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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대구=곽힘찬 기자] 무승부로 끝날 줄 알았던 경기였다. 3일 DGB대구은행파크에서 벌어진 하나원큐 K리그1 2019 10라운드 경기에서 대구FC가 후반 38분에 터진 정승원의 결승골에 힘입어 상주 상무에 1-0 승리를 거뒀다.

사실 정승원은 이날 부상으로 결장한 세징야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선발로 나섰다. ‘플레이메이커’ 세징야의 부재는 대구 입장에서 매우 뼈아팠다. 선두권 경쟁을 위해 반드시 승점 3점이 필요한 상황이었기에 이겨야 했다.

대구는 경기 내내 상주의 압박과 역습에 고전했다. 때로 실점의 위기도 찾아왔지만 가까스로 막아내며 팽팽하게 0-0의 균형을 유지하고 있었다. 이때 정승원이 해결사로 나섰다. 정승원은 에드가의 헤더 패스를 받아 침착하게 마무리하며 DGB대구은행파크를 들썩이게 했다. 그리고 이탈리아 세리에A 유벤투스에서 활약하고 있는 파울로 디발라의 세레머니를 따라하며 기쁨을 만끽했다.

경기를 마친 후 믹스트존에서 만난 정승원의 얼굴은 매우 밝았다. 그는 “어려운 경기였지만 팀이 전체적으로 하나가 돼 경기를 잘 풀어가면서 내가 골을 넣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정말 운이 좋았다”고 경기 소감을 밝혔다.

득점 직후 보여줬던 디발라의 세레머니에 대해선 “경기 전에 인터넷에서 봤다. 디발라가 득점을 터뜨린 뒤 V자로 얼굴을 가리는 세레머니를 하는 것을 봤는데 너무 멋있었다. 운 좋게도 내가 득점을 터뜨리게 됐고 곧바로 그 세레머니를 따라했다”며 웃었다. 정승원은 “디발라가 롤 모델인가”는 질문에 “롤 모델은 아니지만 정말 축구를 잘하지 않냐”면서 닮고 싶다는 답변을 했다.

세징야의 공백을 메워야 하는 중책을 안은 정승원은 큰 부담감을 가질 수 있었다. 하지만 그는 안드레 감독이 기대에 부응하며 자신감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정승원은 “감독님이 세징야처럼 하라고 하셨지만 사실 그게 어렵다”면서 “이번 경기에서 상주 윤빛가람 선수를 맡으라고 하셨다. 윤빛가람 선수가 패스를 잘하기에 상주의 빌드업을 무너뜨리라는 지시였다”고 전했다.

지난 시즌부터 꾸준히 경기에 출전하며 성장하고 있는 정승원은 2020 도쿄 올림픽을 내심 기대하고 있었다. “정말 욕심난다. 꼭 가고 싶다”는 정승원은 “경쟁이 치열하겠지만 K리그에서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여주다 보면 충분히 기회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라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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