들에 대해선 무척 아쉽다. 무엇보다 심판들이 어떤 상황을 판정하는 과정에서 휘슬을 너무 늦게 불어 경기의 흐름이 끊기는 장면을 자주 목격하게 된다. 마치 주변 반응을 보고 판정을 내리는 것처럼 보이는 심판의 판정은 경기의 재미까지 떨어뜨린다.

경기의 흐름은 경기를 보러 온 팬들이 느끼는 재미와 직결된다. 아무리 강한 팀끼리 맞붙더라도 경기 중간에 계속 VAR이 이뤄진다면 흥미는 급격하게 떨어진다. 이렇게 VAR이 등장한 이후 심판들이 VAR에 너무 의존하고 있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VAR은 부수적인 존재여야 한다. 모든 판정을 VAR에 맡긴다면 심판이 존재할 이유가 없다. 다시 말해 선수들과 함께 그라운드 위를 뛰며 판정을 내리는 심판은 경기의 흥미를 책임지는 또 다른 중책을 맡고 있다는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할 수 있다. 누가 봐도 애매한 상황은 세계적으로 뛰어난 심판도 정확한 판정을 내리기가 힘들다. 분명 경기를 주관하는 심판들은 여러 단계를 거쳐 프로 경기에 배정된 능력 있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계속 판정에 대한 논란이 증가하고 있다. K리그의 흥행이 이어지고 있는 지금 ‘옥에 티’가 생기는 것이 아쉬울 뿐이다. 심판은 필연적인 존재지만 ‘타노스’가 아니다. 경기의 결과를 판가름할 수 있는 입장에서, 그리고 경기 운영의 관한 모든 권한과 권위를 부여받은 존재의 입장에서 뒤따르는 막중한 책임에 대해 생각해봤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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