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니어스|화천=전영민 인턴기자] '2019 춘계한국여자축구연맹전' 중등부 첫 경기가 열린 강원도 화천군 원천구장. 유난히도 눈에 띄는 선수가 한 명 있었다. 작지 않은 키지만 공격수, 그것도 측면 윙어로 출장한 서울 오주중학교의 11번. 왼발잡이의 이 선수는 한 템포 빠른 판단력과 세련된 기술로 예성여중학교 수비수들을 쓰러뜨렸다. 좀처럼 볼을 빼앗기지 않고 과감한 중거리슛으로 팀의 선제골을 만들어낸 그는 U-14 대표팀 출신이기도 한 최한빈이었다.

경기 중에는 누구보다 자신있는 모습으로 경기장을 누볐지만 경기장 밖 최한빈은 수줍음이 많은 소녀였다. 최한빈은 첫 골 장면에 대해 "사실 잘 기억은 나지 않는다. 2 대 1 패스를 주고받다가 먼거리에서 슈팅을 때렸는데 골키퍼 손에 맞고 들어갔다. 과감하게 때려보자는 생각이었는데 운이 좋았던 것 같다"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최근 현대 축구의 대세는 '반대발 윙어'다. 이날 최한빈은 왼쪽 윙어로 선발 출장했지만 경기 중 종종 오른쪽 측면으로 이동해 팀 공격을 이끌었다. 이에 최한빈은 자신이 먼저 감독에게 위치 변경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최한빈은 "사실 내가 왼쪽 윙어인데 오른쪽 측면에서 접고 들어오며 슈팅을 때리고 싶었다. 그래서 감독님께 오른쪽에 있게 해달라고 말했다"며 김종건 감독에게 자신이 먼저 포지션 변경을 건의했다고 말했다.

최한빈은 지난해 11월 일본과의 U-14 한일교류전에 대표팀 멤버로 선발됐었다. 하지만 일본과의 격차는 컸다. 대표팀은 두 경기 도합 0-8의 종합스코어 대패로 쓴 맛을 봤다. 하지만 최한빈은 오히려 패배에서 부족한 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최한빈은 "일본 선수들이 압박이 빠르고 패스를 굉장히 잘했다. 또 스피드도 빨랐다"며 "경기 후 내가 부족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며 패배를 통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왼발잡이' 최한빈의 롤모델은 누구일까. 최한빈은 국내보단 해외선수 중 닮고 싶은 선수가 있다고 전했다. 최한빈은 "맨체스터 시티의 르로이 사네를 닮고 싶다"고 전했다.

이날 최한빈은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전했지만 수비 상황 시에는 최전방에서 상대를 압박하며 수비 작업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김종건 감의 특별 지시 때문이었을까. 하지만 최한빈은 의외의 답을 전했다. 최한빈은 "아빠가 오늘 경기장에 오셨다. 아빠가 경기를 보면서 많은 피드백을 해주시는데 사실 나는 잔소리로 들린다. 오늘 수비 가담을 했던 것도 아빠가 하라고 해서 한 것"이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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