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키움히어로즈 제공

[스포츠니어스|이정원 인턴기자] 조상우의 위력이 심상치 않다.

키움히어로즈의 마무리를 책임지고 있는 조상우는 지금까지 13경기에 나서 1승 12세이브를 기록하고 있다. 세이브 부문 단독 선두에 오른 것도 큰 의미가 있지만 그것보다 더 고무적인 부분은 평균 자책점이 '0'이라는 점이다.

조상우는 지난 시즌 초반 키움의 마무리투수를 맡아 뒷문을 책임진 적이 있다. 하지만 팀 동료 박동원과 함께 불미스러운 일에 휘말리며 이후 잔여 시즌을 치르지 못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그 사건 전가지 그의 기록은 18경기 동안 9세이브 세이브률 50%에 불과했다.

하지만 올 시즌은 완벽하다. 조상우는 스프링캠프부터 일찌감치 키움 장정석 감독으로부터 다시 한 번 마무리로 낙점을 받았다. 장정석 감독의 전략은 조상우 앞에 사이드암 한현희와 좌완 오주원, 우완 김상수 등을 투입시켜 실점 없이 잘 막은 후 9회를 조상우에게 맡기는 것이었다. 감독의 이러한 믿음에 개막 이후 조상우는 최고 구속 156km의 강속구를 앞세운 위력적인 구위로 상대 타자들을 압도하고 있다.

장정섬 감독 역시 "조상우가 작년엔 처음 맡무리를 맡으면서 블론세이브도 많고, 부담감이 있었다"며 "하지만 이번 시즌에는 그런 경험이 밑거름이 돼서 올해 더 좋은 활약을 하는 것 같다. 덕아웃에서 봐도 상우의 구위가 더 좋아진 게 느껴진다"고 조상우에 대한 믿음을 보였다.

변화구는 많지 않지만 패스트볼과 슬라이더만으로 1이닝을 책임지고 있는 조상우는 현재 콜로라도에서 뛰고 있는 오승환의 모습을 보고 있는 듯 하다. 삼성라이온즈 시절 당시 오승환은 특유의 묵직한 돌직구, 각이 작고 빠른 슬라이더의 제구력까지 갖추며 '끝판대장'이라 불렸다. 조상우 역시 빠른 돌직구와 더불어 오승환과 마찬가지로, 마운드에서 웃지 않는 포커페이스로 상대에게 위압감을 주고 있다.

물론 오승환에 비하면 조상우가 가야 할 길은 아직 멀고도 험난하다. 하지만 조상우의 올해 나이 만24세, 아직 젊고 창창하다. 최근 선수 생활을 40세까지 하는 추세인 가운데 조상우가 올 시즌 활약을 이어간다면 오승환의 세이브 기록(277세이브)을 따라 잡지 못 한다는 이유는 없다.

키움의 뒷문을 확실히 책임지고 있는 조상우. 시련을 넘고 다시 꽃길을 걷고 있는 그가 오승환의 길을 조금씩 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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