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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부천=김현회 기자] “어휴 이제 퇴장 당하면 안 되겠어요.” 송선호 감독은 기자회견장에 앉아 쓴웃음을 지었다.

13일 부천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부천FC와 안산그리너스의 경기는 후반 39분 이후 두 골을 몰아친 안산의 극적인 2-1 역전승으로 끝났다. 전반 먼저 한 골을 뽑아내며 여유 있게 경기를 펼친 부천은 믿기지 않는 역전패에 허탈함을 감추지 못했다. 더군다나 안산은 빈치씽코가 퇴장을 당해 수적으로 열세인 상황에서도 역전승에 성공했다.

송선호 감독은 지난 달 30일 부산아이파크와의 원정경기에서 항의를 하다가 퇴장 당했고 두 경기를 벤치에 앉지 못하게 됐다. 그 첫 경기가 지난 7일 전남전이었고 두 번째 경기가 이날 안산과의 경기였다. 경기 전 만난 송선호 감독은 “벤치에 앉지 못하다 보니 코치들에게 상황별로 대응 전략을 전달했다. 전반전이 끝나면 개선점을 코치들에게 다시 전달할 계획”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래도 이것저것 불편한 게 많다. 바로 바로 대응책을 선숟르에게 전달해야 하는데 그럴 수가 없다. 관중석에서 경기를 보면 잘 보이지만 이걸 선수들에게 전달하는게 불편하다”고 말했다. 올 시즌부터 무선기기를 통해 벤치와의 소통이 가능하지만 그래도 즉각적인 대응은 어렵다. 결국 수적 우세를 앞세웠음에도 부천은 이날 후반 막판 거짓말 같은 두 골을 허용하며 무너지고 말았다. 최근 네 경기 연속 무승(2무 2패)이다.

경기 후 만난 송선호 감독은 “집중력이 떨어졌다”면서 “상대방이 공격적으로 나왔을 때 그것만 잘 대처했으면 아무런 문제가 없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대처 능력이 부족했고 그게 패인이 됐다”고 분석했다. 그는 “대처를 빨리 했어야 하는데 내가 벤치에 있지 못하다보니 전달 사항이 내 생각대로 전해지지 않았다”며 “오늘은 경기 운영이 좋았지만 막판 집중력이 부족했다”고 아쉬워했다.

송선호 감독은 최근 두 경기 연속골을 기록한 송홍민을 후반에 기용할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이 계획도 틀어졌다. 마라냥이 부상을 당하는 바람에 교체 투입을 계획했던 송홍민 대신 김찬희를 투입해야 했다. 그는 “마라냥의 부상으로 송홍민 교체 타이밍을 놓쳤다. 아쉽다”면서 “원래부터 송홍민은 후반에 투입할 생각을 했는데 변수가 생겨 그러지 못했다”고 밝혔다.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봐야 했던 송선호 감독은 “벤치에 있는 것과 관중석에 있는 건 많이 다르다”면서 “내 탓이기 때문에 누굴 원망할 수는 없다. 오늘 선수들과 코치진 다 열심히 해줬다. 모든 건 내가 책임져야 한다”고 한숨을 쉬었다. 그러면서 그는 “다시는 퇴장 당하지 말아야겠다”며 “무승이 길어지면 팀 분위기가 좋지 않아지는데 절대로 그런 분위기를 만들지 않겠다. 다시 선수들의 분위기를 올려 다음 경기를 잘 준비하겠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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