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덕여 여자축구대표팀 감독 ⓒ 대한축구협회

[스포츠니어스 | 춘천=홍인택 기자] 2019 프랑스 월드컵을 앞두고 아이슬란드와 평가전을 치른 여자축구대표팀 윤덕여 감독이 선수들의 체격 열세를 체력과 조직력으로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윤덕여 감독이 이끈 대한민국 여자축구대표팀은 9일 춘천송암스포츠타운에서 열린 아이슬란드 여자축구대표팀과의 2차전에서 1-1 무승부를 거뒀다.

경기를 마친 윤덕여 감독은 "궂은 날씨에도 팬 여러분이 많이 성원해주시고 응원해주셨는데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죄송하다. 우리 선수들은 궂은 날씨와 운동장 사정에도 최선을 다했다. 무엇보다 이번 평가전이 월드컵에서 마주칠 프랑스나 노르웨이 등과의 경기를 간접적으로 체험하고 답을 가져갈 수 있었다는 데 큰 의의를 두고 싶다"라고 경기 소감을 전했다.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은 이번 여름 프랑스 월드컵에서 프랑스, 노르웨이, 나이지리아와 한 조를 이룬다. 이번 아이슬란드와의 평가전은 가상의 프랑스, 노르웨이전으로 통했다. 이번 아이슬란드와 치른 두 번의 평가전에서 가장 두드러진 점은 선수들의 체격조건이었다. 북유럽 선수들의 체격조건이 우리 선수들보다 더 컸기에 몸싸움 과정과 속도에서 밀리는 경향이 나타났다.

윤 감독은 "체격적으로 우리가 작은 건 보완하기 힘든 부분이다. 큰 선수들과의 경기에서는 무엇보다 신체적으로 작더라도 부딪힐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라면서 "우리 선수 한 명이 큰 선수들의 힘과 높이를 막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우리가 조직적, 체력적인 부분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전제가 있다. 한 발 더 뛰어야 한다. 보완을 반드시 해야 한다. 최종 훈련에서 우리 선수들이 극복해야 하는 과제다"라고 강조했다.

윤덕여 감독은 지소연과 강채림, 여민지의 연계 과정에서 나타난 득점 장면을 언급하며 조직력을 앞세워야 세계 무대에서 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보고 있다.

윤 감독은 "지소연은 유럽 경험이 많아서 경기를 풀어나가는 능력이 뛰어나다. 이민아는 체격이 그리 크지 않고 힘도 많이 부족한 대신 기술적인 축구를 구사한다. 유럽 선수들과 부딪혔을 때 어려움이 드러났다고 생각한다. 체격적으로 어려움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이민아를 후반전에 기용한 것도 그 부분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작은 선수들이 어떻게 큰 선수들과 풀어갈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많다"라면서 "홍혜지의 부상이 안타깝다. 체격이 좋은 선수고 유럽 선수들과의 몸싸움에서 대응할 수 있는데 부상으로 아쉽게 함께하지 못해 아쉽다"라며 아쉬움을 전했다.

ⓒ 대한축구협회

윤 감독은 "지소연이 많은 일을 하다 보니 체려적으로 힘들어하는 부분이 있다"라며 "지소연이 벽에 부딪혔을 때 어떻게 할 것인가는 저도 중요하게 생각한다. 상대가 지소연을 마크했을 때 오히려 그 부분을 이용할 수 있는 플레이를 만들어야 한다. 그게 결국 우리 공격의 실마리를 풀어가는 데 굉장히 중요할 것이다. 지소연이 벽에 부딪혔을 때 돌파할 수 있는 주위 선수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더 많은 준비와 훈련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여민지는 늘 부상이 많아 아쉬움이 컸다. 이번 소집에서 훈련을 적극적으로 했다. 간절함이 1차전 득점까지 이어졌다. 여민지의 움직임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했는데 그 부분에서 회복되어가는 느낌을 받았다. 앞으로 부상만 없이 WK리그에서 잘해준다면 17세 우승했을 때의 활약을 기대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또한 이번 경기 인상 깊은 활약을 펼친 강채림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도 좋은 역할을 해줬다고 생각한다. 그 선수를 지난해부터 쭉 지켜봤고 같이 훈련한 선수다"라며 "개인 능력이 뛰어난 선수다. 이런 선수들이 저는 더 필요하다. 기존에 있는 선수들과 맞설 수 있는 경쟁력이 있다고 본다"라고 전했다.

여자축구대표팀에 꾸준히 제기된 수비 문제에 관해서는 "수비에 실수가 있었다. 우리 선수들이 상대의 속도에 대처하는 능력이 부족했다. 세컨볼에 대한 아쉬움이 있다"라며 "골키퍼는 가장 고민스러운 부분이다. 강가애의 실점 장면을 보면 아쉬움은 있다. 빌드업에서 불안감은 있었다. 강가애를 기용한 이유는 감독으로서 선수의 성장 발판을 마련해주자는 생각이 있었다. 오랜만에 경기에 나오다 보니 아쉬운 점도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윤덕여 감독은 두 차례 평가전을 통해 "우리로서는 정말 적절한 시기에 북유럽 선수들과 경기를 치렀다. 올바른 선택이었다. 이번 경기를 통해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 월드컵을 준비하는 방향을 읽을 수 있었고 답을 찾을 수 있었다"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윤 감독은 "이번 평가전에서 나온 여러가지 문제점에 대해 내일부터라도 영상을 통해 재점검하면서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번 2연전에서 우리 여자축구를 사랑해주시는 많은 팬들의 응원이 결코 헛되지 않게, 저를 비롯한 우리 선수들의 책임감을 느낄 수 있는 경기였다"라며 성과를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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