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FC는 K3리그의 강팀이다. 하지만 올 시즌 중대한 변화가 있다. ⓒ대한축구협회

[스포츠니어스 | 화성=김현회 기자] K3리그에는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하며 경기에 나서는 선수들이 많다. K리그에서 뛰다가 군 문제를 해결하며 경기력을 유지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로 이 방식을 택하는 이들이 꽤 있다. 포천시민축구단과 김포시민축구단 등은 이 선수들을 활용해 성적을 내고 있다. 틀린 방식이라고는 할 수 없다. 선수는 군 문제를 해결하며 경기력을 이어갈 수 있고 K3리그 팀은 수준 높은 선수를 큰 비용 없이 활용할 수 있다.

화성FC도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하는 선수들이 꽤 많은 팀이었다. 전북현대에서 뛰던 한교원도 사회복무요원으로 일하며 화성FC에서 뛰었다. 고광민과 구본상 등도 마찬가지 사례였다. 김효기 역시 공익근무요원이면서 화성FC 선수였다. 화성FC는 K3리그 내에서도 스타 군단으로 손꼽혔다. 이름만 대면 알 법한 선수들이 화성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를 누비면서 성적도 냈다. ‘K3리그에 이런 선수가?’라는 생각이 든다면 그 선수는 사회복무요원일 가능성이 99%다.

하지만 올 시즌 화성FC에는 단 한 명의 사회복무요원도 없다. 구단에서 더 발전적인 미래를 위해 더 이상 사회복무요원을 받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다. 17일 2019 KEB하나은행 FA CUP 양평FC와의 32강에서 5-2 대승을 거둔 뒤 만난 화성 김학철 감독은 이같은 구단의 철학에 대해 이야기했다. 화성FC는 이제 사회복무요원을 받지 않고 조금은 어려운 길을 걷기로 했다. 하지만 이게 그들의 미래를 위한 선택이라고 믿는다.

올 시즌 2월까지 화성FC에는 선수가 13명밖에 없었다. 사회복무요원 선수들이 늘 가고 싶어하던 이 팀에서 사회복무요원이 사라지면서 선수 수급에 문제가 생긴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김학철 감독과 구단은 오로지 팀을 위해 온전히 뛸 수 있는 선수들만을 찾아다녔다. 그렇게 능력 있는 선수들을 모았다. 지난 시즌까지 인천유나이티드에서 뛰었던 김동석을 비롯해 수원과 FC안양을 거친 문준호, 서울이랜드 출신 김준태 등이 팀에 합류했다. 올림픽 대표까지 지낸 심우연도 화성 소속 선수다.

화성FC 김학철 감독 ⓒ스포츠니어스

K3리그 팀에 속한 선수 중 이름값 있는 이들은 대부분 사회복무요원으로 온 사례지만 화성은 그렇지 않았다. 이들은 구단과 선수가 직접 대화를 나눈 뒤 계약하는 형태다. 화성은 왜 사회복무요원을 더 이상 받지 않기로 했을까. 김학철 감독은 일단 훈련 분위기와 환경을 꼽았다. 그는 “사회복무요원이 팀에 있으면 모든 훈련을 저녁에 진행해야 한다”면서 “올 시즌부터 이 선수들을 받지 않으면서 우리도 다른 프로팀처럼 평일 오전, 오후에 훈련을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하는 선수들의 몸 상태에 대한 이야기도 했다. 김학철 감독은 “분명히 사회복무요원으로 K3리그에 온 선수들의 기량이 더 좋다”면서도 “하지만 훈련소에 다녀오면 경기력을 회복하는데 시간도 더 필요하고 그 이후에도 온전히 경기에만 집중할 수 없다”고 짚었다. 차라리 이름값은 조금 덜하거나 경력은 부족해도 군 문제가 걸려 있지 않은 선수를 선택하는 게 낫다는 판단이었다. 화성은 올 시즌 개막 전까지 13명의 선수밖에 없었지만 구단의 철학에 맞는 선수들을 수급하며 올 시즌에도 여전히 강호로 평가받고 있다.

이제 화성은 이 철학을 유지할 생각이다. 훨씬 더 편하게 능력 있는 선수들을 수급할 수 있는 방법을 알면서도 이제 이를 포기하려고 한다. 올 시즌 김준태를 영입한 것도 이 때문이다. 서울이랜드 출신인 김준태는 1985년생의 노장이다. 올 시즌 25명의 조촐한 선수단을 꾸린 화성은 코치도 필요했고 선수도 더 필요했다. 그래서 포천시민축구단에서 뛰던 김준태를 플레잉코치로 영입했다. 김준태는 양평전에서도 맹활약하며 플레잉코치로서의 능력을 발휘했다.

김학철 감독은 “구단이 이 철학을 꾸준히 이어가려 한다”면서 “비록 사회복무요원을 받지 않으면서 나이가 있는 선수들을 활용하게 됐지만 언제든 우리팀에서 더 큰 무대로 가는 선수들을 길러 내겠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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