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싱 사브르 윤지수 “국가대표라는 타이틀, 내겐 큰 자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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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ㅣ안소윤 인턴기자] 2018년 여름, 국민들이 무더움에 지쳐있을 때 대한민국 펜싱 국가대표팀이 시원함을 선사했다. 펜싱 국가대표팀은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6개, 은메달 3개, 동메달 6개로 좋은 성적을 거뒀다. 특히 여자 펜싱 사브르 국가대표팀이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 이어 단체전 2연패에 성공해 이목을 끌었다. 당시 금메달을 합작했던 윤지수(서울시청·27)가 2020년 도쿄올림픽을 목표로 훈련하고 있다.

지난 2월에 열린 ‘2019 전국남녀 종목별 오픈 펜싱선수권대회 겸 국가대표 선발대회’ 개인전 결승에서 윤지수가 여자 사브르 3위에 자리해 다시 국가대표로서 새 시즌을 맞이했다. 작년 여름의 기쁨도 잠시, 윤지수는 내년 8월 또 한 번의 감동을 전하기 위해 펜싱 칼을 손에 쥐었다.

지난 5일 <스포츠니어스>는 직접 윤지수를 만나 작년 아시안게임 비하인드와 최근 근황에 대해 이야기 나눴다. 국민들의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았던 윤지수에게 2018년은 얼마나 인상 깊었을까, 그리고 2020년 그가 그리는 도쿄 올림픽은 어떤 모습일까.

반갑습니다 윤지수 선수, 이번 선발전이 도쿄 올림픽 출전과 연결되는 선발전이었는데 긴장되지 않았는지 특히 신경을 썼던 점이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선발전 전에 부상을 당해서 경기에 지장이 생길까봐 신경을 많이 썼어요. 몸 상태가 백 프로 올라오지 않아서 기대를 내려놓고 긴장을 풀고 임했습니다.

국가대표 선발전은 1년에 몇 번 개최하나요?

국가대표 선발전은 총 4번의 시합이 있어요. 올해 2월 시합 끝나고 5월-6월에 한번 7-8월에 두 번 더 있습니다.

현재 대학원을 재학 중이라고 들었어요. 계속 국가대표로서 훈련 중이신데 학업과 병행하느라 힘들진 않으셨나요.

아무래도 태릉선수촌에 있었을 때는 학교와 가까웠는데 선수촌을 진천으로 옮기면서 거리가 멀어져서 조금 힘들었어요. 국제 대회 시합과 학업을 병행해서 체력적으로는 힘들지만 이제 마지막 학기여서 괜찮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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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수 선수하면 작년 8월에 열린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 이야기를 안 하고 지나갈 수가 없을 것 같아요. 아직도 그 감동이 남아있는데 당시 훈련 중 부상을 입었다고 들었어요. 경기 진행 하면서 많이 힘들지 않았나요?

큰 대회 앞두고 부상 때문에 걱정이 많았었어요. 계속 무릎 부상이 따라다녔거든요. 제발 한 게임만 무사히 잘 끝내자는 심정으로 버텼어요. 저도 선수들한테 피해 안주려고 노력했고 서로에 대한 믿음이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 않았나 싶어요. 펜싱 단체전은 누구 한명 잘했다고 이기는 시합도 아니고 반면에 잘못했다고 지는 시합도 아니기 때문에 최대한 피해 안주고 다음 타자 선수의 부담을 덜어주려고 노력했습니다.

윤지수 선수가 생각하는 한국 여자 사브르 펜싱 대표팀의 좋은 성적의 비결은 뭐라고 생각하시는 지

일단 우리 선수들이 한국 펜싱에 대해 강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어요. 개개인 선수들의 역량을 봤을 때 대한민국 선수들이 뛰어나요. 선수촌에서 쟁쟁한 선배들과 함께 훈련해서 저도 실력이 향상된 걸 느꼈어요. 이러한 과정들이 모여 자연스럽게 팀이 단합이 되게 만들더라고요. 평소 경기 때 혹은 훈련 중에 사소한 부분조차도 절대 놓치지 않으려고 해요.

아시안게임 준비하면서 혹은 기간 중에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었다면?

