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니어스|천안=조성룡 기자] 친정팀을 향한 예의를 지킨 서울이랜드 김민균은 오랜만에 마음껏 웃었다.

14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2 2019 서울이랜드와 FC안양에서 서울이랜드가 쿠티뉴의 두 골과 김민균, 서경주의 골에 힘입어 안양을 4-1로 대파하고 올 시즌 K리그2에서 첫 승을 거뒀다. 서울이랜드는 그토록 기다리던 리그 첫 승을 천안에서 만들어냈다.

이날 서울이랜드 김민균은 만점 활약을 펼쳤다. 김민균은 후반 30분 팀의 승리를 확정짓는 세 번째 골을 터뜨렸고 5분 뒤에는 쿠티뉴의 두 번째 골을 정확한 패스로 도왔다. 쿠티뉴가 두 골을 넣었고 서경주가 엄청난 슈팅으로 골을 넣는 바람에 김민균은 다소 관심에서 멀어졌지만 어쨌든 그 역시 훌륭히 제 몫을 해냈다. 그리고 공교롭게도 그에게 무너진 팀은 바로 '친정팀' 안양이었다.

경기 후 <스포츠니어스>와 만난 김민균은 그야말로 후련한 표정이었다. 무엇보다 팀의 무승을 끊었다는 것에 기뻐 보였다. "정말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라고 입을 연 그는 "시즌 초반부터 부상을 당해 나도 마음고생을 했고 서울이랜드도 부진해 좀 의기소침했다. 하지만 나도 컨디션을 회복하고 서울이랜드도 경기력을 끌어 올리면서 첫 승을 해내 기분 좋다"라고 말했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김민균은 친정팀과 만났고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활약했다. 그는 친정팀에 대한 예의를 지켰다. "따로 골 뒷풀이는 하지 않았다. 친정팀에 대한 당연한 예의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한 그는 "그래서 리버풀의 모하메드 살라처럼 골 뒷풀이를 하지 않겠다는 손짓을 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더니 한 마디 덧붙였다. "쿠티뉴의 두 번째 골 때는 축하만 해주려고 했는데 갑자기 쿠티뉴가 무릎을 꿇는 바람에 나도 따라했다. 내가 골 넣은 것도 아니지만 어쩔 수 없이 한 것이니 양해 바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친정팀에 대한 의욕은 강했다. 공교롭게도 서울이랜드에는 안양 출신의 선수들이 많다. 알렉스는 서울이랜드와 안양을 오가는 선수고 김경준 또한 안양에서 임대 생활 경험이 있다. 심지어 유병훈 코치도 안양 출신이다. 김민균은 "경기 전에 유병훈 코치에게 '선생님, 그래도 친정팀인데 한 번 제대로 준비해서 이겨야 하지 않겠습니까?'라고 말했다. 친정팀에 대해 그들과 많은 이야기를 하지 않았지만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은 똑같았을 것이다"라고 전했다.

서울이랜드는 갑자기 네 골을 기록하면서 뜨거운 공격력을 보여줬다. 특히 후반전에만 세 골을 넣었다. "전술을 약간 변경한 이후 적극적으로 상대를 공략하다보니 공간이 생기더라. 그 덕에 골을 많이 넣었다"라고 말한 김민균은 쿠티뉴에 대해 살짝 귀띔했다. "쿠티뉴 이 친구가 실전용 선수다. 훈련장에서는 좀 알쏭달쏭한 선수인데 경기장만 들어가면 날아다닌다. 앞으로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이제 김민균과 서울이랜드는 바닥을 치고 다시 올라갈 생각이다. 마지막으로 김민균은 "여기서 끝난 것이 아니다. 이제부터 시작이다. 승리를 해봤으니 이제는 연승으로 이어져서 상승세를 타야한다"라고 강조하면서 "친정팀을 상대로 이긴 것은 마음이 불편하지만 일단은 승리했다는 것이 기쁘다. 그만큼 마음 고생이 심했다"라고 말하며 살짝 웃었다. 그리고 한 마디 더했다. "그동안 쉽게 잠을 못잤다. 오늘은 정말 푹 잘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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