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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대구=곽힘찬 기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홋스퍼에서 뛰고 있는 손흥민은 그라운드 특정 지역에서 정교하게 감아 차 득점을 기록하곤 한다. 많은 축구팬들은 그것을 가리켜 ‘손흥민 존(Zone)’이라고 부른다.

8일 포레스트 아레나에서 열린 대구FC와 멜버른 빅토리의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F조 5차전 경기. 이날 대구는 멜버른을 경기 내내 압도한 끝에 4-0으로 완파했다. 이제 3승 2패가 된 대구는 같은 시각 산프레체 히로시마(일본)에 0-1로 패배한 광저우 에버그란데(중국)를 끌어 내리고 조 2위로 도약하며 꺼져가던 16강행의 불씨를 살렸다.

후반 35분 포레스트 아레나는 팬들의 환호성으로 가득 찼다. 취재진이 모여 있던 기자석에서도 놀라운 반응이었다. 김대원의 환성적인 중거리 골이 그 이유였다. 측면에서 공을 몰고 가던 김대원은 기회를 엿보다 먼 거리에서 강한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다. 김대원의 발을 떠난 공은 그대로 멜버른의 골망을 흔들었다. 멜버른 골키퍼 액턴이 몸을 날려봤지만 역부족이었다.

그야말로 엄청난 득점이었다. 마치 손흥민의 슈팅을 보는 듯 했다. 이날 수차례 중거리 슈팅을 시도하던 김대원은 기어이 팀의 대승에 공헌하며 기쁨을 만끽했다. 경기 후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취재진과 만난 김대원은 “팀이 하려고 했던 축구가 잘 이뤄진 것 같다. 멜버른이 2군 선수들이 다수 출전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방심하지 않고 홈에서 승리할 수 있어서 기쁘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멜버른전에서 김대원은 전후반 90분 동안 기회가 있으면 곧바로 중거리 슈팅을 시도하는 등 득점에 대한 욕심을 보였다. 김대원은 “개인적으로 득점을 기록한지 오래돼서 꼭 골을 터뜨리고 싶다. 그래서 슈팅 시도를 많이 했던 것 같다”고 웃으며 답했다. 김대원의 슈팅은 날카로웠다. 그의 활약에 8천 명이 넘는 홈 팬들이 여러 차례 일어났다가 앉기도 했다.

올 시즌 유독 환상적인 득점이 많은 김대원은 어떻게 훈련을 할까. 김대원은 “‘원더골’을 위해 따로 훈련을 하기 보다는 훈련이 끝난 뒤 남은 시간에 슈팅 훈련을 하는 것뿐이다. 이 훈련을 계속 하다보니까 경기에서도 훈련의 성과가 나타나는 것 같다”고 밝혔다.

김대원은 어렸을 때 바둑을 배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과거 김대원은 바둑이 자신이 축구를 하는데 있어 큰 도움이 된다고 언급한 적 있다. 바둑은 복기를 한는 것이 큰 특징이다. 김대원에게 축구는 바둑과 같았다. 그는 “경기를 치르고 나서 복기한다. 이 복기가 다음에 있을 새로운 경기를 치르는데 도움이 많이 됐다”고 전했다.

안드레 감독 역시 김대원을 두고 “훈련때 굉장히 성실하다. 그러한 모습이 김대원을 더 성장하게 하는 것 같고 그라운드 위에서도 좋은 경기력을 펼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라 본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대원의 활약은 세징야가 부상으로 빠진 대구 입장에서 단비와 같았다. 이제는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자원이 된 김대원의 성장은 현재 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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