저희 여자 사브르 선수들끼리 단합을 계기로 같이 저녁을 먹으러 다녔어요. 특히 주장 김지연 선수가 곱창을 좋아해서 항상 따라 다니면서 곱창을 먹었어요. 넷이서 곱창을 다섯 번 정도 먹었던 것 같아요

그렇게 회식자리를 통해서 운동하면서 받았던 스트레스를 풀 수 있었을 것 같아요.

사브르 팀 언니들과는 비밀 없이 모든 것을 다 이야기 했던 것 같아요. 그 중 제가 막내여서 언니들을 많이 따랐어요.

아시안게임 때 펜싱국가대표팀이 큰 사랑을 받았어요. 특히 대표팀 미모와 관련된 기사도 많이 쏟아졌는데 기쁘면서도 큰 관심에 정말 놀랐을 것 같아요.

제가 유명한 선수도 아닌데 아시안게임 때 실시간 검색어에 뜨고 하면 많이 신기하고 당황스럽기도 했어요. 그래도 그만큼 펜싱에 관심을 많이 가져주셔서 감사하고 더 좋은 모습 보여드려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작년 아시안게임 이후 직관하는 팬들이 좀 늘었나요?

저를 보려고 오시는 팬은 아니지만 워낙 남자 사브르 선수들도 외모가 출중하다 보니 이전에 비해 인기도가 확연히 높아졌어요. 펜싱 시합장에 응원 하러 오시고 사진도 찍으러 와주세요. 그 중 남자 사브르 (오)상욱 선수는 팬클럽까지 생겼더라고요.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 출전 후 도쿄 올림픽 출전 전에 보완하고 싶은 점이 있었다면?

아시안게임과 올림픽은 많이 다른 시합이고 우선적으로 올림픽 티켓 획득을 위해 좋은 성적을 거둬야 해요. 무조건 단체전 티켓을 따야 개인전을 나갈 수 있어요. 작년 아시안게임 때보다 여자 사브르 팀이 단합이 더 잘 되어야 올림픽 티켓 획득 후 도쿄 올림픽에 출전해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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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전 티켓을 따면 개인전은 몇 명 출전할 수 있나요?

단체전 티켓을 획득하면 개인전은 3명 출전할 수 있습니다.

생각보다 엔트리가 굉장히 적네요.

네, 만일 티켓을 획득하지 못하면 아시아에서 한 명만 출전할 수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저희 모두를 위해서 꼭 단체전 티켓을 획득해야합니다.

윤지수 선수 어떤 계기로 운동을 시작하게 되었는지

어렸을 때부터 운동을 좋아했었는데 제가 입학한 중학교에 펜싱부가 있었어요. 중학교 체육선생님께서 권유를 해주셔서 펜싱과 인연이 시작됐어요.

펜싱 말고도 관심이 있었던 종목이 또 있었나요?

원래 태권도로 운동을 시작했는데 아버지께서 운동을 하셨다보니까 태권도는 죽어도 안 된다고 하셨어요. 그래서 운동에 대한 생각을 접고 있었는데 중학교 들어가서 펜싱부 스카우트 제의를 받고 부모님과 상의 후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됐습니다.

아무래도 아버지이신 윤학길 전 감독이 유명한 야구선수이시다보니 그에 대한 영향도 많이 받았을 것 같아요. 펜싱을 하겠다고 했을 때 반대는 없으셨는지 궁금해요.

운동하는 걸 별로 안 좋아하셨지만 펜싱은 귀족 운동이고 좀 신사적인 느낌을 많이 받으셨던 것 같아요. 제가 하고 싶어 하니까 아버지께서도 한번 해보라고 허락해주셨어요. 그 이후로 국가대표 태극마크를 달고 좋은 모습 보여드리려고 노력했습니다.

펜싱선수로서 본인의 가장 큰 장점은 무엇인 지

외국선수들만큼 신체조건이 좋지는 않지만 대표팀에선 제가 키가 큰 편에 속해요. 평소 제 경기 운영 스타일이 공격적이어서 강한 파워를 낼 수 있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인 것 같습니다.

대표팀 선배들이 많은 대회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특히 가장 배울 점이 많은 선수를 꼽는다면?

저는 솔직히 선수 모두 개개인적으로 다 배울 점이 있다고 생각해요. 런던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던 여자 사브르 김지연 선수도 존경하고 동의대학교 선배인 구본길 선수, 최수연 선수 등 정말 많아요. 평소에 많이 배우려고 하고 궁금한 점 있다면 물어보고 가르쳐주신 대로 따라 하고 있어요.

