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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화천=홍성빈 인턴기자] "너무 작은 거 아니야? 그런데 공 좀 차네?"

2019 춘계한국여자축구연맹전 중등부 경기 단월중학교와 전북 삼례여자중학교의 경기에서 눈에 띄게 작은 선수가 출전했다. 삼례여중의 1학년 원민하다. 150cm가 채 안돼 보이는 키에 체격까지 작아서 '괜찮을까' 싶은 생각도 있었다. 하지만 의외로 적극적으로 경합하며 공을 다룰 때도 자신감이 있어보였다. 왜소한 체격에도 기죽지 않고 경기를 소화했다.

경기 후 삼례여중을 지도하고 있는 서수연 감독은 원민하에 대해 "1학년임에도 불구하고 공을 다루는 감각이 언니들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라며 "체격이 작다보니 몸싸움 등에서 힘에서 밀리긴 하지만 남자 친구들과 축구를 시작해 패스, 슈팅 템포가 빠르다"라고 설명했다.

원민하는 빠른 2007년생이다. 나이로 따지면 열 세살이다. 또래 중학교 1학년들과 1살이 더 어리다. 1-2년의 차이를 무시할 수 없는 성장기 나이에 한 살 어린 핸디캡은 치명적일 수 있다. <스포츠니어스>와 만난 원민하는 "같은 1학년 친구들보다 한 살 어리지만 같은 중학생으로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라고 밝혔다.

비교적 다른 선수들과 체격이 작아 힘들지 않느냐는 물음에 원민하는 "사실 힘든 게 많아요. 다른 친구들 보다 작아서 몸싸움이 밀려요"라고 답했다. 이어서 "그럴수록 패스를 빨리 주고 한발 빠르게 빠져나가려고 해요"라고 극복하는 방법을 설명하기도 했다.

원민하는 초등학교 시절 남자 축구부 틈에서 축구를 시작했다. 친 오빠들과 학교 운동장에서 공을 차며 노는 모습을 본 이리동산초 감독이 재능을 알아본 것이다. "그때 남자 애들이랑 축구를 해서 달리기나 힘으로나 밀리긴 했는데 이길 수 있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했어요." 오히려 남자아이들 틈에서 축구를 시작한 게 중학교에 와서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원민하는 "남자애들이 여자애들보다 빨라서 거기에 적응해서 축구를 했던 게 지금 도움되고 있어요"라며 "여자 축구가 비교적 빠르지 않아서 그 점은 편한 것 같아요"라고 밝혔다.

열 세살, 꿈이 당찰 나이다. 이민아 언니 처럼 되고 싶다고 했다. 원민하는 "열심히 해서 우리나라에서 '여자축구'하면 내 이름이 나오도록 국가대표가 될 거에요"라고 꿈을 밝혔다. 인터뷰가 끝날 즈음 원민하는 "기자님, 나중에 커서 만나면 싸인해 드릴게요. 꼭 와주세요"라는 말을 남겼다. 10년 후 '원민하'를 찾아볼 이유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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