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니어스|아산=조성룡 기자] 4일 <스포츠니어스>는 아산 취재를 좀 일찍 출발했다.

연휴 때문이었다. 4일부터 한국은 3일 동안 휴일이다. 날씨도 좋아 여행하기 딱 좋은 기간이다. 하지만 기자들에게는 오히려 고역이다. 일하러 가는 입장에서 차가 막힌다는 것은 썩 좋은 일이 아니다. 그래서 <스포츠니어스>는 평소보다 두 시간 가량 일찍 출발했다. 가는 길에 휴게소도 들러 여유 있게 점심도 먹을 생각이었다. 요즘 휴게소에는 마라탕과 곱창국수가 나올 정도로 미식을 즐길 수 있다.

하지만 기대는 여지없이 깨졌다. 점심을 먹기는 커녕 경기 시간에 맞춰 도착할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그렇게 <스포츠니어스>는 막힌 도로 위에서 한숨을 푹푹 쉬고 있었다. 그 때 김현회 기자가 다급하게 외쳤다. "어?" 그가 가리킨 곳으로 시선을 돌리니 믿을 수 없는 장면이 보였다. 분명 경기장에 도착하고도 남을 시간에 안산그리너스의 선수단 버스가 경기도 평택시의 도로 위에 있는 것이다.

'혹시 다른 버스가 아닐까'라는 생각에 아산과 안산 구단에 연락을 취했다. 실제로 <스포츠니어스>가 목격한 것은 안산의 선수단 버스가 맞았다. 안산 선수단은 일부 스태프만 경기장에 도착했을 뿐 아무도 도착하지 못했다. 아산 현장에서는 급하게 '아직까지는 가능성이 희박하지만 경기가 30분 연기될 수도 있다'라는 메시지가 전달됐다. 다행히 경기가 연기되는 일은 없었지만 그만큼 현장은 급박했다.

허겁지겁 하나원큐 K리그2 2019 아산무궁화와 안산의 경기가 열리는 아산 이순신종합운동장에 도착했다. 안산의 라커룸에 들어가니 임완섭 감독이 홀로 있었다. 취재진과 만난 그는 첫 마디부터 당혹감을 담았다. "아직 선수단이 도착하지 않았다." 경기 시작 약 35분 전의 일이었다. 임 감독은 말을 이어갔다. "도착 하자마자 몸을 풀어야 할 것 같다. 운동장 몇 번 왔다갔다 하면 곧바로 경기할 시간이다."

사실 임 감독과 선수단 버스는 같은 시간대에 출발했다. 하지만 일반 차량과 버스의 차이가 시간 차이를 만들었다. 임 감독은 "이번 경기를 앞두고 교통체증은 예상했다. 그래서 일찍 밥을 먹고 움직였지만 늦었다"라면서 "게다가 안산에서 아산으로 가는 길에는 휴게소도 없다. 타이밍이 참 좋지 않다"라고 한숨을 쉬었다. 그 때 안산의 선수단 버스가 도착했다. 선수들은 다급히 버스에 내려 짐을 챙겨들고 라커룸으로 들어갔다.

경기 30분 전에 선수단이 도착한다는 것은 경기력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임 감독은 "굉장히 큰 영향을 미친다"라며 설명하기 시작했다. 그는 "특히 이번 경기같이 날씨가 더울 때 프로 선수들이 한 시간 이상 버스를 타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라면서 "아무리 좌석이 넓어도 선수들이 불편한 자세로 장시간 버스를 타면 근육이 수축될 수 밖에 없다. 덩치가 크거나 근육이 평소 좋지 않은 선수라면 더욱 그렇다. 이 근육을 다시 풀어내는 것이 경기 전 워밍업 시간이다. 그런데 그걸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임 감독은 선수들의 컨디션에 대해 걱정했지만 전술에 대해서는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전날 미팅을 통해 대부분 지시사항을 전달했다"라고 말한 그는 "경기 전에 다시 한 번 지혜롭고 슬기롭게 경기할 것을 주문하려고 한다. 특히 미드필더와 수비진에 대해서는 다시 한 번 강조할 생각이다"라고 말한 뒤 급하게 라커룸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안산 선수들은 아산 선수들이 몸을 다 풀고 나서도 계속 그라운드를 뛰며 경기 직전까지 컨디션을 끌어 올렸다.

wisdragon@sports-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