윤지수 선수를 보고 많은 주니어 선수들이 꿈을 키워왔을 것 같아요. 국가대표 후보 선수들이 고민 상담을 종종 하는 편인가요?

아직까진 그러진 않았는데 서울시청팀 선수들 중에서 제가 가장 고참이에요. 팀에서 훈련할 때 후배들에게 부족한 점이나 단점은 무조건 고치고 시합에 나가야한다고 말해줘요. 매 해 지날수록 안 좋은 습관을 고치기 힘들기 때문에 어린 친구들한테는 지금 고쳐야 나중에 더 좋은 선수가 될 수 있다고 조언 해줍니다.

펜싱은 다른 종목에 비해서 비교적 오래 선수 생활을 할 수 있어서 장점이 아닐까 싶어요.

펜싱 종목마다 또 선수생활 수명이 조금씩 달라요. 에페나 플뢰레는 오랫동안 선수생활 하기도 하는데 여자 사브르의 경우는 스피드와 파워 요소가 중요한 종목이에요. 그래서 다른 종목에 비해 오래 할 수 있는 종목은 아닌 것 같아요.

나중에 은퇴하신 후, 후배 선수를 양성하고 싶은지 아님 아예 다른 일을 하고 싶은 지 궁금해요.

머릿속에 도쿄 올림픽밖에 없고 지금은 나이가 많지 않아서 현직만 생각하고 있어요. 만약 제가 대한민국 여자 사브르를 위해서 도움을 줄 수 있다면 지금까지의 대표팀 경험을 토대로 후배들을 가르쳐주고 싶습니다.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여자 사브르가 지금처럼 이어지려면 은퇴 후에도 제가 펜싱과 관련된 일을 해야 할 것 같아요.

펜싱도 편파판정을 많이 받는 종목 중 하나인데 윤지수 선수도 경기 도중 편파 판정을 받은 적이 있나요?

편파판정이 절대 있어서는 안 되지만 어느 정도 감안을 하고 경기에 임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러한 편파판정에도 흔들리지 않으려면 뛰어난 실력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꾸준한 체력관리와 건강한 마인드를 가지려고 항상 노력해요.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이후 두 번째 올림픽 출전 준비를 하고 있는데 3년 전과 지금 다른 점이 있는 지

리우 올림픽 당시에는 올림픽을 처음 출전해봤기 때문에 4년을 제대로 준비해야한다는 생각을 안했어요. 그동안 올림픽 시즌에 여자 사브르가 만족할 만한 성적을 내지 못했어요. 그래서 성적에 대한 기대보다는 올림픽 출전에 의미를 뒀던 것 같아요. 지금은 왜 4년을 열심히 준비해야하는지 알 것 같아요. 물론 올림픽 시즌 성적이 가장 중요하지만 올림픽 시즌에 좋은 성적을 얻기 위해서는 차근차근 꾸준히 준비해야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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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시즌이 시작했는데 각오가 있다면?

제가 그동안 한결같은 실력을 유지해온 것 같아요. 현재 여자 사브르를 지연언니가 주장을 맡고 있는데 언니가 부담을 덜 가질 수 있도록 제가 실력을 많이 향상시켜서 도움이 되고 싶어요. 그리고 단체전 티켓 획득이 중요한데 단체전에서도 도움을 주는 선수가 되고 싶습니다. 팀에서 제 역할을 잘 해내는 동시에 개인종목에서도 좋은 모습 보여드리고 싶어요.

윤지수에게 펜싱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을 만큼 소중했다. 인터뷰 내내 윤지수는 유독 사브르 팀에 대한 애정 가득한 모습을 드러냈다. 작년 아시안게임에서 무릎 부상으로 힘든 상황이 와도 참을 수 있었던 이유는 함께 고생하며 땀 흘린 사브르 선수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2018년은 선배들을 믿고 의지했다면 2020년에는 선배들의 부담을 덜어주고 팀에 도움을 주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다짐했다. 펜싱 국가대표팀에 가장 중요한 것은 단체전 출전 티켓을 획득 하는 것이다. 올해 국제 대회에서 도쿄 올림픽 단체전 출전 티켓을 꼭 획득해 그가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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