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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포항=곽힘찬 기자] 포항 스틸러스의 ‘에이스’ 김승대가 다시 한 번 약속을 지키며 김기동 감독을 즐겁게 했다.

포항 스틸러스는 4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벌어진 하나원큐 K리그1 2019 10라운드 경기에서 울산 현대에 2-1 역전승을 거두며 반전에 성공했다. 최순호 전 감독 경질 직전까지 부진을 거듭하던 포항은 김기동 감독 체제 출범 이후 환골탈태한 모습을 보여줬다.

경기를 마친 김승대는 “수원 삼성전을 힘들게 이겼더니 더 강한 울산을 상대했다. 포항 전체가 신경을 많이 쓰는 경기라 정말 많이 준비했다. 울산보다 더 잘하고 많이 뛰어야겠다고 선수들과 얘기를 나눴다. 오늘 내가 마무리해서 기분이 좋았던 경기였던 것 같다”며 소감을 밝혔다.

이날 경기가 종료된 직후 포항 팬들은 울산 팬들이 운집한 원정석을 향해 “잘 가세요”와 “울산은 승점 자판기”라는 노래를 부르며 승리에 대한 기쁨을 만끽했다. 김승대 역시 팬들의 기분과 비슷했다. 그는 “울산 팬들로부터 그 노래를 듣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선수들끼리 그 노래가 나오지 않도록 하자고 다 같이 다짐했다. 이겨서 정말 만족스럽다. 팬들과 한마음이 된 기분이었다”고 밝혔다.

김승대는 득점을 기록한 직후 동료 선수들을 피해다니는 세레머니를 보여줬다. 취재진이 그 이유를 묻자 “지난 수원전 때 득점하고 나서 동료 선수들에게 너무 많이 맞아서 아팠다. 그래서 골을 넣는 순간 ‘아 피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면서 웃었다.

김기동 감독과 김승대는 매우 각별한 사이다. 감독과 선수의 관계 이상으로 친분이 두텁다. 그래서 두 사람은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서로의 마음을 잘 알고 있다. 김승대는 “사실 훈련 때 우리가 감독님이 요구했던 것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해 상황이 좋지 않았다. 그래서 감독님께 ‘이건 시합이 아니고 연습이니까 저만 믿으세요’라고 얘기하면서 지난 수원전을 준비한 것처럼 나만 믿으라고 감독님께 말씀을 드렸다”고 밝혔다.

그리고 김승대는 수원전에 이어 울산과의 경기에서도 팀의 승리를 확정짓는 결승골을 터뜨리며 김기동 감독과 약속을 지켰다. 김승대는 “그런데 진짜 내가 또 마무리할 줄 몰랐다. 감독님께 좀 죄송하지만 다음 경기는 사실 장담 못하겠다”라며 농담을 던졌다.

분위기를 반전시킨 포항은 오는 11일 인천 원정을 떠난다. 올 시즌 포항은 원정에서 단 한 골도 기록하지 못하면서 전패를 당했다. 김승대는 “우리가 올 시즌 원정 성적이 정말 좋지 않다. 이렇게 분위기를 탔을 때 인천 유나이티드를 격파하고 기세를 이어나가겠다”면서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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