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니어스|이정원 인턴기자] 정근우에게 이렇게 힘든 시즌이 있었을까.

한화이글스 정근우가 지난 30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두산베어스와의 주중 시리즈 1차전 경기에 선발 출전했다. 2타수 1안타를 기록하며 7회말 네 번째 타석에 들어선 정근우는 내야 땅볼을 친 뒤 1루로 전력 질주하다 오른쪽 허벅지를 잡고 쓰러졌다. 그는 다음 수비부터 김회성과 교체 됐고, 이후 경기에 투입되지 않았다.

한화 구단은 1일 "정근우는 오늘 오전 병원 검진 결과 오른쪽 햄스트링 근육에 손상이 생겼다는 소견을 받았다"며 "재활 기간은 약 3주 정도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지난 19일 성적 부진으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후 29일 1군에 합류한 정근우는 단 이틀 만에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제외되는 불운을 안았다.

고려대 졸업 후 2005년 2차 1순위로 SK와이번스에 입단한 정근우는 2007년부터 2010년까지 SK를 총 세 번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끈 주역이었다. 2014 시즌을 앞두고 4년 70억 원이라는 거액을 받고 한화에 입단했다.

KBO 역대 최고의 2루수이자 KBO 최초 11년 연속 20도루를 기록하며 KBO의 살아있는 전설로 불렸던 정근우는 지난해부터 조금씩 노쇠화가 오기 시작했다. 2루수로 나올 때마다 실책과 더불어 보이지 않는 실책성 플레이까지 이어지며 정은원에게 2루수를 양보하게 되었고, 그는 1루수와 지명타자 자리를 번갈아 출전하며 시즌을 치렀다.

올 시즌에는 한화 한용덕 감독의 요청에 중견수로 수비 전향하는 파격적인 변신을 한 정근우는 스프링캠프에서 땀방울을 흘리며 중견수로서도 신의 제 몫을 하리라 기대하는 이가 많았다. 하지만 시즌과 훈련은 엄연히 다른 법.

팀의 주전 중견수 및 리드오프로 기대를 모았으나 정근우는 이날 경기 전까지 타율 0.161, OPS(출루율+장타율) 0.420에 머물렀다. 지난 4월 18일 한용덕 감독은 "정근우는 시간이 필요하다. 워낙 좋지 못한 상태다"라고 말해고 그를 19일에 1군에서 제외했다.

몸과 마음을 가다듬고 올라왔지만 예기치 못한 부상이 다시 한 번 정근우의 발목을 잡은 것이다. 정근우는 통산 타율 3할이 넘으며 개인 통산 1000안타, 100홈런, 300도루, 1000득점을 돌파한 KBO의 레전드다.

"여전히 팀에 필요한 자원이다"라고 말하는 한용덕 감독의 말처럼 그의 부활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한화는 현재 13승 16패 6위에 위치하고 있다. 5위 키움히어로즈와 4.5게임 차다. 만일 여기서 더 벌어지면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은 물 건너 갈 수 있다.

팀 성적이나 개인 성적까지 잘 풀리지 않는 정근우. 부상까지 겹친 올해는 그 어느 해보다 운이 나쁘해 인건 부정 할 수 없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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