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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수원=명재영 기자] 민망한 경고를 받은 홍철이 가슴을 쓸어내렸다.

5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하나원큐 K리그1 10라운드 수원삼성과 FC서울의 슈퍼매치가 열렸다. 경기는 후반 11분 데얀이 절묘한 중거리 슈팅을 성공시켜 수원의 1-0 승리로 끝나는듯 했으나 후반 53분 박주영이 경기 종료 직전 마지막 장면에서 나온 페널티킥을 성공시키며 1-1 극적인 무승부로 마무리됐다.

이번 슈퍼매치는 그동안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비판과 다르게 박진감 넘치는 경기로 이름값을 해냈다. 그만큼 경기 중 에피소드도 많았고 백미는 홍철의 경고였다. 전반 12분 서울의 프리킥 상황에서 수비를 하던 홍철이 뒤에서 침투하던 박동진의 중요 부위를 손으로 움켜잡았다. 박동진은 그대로 쓰러지면서 큰 고통을 호소했다.

박동진은 꽤나 오랜 시간 동안 일어서지 못했다. 김동진 주심은 해당 장면을 정확히 보기 위해 비디오 판독(VAR) 모니터로 향했고 홍철의 반칙 장면은 반복되어 중계 화면에 나갔다. 경기장에 찾은 2만 5천여 관중과 수많은 팬이 중계를 지켜보고 있었기에 홍철의 추행(?)에 가까운 반칙은 어느 때보다 강렬했다.

경기 후 홍철은 "서울전 징크스를 깨야 하는데 참 어려운 것 같다"며 "첫 번째 페널티킥을 노동건 골키퍼가 막아냈지만 경기 종료 직전 또 페널티킥이 선언되는 순간 승리를 놓쳤다는 생각을 했다"고 경기 소소감을 밝혔다. 홍철은 전반 박동진과의 충돌 상황에 대한 질문에 "일부러 그런 것은 아니었다. (박)동진이가 순간 플레이를 잘한 것 같다. 가볍게 막으려고 했는데 손을 뻗는 순간 무언가 잘못되었다고 느꼈다"고 설명했다.

홍철은 "비록 반칙이었지만 (박)동진이는 남자다웠다"며 우스꽝스러운 대답도 내놓았다. 이어 "주심이 비디오 판독을 보는 내내 퇴장이 걱정됐다. 나 때문에 경기를 망치겠다는 생각도 했다. 다행히 경고로 끝났지만 앞으로 이런 일은 없을 것이다. 언제 어디서나 VAR이 지켜보고 있다는 걸 앞으로 잊지 않겠다. 선수에게는 개인적으로 사과를 마쳤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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