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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부천=홍인택 기자] 팀의 연속 실점 고리를 끊어내고 상대 팀 선수 이한샘의 슈팅을 선방했지만 이영창은 크게 기뻐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부천FC1995는 12일 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2 2019 11라운드 아산무궁화의 경기를 0-0으로 마쳤다. 리그에서는 9경기, FA컵까지 포함하면 10경기 만에 무실점이라는 결과를 얻었다.

게다가 부천은 전반 40분 닐손주니어가 퇴장당하면서 수적 열세에 빠진 상황이었다. 수적 열세에도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무리한 중심에는 팀의 두 번째 골키퍼 이영창이 있었다.

이영창은 부천의 주전 골키퍼 최철원에게 밀려 경기에 자주 출전하지 못했다. 2015년 충주에 입단하고 2017년 대전을 거쳐 2018년 부천으로 왔지만 부천에서 네 번의 출전에 그쳤다. 이영창은 이번 시즌 첫 출전에서 연속 실점의 고리를 끊어내는 역할을 해냈다.

이영창은 경기 후 "닐손주니어가 전반전에 퇴장당하고 어쩔 수 없이 수비적으로 나서야 하는 상황이었다. 뒤에서 아무래도 슈팅이 많이 날아오겠다고 생각했는데 앞에 있는 (임)동혁이, (이)인규, (박)건이 형, (문)기한이 형까지 협력해서 골대로 공이 날아오지 않게 도와줬다.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라면서 무실점의 공을 동료 선수들에게 돌리는 모습이었다.

아산은 부천의 수비진을 무너뜨리기 위해 측면과 중앙을 오가며 공격 작업을 펼쳤지만 두터운 수비를 뚫어내고 결국 이영창에게 막히면서 득점에 실패했다. 게다가 후반전 이한샘의 결정적인 슈팅까지 이영창이 선방하면서 가장 큰 실점 위기를 벗어나기도 했다.

이영창의 선방에 부천 송선호 감독은 물론 아산 박동혁 감독도 칭찬 릴레이가 이어졌다. 박동혁 감독은 "(이)한샘이 슈팅은 골키퍼가 막기 어려운 슈팅이었는데 아쉽게 들어가지 않았다. 부천이 조직적으로 수비했고 거기에다 골키퍼가 결정적인 슈팅을 막아내서 비겼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송선호 감독은 "동계훈련 때부터 열심히 하던 선수다. 이런 모습을 보여준다면 최철원과도 선의의 경쟁이 일어날 것 같다"라며 흐뭇해했다.

이영창은 이한샘의 슈팅을 선방하는 장면에 대해 "(이)한샘이 형이 때릴 때 저도 모르게 따라가고 있었다"라면서 "뭔가 때릴 거 같았다. 먼저 준비하고 있었다"라며 골키퍼 특유의 감각적인 모습을 밝히기도 했다.

이영창은 그동안 출전 기회가 적었던 것에 대해 "내가 그만큼 부족하고 준비 못 한 게 있었던 거다. 내가 출전할 수 있을 때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한다. 앞으로 두 경기가 되든, 세 경기가 되든 뛰게 된다면 열심히 하는 것밖에 없다고 생각한다"라면서 "이번주 훈련하면서 오늘 경기에 나설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며칠 전부터 마음의 준비는 하고 있었다. 경기장 들어갈 때는 내가 전에 경기를 아예 못 뛰던 선수가 아니니까 평소에 하던 대로 하자고 생각했다. 그래서 편했던 것 같다"라며 덤덤한 모습을 보였다.

FA컵까지 9경기 동안 이어졌던 연속 실점 고리를 끊어낸 이영창은 이날 무실점 선방에도 팀이 승리하지 못해 크게 기뻐하는 모습은 아니었다. 이영창은 "우리가 플레이오프 순위권으로 올라가기 위해서는 승점 1점으로 만족해서는 안 될 거 같다"라면서 "날도 더워지는데 우리가 좀 더 치고 올라갈 수 있도록 다 같이 끌고 가고 싶다. 무실점도 무실점이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걸 최대한 해내면 플레오프 순위권으로 갈 수 있을 것"이라며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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