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사 콘서트장을 연상케 했다. ⓒ 스포츠니어스

[스포츠니어스|대구=곽힘찬 기자] 많은 축구팬들은 유럽 축구를 TV나 인터넷을 통해 시청하며 거대한 축구 경기장에서 펼쳐지는 멋진 이벤트들을 보기도 한다. 예를 들면 야간 경기가 펼쳐질 때 장내 아나운서가 선수들을 소개하면서 경기장 내에 설치된 조명 시설들을 통해 관중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는 것이다.

그런데 유럽에서 자주 볼 수 있었던 그 이벤트를 K리그1 대구FC가 3일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19 상주 상무와의 리그 10라운드 경기에서 선보였다. 경기가 시작되기 전 장내 아나운서가 마이크를 들고 선발 출전할 선수들을 소개하기 시작하자 홈구장 DGB대구은행파크는 갑자기 모든 불이 꺼지고 전광판만이 경기장 내부를 비췄다.

그리고 장내 아나운서가 골키퍼 조현우를 비롯해 선수 이름을 하나하나 호명할 때마다 경기장 내에 설치된 LED 조명들이 화려한 불빛을 수놓았다. 이를 지켜본 많은 팬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선수들의 이름을 연호했다. 마치 유럽 축구 경기장을 보는 듯 했다. 지난 2018 러시아 월드컵을 앞두고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출정식 당시 서울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이와 비슷한 이벤트를 하긴 했지만 K리그에서는 쉽게 볼 수 없었던 장면이었다.

대구FC 이동준 경영기획부 부장은 “오늘 경기가 K리그1 첫 야간 경기다. 그래서 구단에서 자체적으로 기획해 오늘 이벤트를 펼치게 됐다”고 밝혔다. 최근 DGB대구은행파크를 찾는 대구 시민들이 급증하면서 구단 측에서도 색다른 이벤트를 펼치며 흥행을 이어나가고자 한 것이다.

대구는 DGB대구은행파크를 건설하면서 지붕에 설치된 경기장 조명을 포함해 관중석 아래에 LED 조명들을 별도로 배치했다. 이동준 부장은 “일반적인 조명은 열이 오를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LED 조명의 장점은 바로바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경기장 건설을 하면서 이같은 점을 모두 고려했다”고 언급했다.

사실 한국프로축구연맹 규정에 따르면 경기장의 모든 조명을 끄는 것을 자제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어두워진 경기장 안에서 관중들의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그래서 대구는 이날 경기를 앞두고 연맹 측에 해당 이벤트를 하겠다고 미리 알려 허가를 받았다.

전반전이 종료된 후 하프타임에 진행된 대구 치어리더 공연에서도 곳곳에 설치된 LED 조명들이 제 몫을 다하며 경기장의 분위기를 더욱 뜨겁게 만들었다. 비록 이날 DGB대구은행파크엔 만원 관중이 들어오지는 않았지만(9,120명) 매진 경기 못지않은 팬들의 환호성이 울려 퍼졌다.

대구가 야심차게 건설한 DGB대구은행파크는 지난 시즌까지 홈 경기장으로 사용했던 대구 스타디움과는 완전히 다른 매력을 갖고 있다. K리그를 대표하는 축구전용구장으로 발돋움한 DGB대구은행파크는 이렇게 야간 경기의 묘미를 팬들에게 보여줬다.

emrechan1@sports-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