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스포츠니어스|아산=조성룡 기자] 부산아이파크 이정협은 파울로 벤투 감독 앞에서 두 골을 넣었지만 대표팀보다는 소속팀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13일 아산 이순신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2 2019 아산무궁화와 부산아이파크의 경기에서 부산은 이정협의 두 골과 호물로, 권용현, 디에고의 릴레이 골에 힘입어 아산을 5-2로 제압하고 승점 3점과 함께 올 시즌 첫 연승 가도를 내달렸다. 예상치 못한 다득점으로 거둔 대승이었다.

오랜만에 부산 이정협은 득점포를 가동했다. 이날 부산 공격의 선봉장은 이정협이었다. 경기 초반부터 두 골을 넣으며 펄펄 날았다. 하지만 조 감독은 갑자기 전반 34분 이정협을 교체하며 의아함을 낳기도 했다. 그래도 활약은 강렬했다. 45분도 채 되지 않는 시간 동안 이정협은 두 골로 팀의 승리를 일찌감치 만들어냈다. 가성비 좋은 활약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었다.

경기 후 <스포츠니어스>와 만난 이정협은 먼저 부상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계속해서 발목을 잡았던 부위가 경기 하면서 좋지 않아서 교체를 요청했다"면서 "다행히 조덕제 감독님이 배려해주신 덕분에 일찍 나와서 쉴 수 있었다. 그리 큰 부상은 아니다. 민감한 부위라 조심해야 하기 때문에 내린 결정이었다. 쉬는 동안 다시 잘 관리하면 문제 없이 다음 경기에도 나갈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날 이정협은 그야말로 공격수 다운 면모를 보여줬다. 골 욕심을 부렸고 골을 넣었다. 특히 전반 7분 페널티킥이 선언됐을 때 이정협은 키커 호물로 대신 페널티킥을 시도했다. 비록 킥은 아산 양형모 골키퍼에게 막혔지만 이정협은 재차 차넣으며 자신의 두 번째 득점을 만들어냈다. 이에 대해 "내가 골을 넣어 자신감을 끌어 올리고 싶어서 차겠다고 했다. 그러자 호물로가 흔쾌히 양보했다"라고 말한 이정협은 "호물로에게 고마울 수 밖에 없다. (호)물로에게 맛있는 것을 사줘야겠다. 아무래도 내가 형이니까 내가 사겠다"라고 웃음을 지었다.

특히 이번 경기는 파울로 벤투 국가대표팀 감독이 직접 관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과거 이정협은 '슈틸리케의 황태자'라 불리며 국가대표에서 활약하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옛날 일이다. 신태용 감독과 벤투 감독 체제에서 이정협은 쉽게 부름 받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부상 회복 후 벤투 감독 앞에서 두 골을 넣었다는 것은 팬들에게 대표팀 재승선의 기대감을 심어줄 법 했다.

하지만 이정협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이제 막 골을 좀 넣었을 뿐 시기상조다"라고 말한 이정협은 "만일 그렇게 되더라도 대표팀보다 소속팀에 먼저 집중하고 싶다. 부산이 승격을 하지 못한지 벌써 4년이 됐다. 이제는 승격해야 한다. 우리는 승격을 노리는 팀이기 때문에 승격이라는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 선수들도 간절하고 팬들도 간절하다. 먼저 소속팀을 위해 골을 넣어 승격을 한 다음 대표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wisdragon@sports-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