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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춘천=홍인택 기자] "제가 좀 작죠."

경주한수원에서 활약 중인 박세라의 별명은 '꽃사슴'이다. 하지만 사슴처럼 뛰지 않는다. 그녀 자신도 본인이 작다는 걸 알기에 한 발 더 뛰는 모습을 보여주는 선수다.

박세라는 지난 6일과 오늘(9일) 아이슬란드를 상대로 모두 선발로 출전했다. 오른쪽 풀백으로서 활발한 오버래핑을 보여주며 공격 가담에도 힘썼고 중앙 수비 뒷공간을 커버하며 수비에서도 좋은 모습으로 활약했다.

특히 이날은 경주한수원에서 함께 뛰는 정영아와 함께 호흡을 맞추면서 뛰었다. 정영아는 중앙 수비수로, 박세라는 바로 오른쪽 측면에서 팀의 빌드업을 돕는 모습이었다.

한편으로는 박세라의 작은 체구가 안타까워 보이기도 했다. 상대 선수, 특히 공격수들은 한국 대표팀 선수들과 비교했을 때 엄청난 체구와 속도로 한국 수비를 위협했다. 혼느도티르의 선제골도 박세라가 있는 오른쪽 측면에서 나왔다.

그런 박세라가 할 수 있는 건 '가투소'처럼 뛰는 것이었다. 별명은 '꽃사슴'인데 뛰는 모습이 황소 같았다. 작은 체구로 인해 폭발력은 부족해 보였지만 빠른 발을 이용해 최전방과 최후방을 넘나들며 자신의 장점을 모두 발휘하는 모습이었다.

경기를 마친 박세라는 "체격적으로 부족해서 많이 힘들었다"라면서 "저는 개인적으로 많이 아쉽다. 수비에서 실수도 있었다"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밖에서 지켜본 박세라의 활약을 전하니 "제가 좀 작죠"라며 공감하는 모습이었다.

박세라는 162cm의 아담한 선수다. 그런 선수가 상대 공격수와 수비수를 상대로 두려움 없이 뛰었다. 몸을 아끼지 않으며 뛰는 모습에 이번 월드컵 무대에서의 활약도 충분히 기대감을 전달했다.

다만 이번 대표팀 소집이 월드컵까지 이어지리라는 보장은 없다. 좋은 활약을 펼쳤던 박세라도 월드컵 진출을 장담할 수는 없다. 그러면서도 박세라는 "일단 뽑아주셨으니 그 안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잘해야 한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꽃사슴' 박세라는 한국의 '황소'처럼 뛰었다. 체격적으로 유럽 선수들에게 밀릴 수는 있을지 모르나 경기장에서의 의지는 결코 뒤지지 않는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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