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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수원=김현회 기자] 수원삼성 이임생 감독이 데얀을 다루는 일이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이임생 감독은 17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2019 KEB하나은행 FA CUP 32강 포항스틸러스전을 앞두고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데얀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데얀은 K리그에서만 343경기에 출장해 무려 187골을 넣은 전설적인 공격수다. 하지만 1981년생으로 올해 38세가 된 데얀이 전성기에서 내려 오고 있는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또한 최근 들어 수원은 최전방에서 타가트가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올 시즌 7경기에 출장해 세 골을 기록 중이다. 수원의 공격 중심이 데얀에서 타가트로 서서히 넘어가고 있는 모습이다. 최근 들어 주전 경쟁에서 밀리고 있는 데얀은 이임생 감독에게 자신의 선발 출장을 여러 차례 어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경기에서도 선발은 타가트의 몫이었다. 데얀은 백업 명단에 있었다. 경기 전 만난 이임생 감독은 “데얀을 다루는 일이 참 쉽지 않다”면서 “그렇다고 또 채찍만 가할 수는 없다. 잘 다독이면서 밀당을 해야한다”고 솔직히 심정을 고백했다. 이임생 감독은 “결과를 보여주면 그 다음에 또 다시 기회를 부여하려고 한다. 데얀도 결과로 보여줘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이임생 감독은 “나도 지도자 생활을 꽤 했고 그 중 대부분을 해외에서 보냈다”면서 “외국인 선수들의 심정을 잘 안다. 뭔가 더 많이 보여줘야 하는 부담감이 늘 있는 자리다. 데얀도 비슷한 심정일 것이다. 과거에는 이런 상황에서 내 생각대로 강하게도 해봤는데 그게 정답은 아니다. 강하게만 끌고 가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데얀에 대한 고민이 그대로 드러나는 답변이었다.

이임생 감독은 조금 더 자세한 이야기를 전했다. 그는 “구단 내에서 체력 테스트를 실시하고 있는데 데얀이 가장 좋지 않은 체력 상태를 보이고 있다”면서 “나이가 이제 39세이니 당연한 일이다. 체력에는 상당한 부담이 있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페널티 박스 안에서의 움직임은 그 어느 선수보다도 좋다. 그런 면을 잘 활용하겠다”고 덧붙였다.

수원의 주축 공격수는 타가트다. 하지만 이임생 감독은 이에 대한 고민도 적지 않다. 취재진이 포항 최순호 감독을 먼저 만나고 이임생 감독과 마주하게 되자 그는 전술에 대한 계획을 솔직하게 전했다. 그는 “상대 감독님이 듣지 않으실 테니 미리 말씀드리자면 타가트가 최근 풀타임을 계속 소화하면서 체력적인 부담이 있다. 오늘 경기가 잘 풀린다면 데얀과 이른 시간에 교체하고 싶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러면서 이임생 감독은 “만약 우리가 초반 이른 시간 득점에 성공한다면 데얀에게 45분의 기회를 줄 수 있다”면서 “그 계획이 이뤄지지 않으면 데얀에게는 후반 30분 정도의 시간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른 선수들도 다 있는데 본인이 원하는 걸 다 들어줄 수는 없다. 본인이 득점으로 증명했을 때 그 선수의 의견을 존중할 생각이다. 올 시즌 ‘밀당’을 하며 데얀과 잘 지내는 게 나에게는 또 하나의 숙제”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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